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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출신 변호사에 5억 전달" 옵티머스 로비 수사, 법조계로 확대

브로커 구속 후 검찰 수사관 출신 브로커 수사…검찰 상대 로비 의혹에 법조계 뒤숭숭

2020.11.23(Mon) 16:35:13

[비즈한국]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핵심 로비스트가 구속되는 등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법조계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에게 5억 원을 건네고 로비를 시도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검찰은 관련된 인물들을 소환해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아직까지 ‘5억이 실제 전달돼 검찰 로비에 활용됐다’는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검찰 출신 변호사들은 “정상적인 변론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실제 로비가 있었다면 문제가 커지지 않겠냐”고 우려하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로비 의혹 수사가 법조계로 확대되고 있다. 핵심 로비스트로 알려진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 아무개 씨가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신 씨는 구속됐다. 사진=연합뉴스

 

#로비 의혹 수사, 법조계로 확대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를 위해 움직인 로비스트들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 18일 검찰은 엔터테인먼트 업계 출신 브로커 신 아무개 씨를 변호사법 위반, 배임증재, 상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 신 씨는 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인물.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사무실과 롤스로이스 차량을 제공받았는데, 검찰은 신 씨가 옵티머스 사건 무마를 위해 정·관계 로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법조계 로비로도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신 씨는 평소 주변인들에게 청와대 관계자나 현직 여당 국회의원은 물론 현직 부장판사 등과의 친분을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가 옵티머스 관련 사건 해결사 노릇을 하며 식사나 선물 등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팀은 신 씨와 별개로 검찰 수사관 출신 브로커 A 씨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A 씨는 옵티머스가 돈세탁 및 로비 창구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해덕파워웨이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검찰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5억 원을 검찰 로비 명목으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덕파워웨이에서 5억 원가량의 돈이 사라진 것으로 의심되는 시점은 2018년 하반기. 같은 해 8월 해덕파워웨이 인수 과정을 놓고 투자자들끼리 서로를 사기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는데 A 씨는 사건 해결을 위해 전직 검사장 출신 변호사에게 5억 원을 건네주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 관계는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정관계를 넘어 검찰 로비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검찰 안팎은 뒤숭숭하다.  사진=임준선 기자

 

실제 로비로까지 연결됐는지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은 A 씨 등을 소환해 5억 원의 출처와 사용처 등을 추궁했다. 5억 원이라는 거금이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 등에게 전달된 정황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를 했다는 ‘말’만 있었고 실제 로비는 없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검찰은 법조계 로비 여부도 확실하게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어디까지가 변론이고 어디서부터 로비냐 

 

사실 관계는 아직 오리무중이지만, 정관계를 넘어 대(對) 검찰 로비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검찰 안팎은 뒤숭숭하다. 검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는 “브로커를 낀 사건을 수임하는 게 불법이지만 브로커가 사건을 가져오는 경우가 변호사 시장에서는 여전히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5억 원이라는 돈과 A 씨의 존재를 브로커로 보면 사건 수임을 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검찰에서 돈을 받고 사건을 무마해줄 검사가 누가 있냐. 5억 원이라는 비용을 들여 변호사를 구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검찰 관계자 역시 “매년 재산 신고를 해야 하는데 어느 검사가 수천만 원, 수억 원을 받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전관 변호사 시장에 대한 비판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 출신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는 “5억 원이라는 거액을 줄 때 검사장 출신 등 전관 변호사에게 기대하는 것은 결국 ‘사건 무마’를 위해 전화를 하는 게 전부인 경우가 대다수인데, 사건을 담당한 간부급 검사들에게 전화 한두 번 하는 데에 5억 원을 준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말도 안 되지 않나. 그런데 실제로 변호사 업계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로비’라는 얘기가 더 그럴싸하게 들리는 것 같다”며 “검사나 검사장 출신 변호사 일부가 영업하면서 ‘다 해결해줄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있다. 고객 입장의 옵티머스 일당들에게는 그런 발언이 보험처럼 들렸을 수 있고, 5억 원을 이를 위한 로비라고 말하는 것도 이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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