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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의 밀덕] 필리핀 경전차 사업 탈락한 한화디펜스, 과연 무엇이 부족했을까

경전차 전문 아닌 이스라엘 기업이 최종 선정…통신 및 지휘체계 장비가 당락 갈랐다

2020.10.30(Fri) 16:09:18

[비즈한국] 필리핀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체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다. FA-50 경공격기와 첨단 호위함 그리고 각종 총기와 군용트럭 및 상륙돌격장갑차에 이르기까지, 필리핀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다양한 메이드인 코리아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필리핀 육군의 경전차 사업에서 한화디펜스가 만든 K21-105 경전차가 후보에 오르고도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필리핀 육군 경전차 사업 후보에 올랐던 한화디펜스의 K21-105 경전차 사진=한화디펜스 제공

 

경전차는 전차의 한 종류로 말 그대로 가볍고 빠른 전차이다. 우리 육군은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정글과 습지로 인해 무거운 MBT(Main-Battle Tank) 즉 주력전차를 운용하기 어려운 동남아 국가들은 경전차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군은 지난 2017년 IS(Islamic State) 즉, 이슬람 국가를 추종하는 수백여 명의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와 지나긴 전투를 벌였다. 테러리스트들과의 전투를 치르면서 작고 민첩하지만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경전차가 필요하게 되었고 획득 사업을 신속히 진행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의 대표 방위산업체 중 하나인 엘빗 시스템즈가 필리핀 육군의 경전차 사업을 가져갔다.

 

엘빗 시스템즈가 제안한 사브라 경전차는 궤도형과 바퀴를 가진 차륜형으로 나뉜다. 사진=엘빗 시스템즈 제공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각) 엘빗 시스템즈는 1억 9600만 달러(한화 약 2200억 원) 규모의 필리핀 육군의 경전차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엘빗 시스템즈가 제안한 사브라(Sabrah) 경전차는 궤도형과 바퀴를 가진 차륜형으로 나뉜다. 경전차의 포탑은 엘빗 시스템즈가 만들고, 차체는 GDELS(General Dynamics European Land Systems)사가 만든 아스코드2 궤도형 장갑차와 판두르 II 8X8 차륜형 장갑차를 사용한다. 엘빗 시스템즈는 궤도형과 차륜형 사브라 경전차 18대와 각종 지휘차량을 납품할 예정이다. 사실 엘빗 시스템즈는 전통적으로 전차나 장갑차와 같은 지상 기동장비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엘빗 시스템즈가 두각을 나타내는 사업 분야는 방산전자 즉 통신과 지휘체계 그리고 감시 장비와 무인기이다.

 

필리핀 육군은 지난 9월 엘빗 시스템즈가 만든 E-Lynx라는 SDR 무전기를 구입하기로 결정했으며, 포병 및 기계화 부대의 핵심 통신장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사진=엘빗 시스템즈 제공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회사가 어떻게 필리핀 육군 경전차 사업을 수주하게 된 것일까. 방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필리핀 육군 경전차 사업에서 결정적 변수는 통신 및 지휘 장비였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필리핀 육군은 지난 9월 엘빗 시스템즈가 만든 ‘E-Lynx’라는 SDR(Software Defined Radio) 무전기를 구입하기로 결정했으며, 포병 및 기계화 부대의 핵심 통신장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2018년에는 역시 엘빗 시스템즈가 만든 Combat-NG라는 사격지휘 및 전장관리체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전쟁은 네트워크 중심전이라고 불릴 만큼 각종 무기체계가 통신 및 지휘체계와 통합 및 연동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엘빗 시스템즈가 필리핀 육군의 경전차 사업을 가져간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국산 K9 자주포와 K2 전차가 세계 각국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가장 취약한 부분이 통신 및 지휘체계 분야이다. 따라서 향후 국산무기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통할 경쟁력 있는 통신 및 지휘체계 장비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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