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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세탁, 중고차...코로나 시대 '비대면' 서비스 어디까지 갈까

정기구독 등으로 활로 모색, 올해는 정부 지원까지…전문가들 "신뢰성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

2021.01.07(Thu) 16:22:04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서비스가 기존 대면 서비스의 임시방편을 넘어 기업들의 필수 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대면 서비스가 주력이던 업종에서 아예 비대면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어 주목된다.

 

꾸까는 비대면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014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꾸준히 성장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관심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꾸까 홈페이지

 

코로나19 확산 초기 가장 치명타를 입었던 업종 중 하나로 ‘화훼 산업’이 꼽힌다(관련기사 코로나19, 대기업에 독감이라면 스타트업엔 '폐렴'). 그러나 약 1년이 흐른 지금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보다는 전화나 온라인을 통해 꽃 구매하는 일이 익숙해진 덕분이다. 이 때문에 화훼 업체들은 꽃 배달을 선택이 아닌 주력 사업으로 여긴다.

 

그 중에서도 ‘꽃 정기구독 서비스’는 화훼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매김 중이다. 정기 결제로 신선한 품질의 꽃을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이 서비스를 시작한 ‘꾸까’를 비롯해 꽃사가, 데일로즈, 어니스트 플라워, 두시 등이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꾸까의 구독 회원은 약 25만 명에 달하며 2020년 5월 한 달 동안에만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런드리고는 오프라인 중심의 세탁 서비스를 비대면화 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런드리고 홈페이지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세탁 서비스’에도 비대면 바람이 불고 있다. 런드리고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세탁을 신청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오후 11시 이전까지 빨래 수거함(런드렛)에 세탁물을 넣고 문 앞에 내놓으면 배송팀이 새벽에 수거함을 가져간다. 빨래 수거함은 서비스 신청 후 무료로 제공되며 이 수거함에는 잠금장치가 마련돼 있다. 세탁물은 익일 저녁에 다시 이용자의 문 앞으로 배송된다.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제공자를 만날 일은 없다. 

 

런드리고는 2019년부터 사업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에 더욱 반응이 뜨거웠다. 2019년 대비 드라이클리닝 주문이 250% 증가하며 누적 150만 장을 돌파했고, 매출도 전년보다 450% 증가했다. 런드리고는 현재 서울, 일산, 분당, 판교, 위례,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형적인 레몬마켓으로 꼽히는 중고차 시장에도 비대면 서비스가 등장해 소비자들에게 높은 신뢰도를 형성 중이다. 사진=케이카 홈페이지


중고차 시장 역시 지난해 비대면 서비스가 새로운 구매 방식으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정보의 비대칭, 허위 매물 등 폐단이 산적한 이 시장을 비대면 서비스가 어느 정도 해결할 것으로 내다본다. 중고차 직영​판매 기업 케이카가 ‘중고차 온라인 구매’를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0% 이상이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판매사의 ‘브랜드를 믿을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32.6%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비대면 중고차 구매 비중은 늘고 있다. 케이카가 자사의 비대면 중고차 구매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 이용 분석 결과, 2020년 전체 구매 중 35%(12월 3주 차 누적 기준)가 비대면 구매로 드러났다. 매장 방문이 어려운 평일에는 온라인 구매 비중이 50%를 넘기도 했다.

 

비대면 서비스는 올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K-비대면 글로벌 혁신벤처 100 프로젝트’를 통해 2025년까지 비대면 창업기업 1000개를 선정해 사업화를 지원하고 성장자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의료·교육·문화관광·도시주택·물류유통·농식품·해양수산 분야로, 선정된 기업에는 최대 1억 원의 초기자금을 제공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3~5년 뒤에나 가능한 서비스들이 실행됐다. 비대면 서비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소비자들은 비대면이 습관이 됐다. 대면 서비스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기업들이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해야 한다. 다만 비대면 서비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신뢰성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빅데이터를 통해 신뢰도가 떨어질 요소들을 빠르게 파악해 제거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는 그동안 온라인으로 유통되지 않았던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도 활성화했다. 올해는 그 품목이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더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기업마다 비대면 서비스 도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지만, 향후 비대면 서비스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업종마다 협의체가 구성됐으면 한다. 소비자가 더 많은 공급자를 손쉽게 비교·평가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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