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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진실 공방 5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이겼다

미국 ITC '나보타' 10년 미국 수입 금지 권고…대웅제약 "이의 제기할 것"

2020.07.07(Tue) 09:38:15

[비즈한국]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 진실공방’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줬다.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다. 6일(현지 시각) ITC는 대웅제약의 보톡스 나보타(미국명 주보)에 대해 10년의 미국 수입 금지를 권고했다. ITC 최종 판결은 오는 11월 7일 나올 예정이지만 예비 판결이 최종에서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지난했던 싸움은 메디톡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해 1월 미국 파트너사인 앨러간과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훔쳐 갔다며 ITC에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당초 예비 판결은 지난달 5일(현지 시각) 나올 예정이었지만 한 차례 연기됐다. 대웅제약이 ITC에 제출한 자료가 새롭게 증거로 채택되면서다. 메디톡스가 국내에서 무허가 원액을 사용한 메디톡신주(메디톡신)을 판매한 약사법 위반 사실과 이에 따라 품목허가 취소가 됐다는 내용이 담긴 자료였다.

 

대웅제약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웅제약은 ITC로부터 공식적인 결정문을 받는 대로 이의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예비결정은 행정판사 스스로도 메디톡스가 주장하는 균주 절취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명백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있는 과학적 감정 결과에 대해 메디톡스 측 전문가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인용했거나 메디톡스가 제출한 허위자료 및 허위 증언을 진실이라고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판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6일(현지 시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대웅제약의 보톡스 나보타(미국명 주보)에 대해 10년간 미국 수입 금지 명령을 내렸다. 서울 강남구 대웅제약 본사. 사진=비즈한국 DB


그러나 ITC 예비 판결 결과가 최종에서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어 대웅제약의 나보타 사업에 큰 차질이 빚어지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대웅제약은 2014년 나보타 국내 출시 이후 미국과 유럽, 러시아, 브라질, 캐나다 등으로 수출길을 넓혀왔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고 5월 정식으로 출시했는데, 미국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는 보톡스와 동일한 성분과 효능의 제품을 선보일 정도로 공을 들여왔다.

 

반면 메디톡스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지난 25일 메디톡신의 국내 허가가 취소된 데 이어 ITC 예비판결에서마저 패소하면 메디톡신은 미국 시장에서도 설 자리가 없어질 위기에 몰릴 수 있다. 기업 신뢰도의 끝없는 추락도 예견된 일이었다. 아울러 대웅제약이 균주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메디톡스 측에서 먼저 제기한 터라 대웅제약의 막대한 손해배상 소송도 우려되는 지점이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겨룬 5년간의 공방은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나 다름없었다. 메디톡스는 2016년 대웅제약이 보톡스 원료인 균주를 불법으로 취득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됐다. 그럼에도 나보타 출시 이전에 메디톡스 직원들이 대웅제약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당시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공론화했다.

 

이번 판결로 메디톡스는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1000억 원 규모지만 미국 보톡스 시장은 2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사진=메디톡스 홈페이지 캡처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A형 홀타입 균주를 2006년 경기도 용인의 한 마구간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디톡스는 A형 홀타입 균주는 자연에서 발견하기 어렵다고 반박하며, 대웅제약 나보타의 균주가 메디톡신의 균주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가 운영하는 데이터뱅크에 등록된 나보타 균주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메디톡신 균주와 염기서열이 100% 일치했다는 것. 그러면서 메디톡스 전 직원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빼돌려 대웅제약에 넘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메디톡스는 2017년 10월 국내에서 대웅제약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월 ITC에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두 제약사는 균주의 포자(균주가 미생물 번식을 위해 내뿜는 물질) 생성 가능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메디톡스는 A형 홀타입 균주는 포자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대웅제약은 포자감정시험 결과 포자가 생성됐다고 맞받아쳤다.

 

국내 민사 소송과 ITC 소송 과정에서 대웅제약 나보타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는 점이 드러나며 대웅제약이 승기를 잡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ITC 판결이 국내 민사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향후 메디톡스는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1000억 원 규모에 불과하지만, 미국 보톡스 시장은 2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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