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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김포·부산·대구, 신규 조정대상지역 정밀분석

기계적 실수요·투자수요 구분 의미 없어…주택시장 안정이란 본질적 목적 맞는지 검토해야

2020.11.30(Mon) 12:15:47

[비즈한국] 국토교통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근 가격 불안이 지속되는 경기도 김포시(통진읍, 월곶면, 하성면, 대곶면은 제외),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 연제구, 남구, 대구광역시 수성구를 11월 20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11월 20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김포시의 한 아파트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세제 강화, 즉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 종부세 추가과세 등이 적용된다. 금융규제 강화도 추가된다. LTV 9억 원 이하 50%, 초과 30% 적용하고, 주택 구입 시 실거주 목적 제외 주택담보대출은 원칙적 금지되며, 청약규제 강화 등이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이유로 보면 수도권 집값은 6·17대책에 따른 규제지역 지정 후 상승폭 둔화가 지속되었으나, 10월 중순 이후 비규제지역과 교통 호재 있는 일부 지역의 상승에 따라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포시는 서부권급행철도(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검토 중)에 대한 지역의 기대감이 있으며, 최근 외지인 투자 비중 증가에 따라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등 과열이 심화되고 있었다고 지정 이유를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김포 아파트 매매 중 외지인 매수비중이 2019년 11∼12월에는 25.4%였다가 2020년 6∼9월에는 42.8%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만 팩트체크를 해보자. 어쨌든 58.2%는 김포시 지자체 내부 수요였다는 것이다. 그럼 내부 수요층은 실수요이고, 외지인 매수는 투자수요라고 판단하면 되는 것인가? 아니다. 그렇게 분석하면 엉뚱한 해석을 낳는다. 김포시 거주민들이 김포시를 사면 실수요이고, 김포시 외지인이 사면 투자 수요라는 것은 오히려 그 반대일 가능성이 예상외로 높다는 것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김포시 주거 소유자가 김포시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는다. 투자 목적이든 이사 목적이든 말이다. 이사 목적으로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2020년은 김포시 입주 물량이 사상 최대로 많았다. 김포시의 아파트 재고량이 14만 세대 정도인데, 2020년에만 무려 1만 6888세대가 입주했다. 그런데 입주를 준비하는 시점에 김포시 가격이 폭등한다. 서울 매물 부족으로 김포로 대규모 수요가 유입된 것이다.

 

신규 아파트로 이사하려던 김포시민 중에는 이사 대신 이전 집에 거주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고 신규 아파트는 전세를 주게 된다. 신규 입주 아파트 전세가가 이미 분양가 수준이 되었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 필요도 없다. 이 경우 투자수요인가, 실수요인가?

 

반대 사례도 있다. 서울에서 전세 살던 세대가 서울 전세를 구할 수 없자 서울까지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을 검색한다. 직장은 강서구 마곡지구다. 검색해볼 지자체가 고양시, 부천시, 김포시, 광명시, 인천 서구, 계양구, 부평구가 있다. 김포시만 빼고 모두 규제지역이다. 규제지역이 되면 일단 대출이 준다. 최대한 대출이 많이 나오는 비규제지역인 김포시를 선택한다. 게다가 김포시에는 사상 최대 입주 물량, 즉 새 아파트가 다른 지역 대비 낮은 가격에 나와 있다. 그렇게 서울 전세에서 김포시 자가로 터닝하게 된다. 국토교통부에서 추적하는 통계에는 외지인 매수로 되어 있다. 단기간 김포시를 구입했다고 하는 외지인 42.8%에 안에 이런 세대가 꽤 많을 것 같다. 이 경우는 실수요인가 투자 수요인가?

 


지방의 사례를 보자. 지방은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일부 구 중심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도 지역에서는 최근 창원과 천안지역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국토교통부는 발표했다.

 

부산광역시는 2019년 11월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였으나, 2020년 7월부터 상승폭 확대 중이며, 최근 외지인 매수세가 증가해 과열 심화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운대구는 거래량이 전년 동월 대비 3배 이상이며, 최근 외지인‧법인 등 특이주체 매수 비중도 증가하는 가운데, 인접한 수영구, 동래구, 연제구, 남구도 과열이 심화 중이며, 또한 도시첨단산업단지 계획이나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로 인한 향후 시장 불안요인이 존재하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대구광역시는 수성구 중심으로 학군 및 투자수요가 증가하여 2020년 8월부터 상승폭이 확대되었다고 분석했다. 수성구는 2017년 9월부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었으나, 비조정대상지역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세제 규제가 적용되지 않으며, 최근 다주택자 및 외지인의 매수 비중이 증가해 가격급등을 보이며 과열이 심화되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울산광역시, 천안시, 창원시 등 일부 지역은 재개발‧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최근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해까지 이어진 해당 지역의 가격 하락세를 고려해, 이번에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으나, 면밀히 모니터링 해 과열 우려가 심화되는 경우 즉시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규제지역 중 일부 지역에 대해 상세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하면서 안정세가 확연히 나타나는 세부 지역에 대해 필요 시 규제지역 일부 해제를 검토할 계획도 있다고 발표했다. 시세가 거의 오르지 않거나 조정되고 있는 경기도 양주시와 충청북도 청주시 등으로 예상된다.

 

2020년이 딱 한 달 남았다. 2020년은 부동산 시장에서도 여러 측면에서 다이내믹한 한해였다. 오늘 칼럼에서 서울의 특정지역을 언급했는지 기억나는가? 없다. 서울의 매매시장은 생각보다 안정되어 있다. 서울 등 전국 주요 수요 밀집지역의 전세시장만 현재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전세 부족이 주변 지역 매매시장을 자극하는 것이다.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는 목적이 무엇일까? 주택시장 안정이 본질적 목적이 아니었나? 그 목적대로 전국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규제가 심해도 오르는 지역이 있다. 규제가 없는데도 내리는 지역이 있다. 모든 것은 실수요 때문이다. 실수요층의 희망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정책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만들 뿐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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