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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LG생건은 사상최대 이익, 아모레퍼시픽 어쩌나

오프라인 부진 만회하려 온라인 시장 적극 대응…가맹점 갈등 등 아직 악재 산적

2020.09.30(Wed) 10:36:10

[비즈한국] 100명대 미만으로 확진자 증가세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어두운 내수 경제 흐름의 영향에 직격탄을 맞은 기업이 있다. 국내 1위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이다. 면세점과 로드숍 등 오프라인 시장 부진이 직격탄이었다. 라이벌인 LG생활건강이 오히려 위기를 기회 삼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을 향한 어두운 그림자는 더 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황급히 온라인 판매 시장 개척에 나섰다.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등 온라인 강자들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당하고 가맹점과의 갈등으로 인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국정감사 증인 출석이 예정돼 있는 등 여전히 악재가 산적하다는 게 화장품 업계 평이다.

 

국내 1위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이 ​면세점과 로드숍 등 ​오프라인 매출 부진으로 선두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진=박정훈 기자

 

#아모레퍼시픽, 사상 최대 실적 LG생건에 위협 

 

K-뷰티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하지만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장기화 흐름에 선두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당장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다. 매출은 25% 가까이 감소한 1조 1800억 원, 영업이익은 67% 감소한 36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중 면세점과 백화점 등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매출 부진이 뼈아팠다. 상반기 전체를 봐도 엄청난 부진세였다. 올 상반기 매출 2조 4600억 원, 영업이익 1040억 원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67%나 감소한 수준이다.

 

과거 성공 요인이었던 로드숍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니스프리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줄어들면서 영업 손실 10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에뛰드는 매출 35%(296억 원), 에스쁘아는 매출 11%(109억 원)가 각각 줄어들었다.

 

물론 실적 부진에도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1위 화장품 기업 자리는 아직 지키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4조 2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2017년과 2018년 3.6조 원, 2019년 3.9조 원으로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영업 실적은 라이벌 LG생활건강의 성장과 견주어 볼 때 ‘위기’라는 평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코로나 흐름 속에서도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럭셔리 화장품 라인업이 탄탄한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덕분이었다. LG생활건강이 기록한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 68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2.1% 증가한 637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역대 최고의 2·4분기 영업이익 실적이다. 

 

면세점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거의 없어진 부분은 아모레퍼시픽처럼 매출에 위기였지만, ‘닥터그루트’, ‘프로폴리테라’, ‘벨먼’ 같은 프리미엄 라인을 라이브 방송 등 변화하는 유통 트렌드를 통해 판매하는 시장을 확보한 것이 실적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대목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로드숍을 통해 빠르게 K-뷰티의 대표주자로 치고 나갔다면 LG생건이 중국 등 해외 시장과 프리미엄 라인 공략을 통해 최근 2~3년 사이 아모레를 따라잡은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따라잡기 나섰지만 산적한 악재

 

당연히 아모레퍼시픽도 따라잡기에 나섰다. 온라인 시장을 겨냥한 각종 협업을 시작한 것.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온·오프라인 경계를 뛰어넘는 옴니 채널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기업만이 생존한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자”고 당부한 뒤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등 온라인 강자들과 잇따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로드숍으로 성장한 아모레퍼시픽은 이제 유튜브·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홈쇼핑처럼 온라인에서 라이브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 등에도 뛰어들었다. 11번가와 손잡고 프리미엄 브랜드 ‘아이오페’와 ‘헤라’의 라이브 방송을 시도하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원래 오프라인의 매출 비중이 높았던 게 사실이고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 구매 시장이 활성화되다 보니 디지털 비중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라이브커머스 등은 이러한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악재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자회사에 750억 원의 담보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법으로 △자회사의 화장품 제조·포장 능력을 40~50% 이상 늘리고 △아모레퍼시픽 집단 내 OEM(주문자위탁생산)·ODM(생산자개발생산) 점유율을 늘린 사실이 드러내 제재를 받았다. 또 오는 10월 초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로드숍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가맹점주와의 마찰 건으로 서경배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을 통보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4년이 아모레퍼시픽한테 성장의 기회였다면 올해는 급성장한 것에 대한 성장통 같은 한 해가 아니겠냐”며 “코로나19로 바뀐 소비 패턴을 따라잡고 시장을 주도하려면 더 많은 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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