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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호 닻 올린 은행연합회, 키코·옵티머스·라임·DLF 방관 태세 전환할까?

금융당국과 공조 강화 기대 속 부산저축은행·사모펀드 사태 등과 관련한 우려 시각도 여전

2020.11.24(Tue) 17:23:18

[비즈한국]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금융 관료 출신인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추대됐다. 

 

김 회장은 11월 23일 은행연합회 회장 추천위원회에 참석한 은행장들로부터 단독 추대를 받아 오는 27일 은행연합회 사원 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이제 관심은 김 회장의 취임으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게이트, 키코(KIKO) 배상 문제 등 은행권 현안과 관련해 복지부동 자세를 유지해 온 은행연합회의 태세전환이 이뤄질지 여부다. 

 

김광수 신임은행연합회장. 사진=NH농협금융지주


DLF,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은행권은 상품 위험성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수조원 대의 천문학적인 피해를 양산하는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은행경영 관련 제도개선 사항 발굴 및 정책 건의 역할의 구심점인 은행엽합회는 그간 이러한 사태들에 대한 공동 대응과 개선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개별 은행과 개별 피해자들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 은행권 전체에 공통으로 해당하는 사안은 아닌 것으로 연합회는 판단하고 있다”며 “김광수 회장 취임 이후 연합회의 입장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현재 기조는 그렇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많을 기업을 도산으로 내몬 키코 피해에 대한 은행권의 자율배상과 관련해 당시 금융당국에 몸담던 김 회장이 어떤 자세를 취할지 관심을 모은다. 

 

키코 사태의 해결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산업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6개 시중은행들에게 키코 피해업체들에 대한 배상을 권고했다. 

 

금감원은 지난 10월 말까지 10개 은행으로 구성된 은행협의체에 피해기업 배상 계획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단 한 곳도 응하지 않고 있어 체면을 구기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키코 피해업체들에 대한 배상에 불복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까지 수용을 거부하는 형국이다. 

 

지난 10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키코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선 개별 건마다 판단을 해야지 일반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금감원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고 법무법인의 법률 의견을 검토해 심사숙고한 결과 불완전 판매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복수의 법무법인에 법률 자문을 구한 결과 키코와 관련해 당행 차원에서 조직적인 불완전 판매는 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주장했다. 

 

은행연합회는 이에 대해 관조하는 입장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키코 사태와 관련해선 10개 은행으로 구성된 은행협의체 구성을 통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연합회로선 어떠한 입장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피해자연대는 “금감원의 키코 배상권고에 따른 은행협의체를 즉시 가동시키고, 산업은행과 시중은행들의 배상권고에 대한 거부를 즉각 시정해야 한다”며 “김광수 회장은 특히 키코 사태에서 불완전 판매. 사기 판매를 한 은행권에 대한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당시 금융 관료로서 잘 아는 인물이다. 결국 10여년 후 라임과 옵티머스에서도 불완전 판매, 사기 판매 등의 행태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융피해자연대는 키코공동대책위원회,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피해자연합, IDS홀딩스피해자연합, MBI 피해자연합 등으로 구성된 연대다. 

 

금융피해자연대가 서울 중구 을지로 은행연합회 앞에 키코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설치했다. 사진=금융피해자연대


김광수 회장이 금융 관료 출신이나 은행연합회장 취임 후 공명정대하게 이러한 과제들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 회장은 전남 보성군 출신으로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에 입사해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3년 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재정경제부를 시작으로 오랜 기간 공직에 몸을 담았다. 2006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과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위원회(금융위)가 신설된 후 초대 금융서비스국장을 역임했다. 

 

승승장구하던 김 회장은 2011년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재임하던 중 같은 해 6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4000만 원 규모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다음해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다만 그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2013년 10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재판부는 무죄 확정 이유로 돈을 건넨 사람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하지만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맞물려 김 회장의 경력은 또 다시 흠집이 생겼다. 무죄를 확정 받은 직후 그는 금융위에 복귀했지만 보직을 얻지 못했고 같은 해 말 기업은행장으로 물망에 올랐으나 내부 출신 권선주 행장에게 고배를 마신 후 결국 대형 법무법인 율촌에서 한동안 고문으로 생활해야 했다. 

 

절치부심하던 김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2018년 4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이후 올해 1년 연임을 확정 받았다. 내년 4월까지 임기 만료를 5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은행연합회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김광수 회장은 현재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자주 언급이 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이기 때문에 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금융피해자연대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는 김 회장 자신의 문제이자 은행권 전체의 최대 현안이다. 관료 출신의 김 회장에 대해 거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이유다”라고 지적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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