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씨리얼(SEE:REAL)’이 정부 권고로 올해 말 ‘부동산 종합정보 검색’ 서비스를 종료한다. 공공데이터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공공데이터법)에 따라 정부는 매년 민간사업과 유사한 공공기관의 공공데이터 제공 서비스를 발굴해 민간에 넘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35만 명의 다운로드 회원을 보유한 공공 앱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공급자 중심적 발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행정안전부와 LH에 따르면 LH는 7월 30일 씨리얼 앱 내 ‘부동산 종합정보 검색’ 서비스 제공을 내년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국무총리 소속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가 5월 6일 국토교통부 ‘스마트국토정보’ 앱과 기능이 유사한 씨리얼의 부동산 종합정보 검색 기능을 정비하라는 권고를 내린 데 따른 조처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는 공공데이터 개방·이용분야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정책심의 기관이다.
씨리얼은 LH가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제공하는 부동산정보 포털서비스다. 2007년 ‘온나라 서비스’로 시작해 서비스 고도화를 거쳐 2018년 부동산 시야를 넓혀준다는 의미의 씨리얼로 개편됐다. 현재 지도·주소·카메라 검색을 통한 부동산 정보(부동산 종합정보 검색)와 부동산 통계, 트렌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결정으로 중단되는 서비스는 앱에서의 ‘부동산 종합정보 검색’이다. 웹사이트 기능은 기존처럼 유지한다. LH에 따르면 8월까지 씨리얼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35만 8000여 건이다.
공공데이터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개인·기업 또는 단체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중복되거나 유사한 서비스를 개발·제공하면 안 된다. 기존 공공서비스가 새로 생긴 민간서비스와 유사하거나 중복되면 공공은 데이터만 개방하고, 서비스를 민간에 넘기는 게 원칙이다. 민간 활용을 통해 경제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는 행안부가 매년 실시하는 중복·유사서비스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기관에 중복·유사서비스에 대한 개선·시정을 권고한다.
행정안전부는 2019년 실태조사에서 국토교통부 스마트국토정보와 LH 씨리얼에서 제공하는 부동산정보 검색 기능이 ‘땅야’, ‘호갱노노’, ‘밸류맵’ 등 민간 부동산 정보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전략위원회는 부동산 정보가 공신력을 담보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스마트국토정보’를 남기고 중복·유사서비스인 씨리얼을 정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국토정보는 국토교통부가 2011년 내놓은 부동산정보 포털서비스다. ‘부동산정보검색’, ‘국토이용분석’, ‘국토통계’ 등 씨리얼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남호성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정책과장은 “공공앱 중 민간과 중복되는 서비스의 정비를 권고하고 있다. 씨리얼 앱에서 제공하는 부동산종합정보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이 민간 앱에서 많이 제공되고 있어 이를 하지 말라는 차원에거 권고를 내렸다. 다만 부동산 정보가 공신력이 있어야 하는 정보니까 모두를 없애는 대신 상급기관이자 주무부처인 국토부 앱을 남기고 중복되는 기능을 가진 씨리얼의 기능을 정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중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여러 부동산정보 앱을 사용하지만 씨리얼은 인터페이스와 구성이 잘 만들어진 앱이다. 민간 앱을 살리는 것도 중요한데,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관심)영역이 다른 민간 앱이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써야 할지 혼란스럽다. 원 데이터는 공공에서 제공할텐데 이것을 민간이 서비스한다는 이유만으로 양질의 공공앱 서비스가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같은 논리라면 국토부 앱도 사라져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제공자가 민간·공공인지 여부보다는 앱의 품질을 고려하기 때문에 이번 서비스 폐지는 공급자 중심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웹사이트에서의 부동산 종합정보 검색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언급된 민간 부동산 정보플랫폼은 앱은 물론 웹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법 취지상 씨리얼의 웹서비스도 사라져야 한다. 이에 대해 앞서의 남 과장은 “현재는 모바일 중심으로 정비를 하고 있다. 웹사이트는 취지대로라면 다 없애는 게 맞는데, 웹사이트는 정보를 공개하고 기관의 정보를 알려주는 속성이 있어서 거기까지는 권고하지 않고 모바일 앱에 대해서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LH 측은 “이번 씨리얼의 서비스 종료 원인은 국토부 시스템과 LH 씨리얼의 기능 중복에 따른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의) 조치 권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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