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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 소득·소비지출 감소, 한국은요?

전 세계 근로소득 10.7% 감소, 한국은 5.3% 줄어…재난지원금 영향으로 가계소득·가계소비는 늘어

2020.10.03(Sat) 20:34:17

[비즈한국] 국제노동기구(ILO)는 9월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노동계’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에 노동시간이 감소하고 가계 수입이 급감하는 등 코로나19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2분기 가계 소득·소비지출 통계를 살펴보면 수입 감소와 함께 소비지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변화가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소득 상위 20%인 고소득층(5분위)과 하위 20%인 저소득층(1분위)에서는 수입과 소비지출 항목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ILO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노동시간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17.3% 감소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정규직 근로자 4억 9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과 같다. 일자리가 줄면서 소득도 급감했다. 노동시간 감소로 전 세계 근로소득은 1년 전과 비교해 10.7% 줄 것으로 ILO는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5%, 약 3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중상위 소득 국가의 경우 근로소득 감소율이 11.4%인 반면 중하위 국가들의 근로소득 감소율은 15.1%에 달했다.

 

2분기 근로소득 감소에도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6월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힘내요 대한민국! 코리아 패션마켓’ 행사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우리나라도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근로소득이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우리나라 근로소득은 1년 전에 비해 5.3% 줄었다. 다른 나라보다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코로나19에 자영업 경영 악화와 임대료 체납, 주가 불안 등으로 사업소득과 재산소득 역시 각각 4.6%, 11.7% 감소했다. 소득을 구성하는 근로·사업·재산 소득이 모두 감소한 것은 가계동향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근로·사업·재산 소득이 줄줄이 줄었음에도 2분기 가계소득 전체는 2.7% 늘었다. 이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투입하면서 공적이전소득이 1년 전에 비해 127.9% 급증한 덕분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 투입은 소득 하위계층 가계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의 올 2분기 월평균 소득은 177만 7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9% 늘었고, 소비도 3.1% 늘어난 155만 4000원을 기록했다. 반면 긴급재난지원금이 가계소득에서 큰 몫을 차지하지 않는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경우 2분기 월 평균소득은 1003만 8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6% 증가에 그쳤고, 소비도 453만 3000원으로 1.4% 늘었다.

 

소비가 모두 늘었지만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패턴 격차가 심했다. 코로나19에 경조사나 종교행사가 줄자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는 이와 관련된 소비를 대폭 줄였다. 1분위 가구는 경조사비에 해당하는 가구 간 이전지출이 1년 전에 비해 27.0% 줄었고, 종교기부금을 포함하는 비영리단체로 이전은 30.2%나 감소했다.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도 관련 소비가 줄기는 했지만 감소폭이 1분위 가구만큼 크지는 않았다. 5분위 가구의 가구 간 이전지출과 비영리단체로 이전은 각각 10.0%와 1.6% 줄었다. 소득이 적은 가구일수록 경조사비나 종교기부금 지출에 대한 부담감이 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인 가계소비에서도 차이가 컸다.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는 올 2분기에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이 1년 전에 비해 4.7% 줄었다. 교통 관련 지출도 9.3%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줄면서 교통비 지출이 줄고, 소득에 타격이 오자 가정용품 구입을 줄인 것이다. 반면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경우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은 8.1% 늘었고, 교통 관련 지출은 49.7% 급증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가정용품 구입을 늘리고, 경기부양을 위한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에 자동차를 새로 산 때문이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각종 공연이나 전시회가 취소되면서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의 경우 오락·문화 관련 지출이 1년 전에 비해 35.4%나 줄어든 반면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는 관련 지출 감소가 4.7%에 그쳤다. 문화생활에 대한 접근성이 소득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강한 탓으로 분석된다.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나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교육 관련 지출이 줄었지만 소득 계층별로 차이가 컸다. 올 2분기 전체 가구의 교육 관련 지출은 1년 전에 비해 29.4%나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 경우 교육 지출 감소가 37.8%나 됐다. 이에 반해 고소득층인 5분위 가구는 교육 지출 감소가 19.2%였다. 코로나19 이후 소득별 교육 격차 확대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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