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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코스피 3000 사수 여부, '외인'에 달렸다

지난 6개월 외국인은 중립적…미국 금리 상승 기류에 외인 이탈 가능성 주목해야

2021.01.20(Wed) 09:49:58

[비즈한국]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사수할지 관심이 쏠린다. 코스피 지수의 방향성을 두고 기관, 외국인투자자, 개인투자자(동학개미)가 힘겨루기를 벌이는 모습이다. 다만 구도가 당초 알려진 ‘기관·외국인 vs 동학개미’가 아니다. 기관과 동학개미가 지수 방향성을 두고 영토 싸움 중인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가 관망세를 보였다. 향후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방향성에 따라 코스피 지수의 흐름이 갈릴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사수할지 관심이 썰린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사진=박정훈 기자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61%(78.73포인트) 오른 3092.66으로 마감했다. 전날 3013.93(종가)으로 3000선 붕괴 위험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3000선을 두고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코스피 시장은 지난 1년간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수년째 2000선을 오르내리던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3월 1400대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이내 반전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세력이 등장했다. 이른바 소액주주, 개미로 불리던 투자자였다. 이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던지는 물량을 고스란히 매집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들 덕분에 2000선을 회복하는 데 3개월 남짓이 걸렸고 이후 2500, 3000, 3100, 3200선을 차례로 넘어서며 코스피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 사이 동학개미는 기관과 매매 대결을 벌였다. 기관은 지난 6개월(2020년 7월 20일~2021년 1월 18일) 동안 38조 4351억 원을 시장에서 순매도 했다. 동학개미는 이 기간 36조 원을 웃도는 물량을 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오히려 시장에서 2조 3987억 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고점에서 지수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1월 7일에서 1월 18일까지 2359 억 원을 순매수 했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외국인투자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매매할 뿐 매도나 매수에 쏠리지 않고 중립을 지킨 셈이다. 이 때문에 향후 외국인 투자자의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의 투자 향방에 따라 코스피 지수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곳이 미국 시장이다. 일부 국내 전문가는 미국향 불확실성을 우려한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국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조 9000억 달러(2099조 원)의 추가 부양책​을 내놓은 상황인데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7거래일간 0.22%포인트 상승한 1.15%를 기록했다. 금리는 향후에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 압력이 커질수록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목표치를 1.30%에서 0.2%포인트 올린 1.50%로 상향조정했다. 

 

우리 정부도 미국 국채 금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를 돌파한 것을 두고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조정세를 보이면서 주요 통화들의 달러 대비 환율이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 전후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두 측면에서 모두 시장의 의구심이 나타나며 ‘N 자형’ 상승의 첫 번째 상승이 마무리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만약 미국 장기채권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할 경우에는 첫 번째 고점이 일찍 올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최근 급격히 상승하며 1%대를 돌파했다. 이는 우리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국내 원·달러 환율 흐름도 이 같은 변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추이를 보면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3월 19일 1280원을 기록한 환율은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금 등으로 달러가 유입되면서 1월 4일 기준 1082.5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다시 환율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19일 현재 1100원대를 회복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여파에 따라 달러화가 빠져나가는 징조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향후 글로벌 경기의 부양을 위해 유동성 확대가 이어져 인플레이션 상황에 놓일 경우 미국 국채로 자금이 쏠림 현상이 나옴에 따라 달러 강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의 흐름이 이같이 전개될 경우 코스피 지수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 소장은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 기조로 돌아서면 이머징 마켓에 있던 자금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한국에 있던 외국인의 투자금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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