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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량 40% 증가' 서울시 제로배달유니온, 시작은 좋은데…

16일 7개사 서비스 시작 "지방정부 세금 투입 지속가능성 의문" 우려도…시장 바꿀지 관심

2020.09.29(Tue) 17:27:22

[비즈한국] 서울시 중소배달앱 지원 사업 ‘제로배달유니온’ 참여사의 배달앱 이용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전북 군산시처럼 공공 배달앱을 개발하는 대신 민간 앱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서울시가 배달앱 시장에 균열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 제로배달유니온 홍보 포스터. 자료=서울시 제공

 

각 배달앱 운영사에 따르면 9월 16일 서비스를 시작한 서울시 ‘제로배달유니온’​ 배달앱 중 다운로드 수 기준 상위 2개 업체의 주문량이 서비스 직전보다 40% 이상 늘었다. 다운로드 수 50만 건 이상인 배달앱 ‘띵똥’은 9월 넷째 주 주문량이 서비스 시작 직전인 둘째 주보다 44.2% 상승했다. 서비스 시작일이 포함된 셋째 주 주문량은 ​직전 주 대비 21%, 서비스 당일 오전 기준 앱 트래픽(접속량)은 평소보다 4배가량 뛴 것으로 전해졌다. 다운로드 수 5만 건 이상인 배달앱 ‘먹깨비’도 9월 넷째 주 주문량이 둘째 주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띵똥 운영사인 허니비즈 관계자는 “띵동은 제로배달유니온 참여 전인 5월부터 2% 수수료에 광고비, 입점비 없이 영업해오고 있다. 서울시에서 기존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점에 공감해주고,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착한 배달앱으로 띵동을 선정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주형 먹깨비 대표는 “지난 주 먹깨비 이용량이 서비스 시행 전 주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결제액 중 30~40%가 제로페이(서울사랑상품권 등)를 사용했다. 가치 소비, 착한 소비 측면에서 관심을 많이 주는 것 같다. 주문 수로는 기존 배달앱과 상대가 되지 않지만, 관심이 이어진다면 빠른 시일 내에 경쟁사로 자리잡을 거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제로배달유니온 가맹점과 소비자 혜택. 자료=서울시 제공

 

제로배달유니온은 서울시 중소 배달앱 지원 사업이다. 배달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춘 배달앱에 △가맹점 가입 △홍보마케팅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연계를 지원한다. 서울시 간편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서울사랑상품권 온라인 사용처)와 민간 중소업체 배달앱을 결합해 기존 배달앱 가맹점주가 부담하던 높은 배달 중개수수료와 광고료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1위(55.7%)인 배달의민족의 중개수수료는 월 8만 8000원(건당 5.8%) 수준이다. 국내 1~3위 배달앱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의 최대주주는 독일 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다​.

 

제로배달유니온 참여 사업자. 자료=서울특별시

 

서울시는 7월 제로배달유니온 16개 참여 사업자를 모집했다. △맘마먹자(더맘마) △멸치배달(리치빔) △부르심제로(만나플래닛) △먹깨비(먹깨비) △미식의시대(미식의시대) △미정(밴코) △서울애배달(스폰지) △이모더(씨큐프라임) △페이코오더(엔에이치엔페이코) △페이코오더(엔케이페이먼츠) △놀러와요시장(위주) △로마켓(질경이) △주피드(특별한우리동네) △배슐랭(한국결제인증) △띵동(허니비즈) △슬배생(KIS정보통신) 등이다.​​ 이 중 7개사가 지난 16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나머지 참여사는 11월 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제로배달유니온 배달앱 사용자에게는 최대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제로배달유니온 배달앱에서는 서울시 각 자치구에서 발행하는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데, 자치구별로 구매 시 판매가의 7~10%를 할인 혜택을 준다. 여기에 서울시는 오픈 기념으로 ​1개월간 상품권 결제 시 10% 추가 할인(1일 최대 2000원, 월 최대 5만 원) 혜택을 제공한다. 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제로배달유니온 배달앱에서 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했을 때 최대 4000원을 할인받는 셈이다.

 

제로배달유니온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제로배달유니온은 배달앱 시장에 공정한 경쟁자가 탄생하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 배달앱에서는 수수료 문제나 약관 문제 등에서 분쟁이 많았는데 ​제로배달을 통해 이런 분쟁이 줄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소비자 관점에서 시장 경쟁은 치열할수록 좋지만 그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경쟁구도일 때는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생긴다. 지방정부가 민간 경쟁시장에 세금을 투입하기보다는 구매자 역할을 해주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봉희 서울시 스마트배달경제팀장은 “제로배달유니온은 높은 광고료와 배달 중개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자체앱 개발도 검토했지만 장기적으로 앱 운영비와 민간 시장에 직접 개입할 때 발생하는 문제 등을 고려해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제로배달유니온 사업은 배달앱 시장이 기존 독과점 체제에서 경쟁 시장 형태로 갈 때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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