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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 게임 잠재력이 '메타버스'로 폭발하다

게임 속에서 실제 사회・경제활동…소셜 전통 강자 페이스북도 반격 준비

2020.10.26(Mon) 16:12:22

[비즈한국] 막대한 잠재력과 성과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유독 구박받던 게임이, 그러거나 말거나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전 세계 문화와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틈타 글로벌 인기 게임들을 통해 ‘메타버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게임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 사회생활뿐 아니라 상업 활동까지 할 수 있는 가상의 문화 공간을 말한다.

 

가령 ‘포트나이트’ 게임 안에서 가수가 콘서트를 하고 영화가 상영된다. 얼마 전에는 BTS가 신작 뮤직비디오를 포트나이트 내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동물의 숲)’,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은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친구들과 생일파티 같은 모임이나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지난 4월에는 로블록스 내에서 열린 콘서트에 레이디 가가도 참여한 바 있다.

 

심지어 선거 운동에도 게임 기반 메타버스가 활용되고 있다. 최근 미국 대선 후보 조 바이든은 동물의 숲 내에 ‘바이든 섬’을 개장해 선거 캠프를 마련, 가상의 사무실 등을 방문할 수 있게 하며 게이머 유권자들의 마음 얻기에 나섰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바이든 섬’을 만들고 선거 캠프를 차린 조 바이든. 사진=조 바이든 선거캠프 제공

 

#문화 플랫폼뿐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입증

 

이용자들은 이러한 게임 안에서 가상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상업 활동도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메타버스 기반 경제 규모도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패션 산업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사회생활을 하는 공간이므로 자연스레 아바타의 외모를 꾸미려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와 마크 제이콥스는 자사가 디자인한 의상들을 동물의 숲에 제공해 유저들이 아바타를 예쁘게 입힐 수 있도록 했다. 포트나이트는 나이키와 제휴해 왔으며, 지난 4월 트래비스 스캇의 포트나이트 인게임(in-game) 콘서트에서 스캇의 아바타는 나이키 신발을 신었다.

 

게임 기반 메타버스를 활용한 경제활동은 실제로 비즈니스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4월 트래비스 스캇의 포트나이트 인게임 콘서트때 스캇의 음원들의 스트리밍 이용률은 25%에서 많게는 50%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아바타가 신었던 나이키 신발은 123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진 동시 접속자들에게 노출되었다.

 

다양한 규모의 사업자들도 게임을 하면서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동물의 숲 유저인 식당 체인 사업자와 게임 내에서 무(동물의 숲 주요 아이템)를 거래하면, 그의 실제 식당에서 할인을 받기도 한다.

 

미국 가수 트래비스 스캇은 포트나이트 게임 내에서 콘서트를 열었고, 그의 아바타가 신은 나이키 신발은 1200만 명 이상의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사진=에픽게임즈 제공

 

#화상 회의 넘어 3D 전시회 통째로, 비즈니스 환경 판 바꾼다

 

수 일이 소요되는 대규모 오프라인 전시회가 아예 통째로 게임 안에 옮겨진 사례도 있었다. ‘엑솔라’라는 업체는 코로나19가 발병한 올해부터 주목할 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22일부터 5일간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성남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인디게임 전시회 ‘2020 인디크래프트’는 엑솔라의 게임 플랫폼 ‘유어월드(Your World)’ 상에서 열렸다.

 

단순히 온라인 컨퍼런스를 열고 신제품을 소개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가상 전시회 안에서 내 아바타가 부스들을 돌아다니며 전시 작품들을 구경하고, 아바타가 되어 실시간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오다가다 또는 미팅 약속을 잡고 만나고, 신작 시연도 부스에서 해볼 수 있는 실제 전시회와 흡사한 경험을 제공했다.

 

이어 엑솔라는 최근 3D 아바타를 활용한 3D 환경 기반 가상 이벤트 플랫폼 ‘언컨벤셔널(Unconventional)’을 선보였다. 그 첫무대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과 함께 장식할 예정이다. 에픽게임즈는 언컨벤셔널을 활용해 이달 하순부터 12월까지 약 두 달간 게임쇼 ‘게임 카니발 호스티드 바이 언리얼 엔진(Game Carnival Hosted by Unreal Ebgine)’을 개최한다. 이 곳에서 다양한 게임들이 소개되고 업체간 비즈니스 활동들도 진행될 예정이다. 

 

스스로를 ‘게임 비즈니스 엔진’ 회사라고 소개하는 엑솔라는 원래 결제 시스템으로 게임 산업 내 입지를 다져왔으며, 이들이 50% 이상 투자한 3D 시뮬레이션 게임 플랫폼 ‘유어월드’를 통해 비즈니스 행사와 네트워킹 분야의 새로운 판도를 제시하는 선구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엑솔라의 언컨벤셔널은 우선 게임 분야에서 시작하지만 성공 사례를 쌓아가다 보면 전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인디크래프트 사례에서는 엑솔라의 플랫폼이 너무 사양이 높고 무거워 불편함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술 최적화 등의 해결 과제들은 남아있는 상태다. 

 

엑솔라는 전시회 등의 대규모 행사를 3D 환경의 몰입형 가상 공간에서 할 수 가상 이벤트 플랫폼 ‘언컨벤셔널’을 선보였다. 사진=엑솔라 제공

 

#선두 탈환 게임 VS 기존 소셜 강자, 승자는?

 

이처럼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게임 기반 메타버스는 간단히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의 확장으로도 볼 수 있다. 초창기 텍스트 중심이던 소셜 서비스들이 점차 미디어를 대체하는가 하면 거대한 광고 및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게임 기반 메타버스는 이 모든 경험들을 훨씬 풍부한 흥미 요소들 및 기능들과 함께 훨씬 더 몰입도 높은 3D 환경으로 제공하는 소셜 서비스다.

 

이를 의식한 듯, 소셜 서비스 대표 주자인 페이스북의 최근 행보를 보면 VR 기반 메타버스에 야심을 품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 많다. 얼마 전 페이스북은 아바타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 그 첫날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온통 페친들의 아바타로 도배가 된 적이 있다.

 

메타버스의 소셜 활동은 일단 아바타 생성부터 시작한다. 게임을 필두로 한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기존 소셜 미디어를 대체해버릴지도 모르는 힘을 보여주고 있는데, 기존 강자인 페이스북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최근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만드는 가상 현실 서비스인 ‘페이스북 호라이즌(Facebook Horizon)’ 베타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이는 메타버스로의 스텝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페이스북 호라이즌’ 이미지. 페이스북의 메타버스로의 야심이 드러나고 있다. 출처=페이스북 제공

 

나아가 이러한 소셜 기능에 몰입형 비즈니즈 활동 기능이 더해지고 있는 게 메타버스의 최근 동향이다. 엑솔라는 언컨벤셔널을 선보이면서 화상 회의 시스템 ‘줌’에 대해 느끼는 피로감에 대해 강조한다. 줌은 비대면 회의를 급증시킨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각광받고 있는 대표적인 화상 회의 솔루션이지만, 단순한 화상 회의 환경은 동료들과의 상호 작용에 한계가 있고 실제 환경의 극히 일부분만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팅뿐 아니라 파티, 행사 등을 비대면으로 구현하는데 있어서 충분한 몰입도를 제공할 수 없다.

 

#몰입도 높이기 위한 VR・AR 도입…미래에는 홀로그램도 나올까

 

그래서 훨씬 몰입적인 게임 기반 3D 환경 메타버스가 각광받고 있지만, 사실 몰입도라는 것이 실제 환경을 넘을 수는 없기 마련이다. 그래서 시간이 더 지나면 아무리 쾌적한 3D 환경이라도 사각의 스크린 안에서는 한계가 분명 올 것이다. 이런 식으로 메타버스는 자연스럽게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로 (종국엔 홀로그램 회의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앞서 언급한 페이스북은 VR 기기 오큘러스의 주인이며 VR과 AR 부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전 세계 30억 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한 소셜 미디어, PC나 모바일 화면 속 3D 세상보다 진화된 가상 세계인 VR, AR 역량, 그리고 최근엔 아바타 제작 서비스까지, 필요한 생태계를 탄탄히 갖춘 페이스북이 앞으로 선보일 메타버스도 기대할 만하다.

 

물론 게임 진영도 VR 부문 투자를 절대 손 놓고 있지 않다. 가령 동물의 숲으로 메타버스 잠재력을 매우 보여준 닌텐도는 최근 슈퍼마리오 탄생 35주년 기념작으로 신작 ‘마리오카트 라이브 홈서킷’에 AR을 접목, 실내에서 가상의 코스를 꾸미고 실감나는 레이싱을 할 수 있는 게임을 내놨다. 이런 것들이 쌓여서 훗날 어떻게 메타버스 생태계로 통합시킬지 주목된다. 

 

즉 현재 메타버스 시대의 리더 자리를 먼저 차지한 게임 진영과, 기존 소셜 미디어 강자 간 누가 승기를 잡을지 또는 어떻게 양측이 공존하며 서로 차별력 있는 메타버스 세상을 열어줄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큰 물결 메타버스에 성공적으로 탑승하고 무궁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게임의 역기능만 주목하며 천대시하는 시선부터 개선돼야 할 것 같다.​ 

강현주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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