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범LG가 기업 아워홈의 오너 3세인 구재모 씨(27)가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내려놓은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뒤늦게 확인됐다. 재계에서는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과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 남매의 아워홈 경영권 대립이 끝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구본성 부회장과 세 자녀가 공동명의로 매입한 효성빌라 청담101 B동 5층 빌라의 구재모 씨 지분 전부가 구본성 부회장에게 이전된 사실도 파악됐다.
아워홈은 범LG가의 구인회 창업주의 3남 구자학 회장이 세운 회사로 2000년 LG유통에서 분리됐다.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이 최대주주(38.56%)로 있다. 아워홈 주요 주주는 구본성(장남) 38.56%, 구미현(첫째 딸) 19.28%, 구명진(둘째딸) 19.60%, 구지은(셋째딸) 20.67%로 지분의 98.11%를 오너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구본성 부회장의 아들인 구재모 씨는 2019년 8월 아워홈의 기타비상무이사직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이 취임은 구본성 부회장과 막냇동생인 구지은 캘리스코 대표와의 대립과 관련되어 있다.
아워홈의 지분 20.67%를 갖고 있던 구지은 대표는 2004년 아워홈 외식사업부 상무를 시작으로 부사장까지 오른다. 하지만 2015년 7월 갑작스레 해임됐다. 2016년 돌연 회사 밖에서 일하던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했고, 2016년 아워홈에 복귀한 구지은 대표는 구본성 부회장과의 경영권 쟁탈전 끝에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이동하게 됐다.
캘리스코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캘리스코는 2009년 10월 아워홈의 외식사업인 ‘사보텐’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구지은 대표가 46.0%, 구명진 씨가 35.5%, ‘(주)아워홈 외 4인’이 18.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68억 원, 영업이익은 13억 원이다.
지난해 3월 아워홈 정기주총에서 이들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구본성 부회장이 정기주총에서 이사의 보수 한도를 100억 원으로 늘리는 안건과 아들 구재모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올렸지만 동생 구명진 씨와 구지은 대표의 반대로 통과하지 못했다.
2019년 8월 1일 구본성 회장의 아내인 심윤보 씨와 아들 구재모 씨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 않지만 사내이사와 마찬가지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권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들을 기타상무이사로 선임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앞서 2019년 3월 구본성 부회장은 2019년 10월 12일부터 캘리스코에 상품을 더 이상 공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9월부터 시작된 법적 분쟁에서 법원이 캘리스코의 손을 들어주면서 2020년 4월 30일까지 식자재를 공급받기로 결정됐다. 이후 5월부터 캘리스코는 신세계푸드에서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아워홈은 구본성 부회장이, 캘리스코는 구지은 대표가 경영하며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셈이다.
구재모 씨가 아워홈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내려놓은 시기가 바로 이 즈음인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에서는 아워홈과 캘리스코의 경영권이 분리됨에 따라 구재모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하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구본성 부회장의 아내인 심윤보 씨는 여전히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에 아워홈 관계자는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지난 상반기에 구재모 씨가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아워홈에 별다른 이슈가 없기에 내려놓은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본성 부회장이 세 자녀와 공동명의로 매입한 효성빌라 청담101 한 세대(242.2㎡, 73.27평)의 구재모 씨 지분(100분의 45.46) 전부가 지난 6월 1일 구본성 부회장에게 이전된 사실도 파악됐다. 등기원인은 ‘교환’으로 되어 있어 다른 부동산과 교환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부동산과 교환되었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이로써 효성빌라 청담101 해당 세대의 지분은 둘째 딸인 구진아 씨가 100분의 18.18을, 나머지 지분은 아버지 구본성 부회장이 보유하게 됐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첫째 딸 구조앤 씨의 지분 18.18을 10억 3580만 원에 매입했고, 지난 6월 1일 구재모 씨의 지분 45.46까지 더해 100분의 91.82를 갖게 됐다.
이와 관련해 아워홈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개인적인 사안이기에 아워홈과는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핫클릭]
·
강북 최고 분양가 '장학파르크한남' 2세대 산 중소기업 오너는?
·
[팩트체크] 상온 노출 독감 백신, 부작용 보상 가능할까
·
임원 대거 영입한 흥국증권, IB 강화 위해서?
·
[핫 CEO] 대한상의 차기 회장 고민하는 최태원 SK 회장
·
[현장] 전통시장 배달 앱은 시장을 살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