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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픽업트럭의 새로운 기준,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오프로드 성능은 물론 온로드 승차감도 뛰어나…'1톤 이하 화물차' 세제 혜택 적용

2020.09.18(Fri) 09:42:13

[비즈한국] 16일 한국GM이 영종도에 마련한 오프로드 코스에서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를 시승했다. 지난해 한국GM이 국내 판매를 시작한 콜로라도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기본적인 성능과 편의사양은 거의 동일하고,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전면부의 디자인이 대폭 바뀌었고, 내리막길에서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힐 디센트 컨트롤(HDC)이 상위 트림에 추가됐다.

 

다소 올드해 보였던 전면부 디자인이 바뀐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사진=우종국 기자


국내에서 픽업트럭은 자동차의 상품성 외에 세제상의 혜택이란 장점이 있다. ‘1톤 이하 화물차’의 경우 연간 보유세(자동차세)가 2만 8500원이다. 배기량 3.6리터 승용차라면 자동차세가 80만 원 가까이 나올 수 있다. 또한 취등록세가 일반 승용차(7%)보다 싼 5%를 적용받는다. 이외에도 개별소비세·교육세가 면제된다. 개인사업자가 구매할 경우 부가가치세 10%도 돌려받을 수 있어 차를 10% 싸게 사는 효과가 있다. 또한 개인사업자가 픽업트럭을 구매하면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이 상품성의 아쉬움에도 오랜 시간 꾸준히 판매됐다. 해당 차종의 동력성능, 승차감, 편의성이 떨어지지만 ‘픽업트럭이 다 그렇지’ 정도의 인식이 자리잡았다.

 

지난해 한국GM이 쉐보레 콜로라도를 수입 판매한 것은 픽업트럭의 인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100년 넘게 픽업트럭을 만들어온 미국 전통의 기술력 때문인지, 승용차처럼 조용하고 안락하고 성능도 뛰어난 픽업트럭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일종의 문화충격이었다.

 

리얼 뉴 콜로라도의 뒷모습.  사진=우종국 기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GM은 콜로라도의 성능을 극대화해 보여주기 위해 오프로드 코스를 만들었다. 비포장길은 물론이고, 제법 깊이가 있는 개울, 진흙탕길에서의 주행이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넓은 땅에서 이어졌다. 한쪽 바퀴를 둔덕에 걸쳐 기울어진 채 주행하거나, 바퀴 2개가 허공에 뜨게 되는 깊이 패인 훍길, 35도의 경사로를 직진으로 오르내리는 체험도 제공했다. 500kg의 트레일러를 매달고 오프로드를 짧게 주행하기도 했다.

 

대도시를 제외한 미국의 많은 지역은 인구밀도가 낮고 인건비가 비싸다. 한국에선 집을 고치거나, 가구나 대형 가전 등을 살 때 대부분 사람을 부르거나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트럭의 필요성이 낮다. 그러나 미국은 직접 먼 거리의 마트를 가서 싣고 와야 하는데, 타인에게 맡기면 비용이 엄청나다. 따라서 픽업트럭이 많이 팔릴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미국의 한 해 픽업트럭 판매량은 약 200만 대 정도로 국내 전체 자동차(신차) 판매량인 180만 대를 넘어선다. 

 

‘오토트랙 액티브 4륜구동 시스템’, ‘기계식 디퍼렌셜 잠금장치’, ‘힐 디센트 컨트롤’ 등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성능은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출고 때부터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가 장착되는데, 날카로운 돌길을 일반 도로용 타이어를 장착하고 갈 경우 훼손 가능성이 높다.

 

시승은 오프로드의 극한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사진=우종국 기자


그러나 한국에서 이런 지형을 1년에 몇 번이나 갈까 생각해보면, 온로드 주행성능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오프로드 코스까지 일반 도로를 이용해 5분간 이동했다. 가솔린엔진이라 진동이나 소음에서 일반 세단과 큰 차이가 없다. 3.6리터 배기량이라 2톤이 넘는 차체 무게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시원시원하게 가속된다. ​후륜에 리프스프링이 적용되었지만 ​일반 세단의 승차감이라 해도 수긍할 정도다.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도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최저사양에서부터 천연가죽 시트를 적용하는 등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계기판, 대시보드 스크린 등은 올해 쏟아지는 차들처럼 최신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터치스크린 작동도 직관적이고 속도가 빨라 부족함이 없었다. 오프로드에 특화된 모델이다 보니 반자율주행으로 불리는 운전보조기능(ADAS)은 없고, 충돌이 감지되거나 차선 이탈 시 경고음을 울린다.

 

국내의 유일한 경쟁모델의 경우, 변속기를 중립(N)에서 드라이브(D)로 바꿨을 때 1초 정도가 지나야 변속이 먹히는 등 기본적인 동력성능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요철을 지날 때 승객이 받는 충격도 ‘트럭이니까’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야 했다. 한 세대 뒤처진 듯한 분위기의 실내 인테리어와 정교하지 않은 만듦새도 문제였다. 

 

리얼 뉴 콜로라도는 최대 3.2톤의 트레일러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사진=우종국 기자


또한 K 사의 프레임보디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인 M 제품의 경우도 ‘프레임보디가 원래 그렇지’라고 받아들여야 했지만, 역시 프레임보디 타입의 콜로라도를 타 보면 그간의 프레임보디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듯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이 콜로라도를 접해 보고, 입소문이 나고, 눈높이가 높아지면 국내 경쟁모델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콜로라도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뒷좌석 등받이 각도가 가팔라 장거리 여행에 적합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아주 못 앉을 정도’는 아니어서 세단에 비하면 불편하지만 참고 타려면 탈 수는 있는 수준이다. 성인 5명이 앉기에는 확실히 좌우가 짧다. 

 

또 다른 단점은 5미터가 훌쩍 넘는 길이 때문에 국내 아파트나 주택가에서 주차하기가 불편하다는 점이다. 전폭은 1.9미터가 되지 않아 국내 대형 세단 수준이지만, 길이가 5395mm로 일반 주차장에 차를 댈 경우 50cm 가까이 앞뒤로 튀어나올 수 있다. 국내 경쟁사 제품 중 롱 보디 모델도 비슷한 길이인데, 국내 제품에는 숏 보디 모델이 많이 팔린다.

 

리얼 뉴 콜로라도는 프레임보디 타입 자동차에 대한 선입견을 깨놓는다.  사진=우종국 기자


연비의 경우 3.6리터 배기량과 가솔린 엔진이라는 점에서 디젤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최근 디젤의 환경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민감한 부품들이 대거 적용돼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장일단이 있다. 콜로라도의 경우 항속운행 시 6기통 중 4기통만 가동되도록 설정돼 있다. 계기판에 ‘V6’라고 쓰인 표시가 뜨는데 4기통 모드일 때는 ‘V4’가 뜬다.

 

‘국내 S 사 제품이냐, 콜로라도냐’를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은 아마도 가격일 것이다. 콜로라도는 후륜구동 전용의 ‘익스트림’이 3830만 원(부가세 포함)부터 시작하는데, 4륜구동이 들어가는 ‘익스트림 4WD’는 4160만 원이다. 오프로드 사이드 스텝과 스테인리스 머플러 팁이 들어가는 ‘익스트림-X’는 4300만 원, 힐 디센트 콘트롤, 트랜스퍼 케이스 실드, 고해상도 디지털 후방 카메라, 4.2인치 슈퍼비전 컬러 클러스터 등이 들어가는 ‘Z71-X’는 4499만 원이다.

 

블랙 외장 컬러와 블랙 알로이 휠, 블랙 쉴 캡, 블랙 크롬 머플러 팁 등이 추가된 ‘Z71-X 미드나이트’는 4649만 원이다. 여기에 전 사양 추가 옵션인 멀티미디어 팩(80만 원)을 추가하면 최고 4729만 원에 이른다. 시승한 장소처럼 허허벌판을 갈 것이 아니라면, 4륜구동과 사이드스텝이 포함된 4300만 원짜리 모델이 적당해 보인다.

 

오프로드 특화 타이어가 출고 때 장착되어 나온다.  사진=우종국 기자


국내 S 사의 경쟁 모델은 롱 보디의 경우 2795만 원에서 시작해 3510만 원에 이른다. 옵션을 모두 더하면 최고 3988만 원이다. 콜로라도는 웬만한 옵션은 모두 들어가 있으므로, 옵션을 모두 더한 가격으로 비교해야 할 것이다. 옵션을 모두 더한 최고가로 비교하면 콜로라도가 경쟁 모델 대비 741만 원 비싸다.

 

리얼 뉴 콜로라도 주요 제원. 자료=한국GM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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