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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에서 캠핑을, 멍우리협곡캠핑장·비둘기낭캠핑장

호젓한 분위기 매력적인 멍우리, 유네스코지질공원에 편의시설 훌륭한 비둘기낭

2020.10.13(Tue) 09:18:28

[비즈한국] 대한민국에는 두 가지 캠핑장이 있다. 네모반듯한 대규모 사이트에 전기시설부터 수영장까지 모든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초호화(?) 캠핑장. 그리고 비포장 숲길 구석구석에 자그마한 사이트가 띄엄띄엄 자리 잡고 편의시설도 조금 부족한 캠핑장. 아이와 함께 좀 더 편안한 캠핑을 원한다면 전자가 좋겠지만, 진짜 자연 속에서의 하룻밤을 경험하고 싶다면 후자가 딱이다.

 

경기도 포천의 멍우리협곡캠핑장은 다양한 편의시설보다는 호젓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차 한 대, 텐트 한 채가 들어가면 적당한 캠핑 사이트가 산자락 숲 곳곳에 숨은 듯 자리 잡았다. 키 큰 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선 사이트에 텐트를 치면 캠핑장이 아니라 이름 모를 산 속에서 나 홀로 캠핑을 하는 기분이다. 

 

경기도 포천의 멍우리협곡캠핑장은 호젓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캠핑 사이트가 산자락 숲 곳곳에 숨은 듯 자리 잡아 산 속에서 나 홀로 캠핑을 하는 기분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멍우리협곡캠핑장: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에 자리 잡아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캠핑장에 도착하면 사무실과 매점, 공동 취사장을 겸하는 자그마한 건물이 캠핑족을 맞는다. 여기서 사이트를 배정받고 이동하면 된다. 캠핑장에는 오토캠핑용 사이트와 함께 텐트 없이 숙박 가능한 방갈로도 2개가 있다. 무료 와이파이도 이용할 수 있지만 나무가 워낙 많아 가끔 안 터지는 장소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캠핑장 곳곳에 모두 30개의 사이트가 마련되어 있지만 코로나19 유행 뒤에는 3분의 2 정도만 운영 중이다. 

 

캠핑장은 이름처럼 멍우리협곡 가장자리에 위치했다. 이곳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5분만 가면 멍우리협곡의 태곳적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멍우리협곡은 웅장한 주상절리 절벽이 장관이다. 하천의 침식 작용으로 깎여나간 현무암이 길이 4km, 높이 20~30m의 U자형 협곡을 이루었다. 선캄브리아 시대에 형성된 변성암에 쥐라기의 화강암이 파고든 것을 신생대 제4기 용암으로 분출된 현무암이 덮은 모양이란다. 

 

멍우리협곡캠핑장은 멍우리협곡 가장자리에 위치했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멍우리협곡은 웅장한 주상절리 절벽이 장관이다. 멍우리협곡 전망대에서 바라본 협곡 풍경. 사진=구완회 제공

 

한반도를 대표하는 지질 명소인 멍우리협곡을 흐르는 한탄강 일대는 경기도가 지정한 ‘한탄·임진강 지질공원’이자 유네스코가 인증한 ‘세계지질공원’이기도 하다. 경기 포천시뿐 아니라 연천군과 강원 철원군까지 여의도 면적의 400배에 달하는 지역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비둘기낭캠핑장: 걸어서 10분이면 비둘기낭 폭포 구경

 

멍우리협곡캠핑장에서 차로 20분쯤 걸리는 비둘기낭캠핑장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안에 있는 캠핑장이다. 하지만 이곳은 멍우리협곡캠핑장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잘 포장된 비둘기낭길을 따라 들어가면 캠핑장 관리사무실을 겸하고 있는 ‘포천한탄강 체육관광 지원센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멍우리협곡캠핑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번듯한 건물이다. 그 앞으로 펼쳐진 약 5만 m²의 널찍한 대지에 바둑판처럼 잘 구획된 캠핑 사이트가 펼쳐진다. 

 

군데군데 들어선 공동취사장과 화장실, 온수가 잘 나오는 깔끔한 샤워실까지 편의시설도 부족함이 없다. 캠핑 사이트는 중형차를 대고 큰 텐트를 쳐도 여유 공간이 충분하다. 바닥은 파쇄석으로 이루어져 웬만한 비에도 배수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내부 도로는 대형 SUV 차량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캠핑장 중앙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널찍하다. 

 

비둘기낭캠핑장은 널찍한 대지에 편의시설도 부족함이 없다. 포천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이용 요금 또한 저렴하다. 사진=구완회 제공

 

이렇게 좋은 시설을 자랑하지만 포천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이용 요금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원래는 방갈로 시설인 돔하우스도 운영했는데, 지금은 관리 문제로 이용할 수 없단다.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는 79개의 캠핑 사이트 중 절반만 운영하다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포천 시민만 이용이 가능해졌다. 이 방침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하향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데, 1단계로 바뀐 뒤에 이전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꿀지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한다. 포천 시민이 아니라면 비둘기낭캠핑장 사이트나 전화를 통해 이용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비둘기낭캠핌장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비둘기낭폭포에 닿는다. 비둘기 둥지 모양의 폭포 일대는 주상절리와 판상절리, 하식동굴이 어우러져 ‘살아 있는 지질학 교과서’로 불린다. 또 높이 30m가 넘는 현무암 협곡 아래 거대한 동굴을 품은 모습이 아름다운 비경을 이룬다. 덕분에 천연기념물 제537호로 지정되었을 뿐 아니라 드라마 ‘추노’와 ‘선덕여왕’, 영화 ‘최종병기 활’ 등의 촬영 장소가 되었다. 

 

비둘기 둥지 모양의 비둘기낭 폭포 일대는 주상절리와 판상절리, 하식동굴이 어우러져 ‘살아 있는 지질학 교과서’로 불린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메모>


멍우리협곡캠핑장 

△위치: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소회산길 400

△문의: 010-3347-9935

△이용시간 및 요금: 체크인 13:00, 체크아웃 12:00, 캠핑 사이트 4만 원, 방갈로 9만 원

 

비둘기낭캠핑장 

△위치: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길 116

△문의: 031-540-6501

△이용시간 및 요금: 체크인 14:00, 체크아웃 11:00, 캠핑 사이트 2만 5000원(비수기 평일)~3만 5000원(비수기 주말, 성수기), 전기요금 3000원 별도

 

비둘기낭폭포

△위치: 경기도 포천시 대회산리 415-2

△문의: 031-538-2312(한탄강지질공원)

△이용시간: 24시간,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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