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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부산저축은행 채권 영각사재단 '헐값 매각' 논란 점입가경

담보채권 차등 지급, 회생절차 방식 잡음에 배임 의혹까지…예보 "최선 다해 적정 매각"

2020.06.17(Wed) 10:52:21

[비즈한국] 부산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채권 중 하나인 경기도 시흥시 대한불교영각사재단 봉안당(납골당) 매각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비즈한국 취재결과 예보가 영각사재단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현행법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경기도 시흥시 소재 영각사 전경. 사진=비즈한국DB


영각사재단 봉안당 사업은 영각사 역내에 완공된 봉안당 분양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다. 안치구는 2만 5004기로 2010년 삼일회계법인은 한 기당 분양가를 평균 800만 원, 총 매출액은 1615억 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관리비는 한 기당 연간 5만 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예보는 영각사재단을 지난해 9월 100억 원에 매각했다. 예보가 그간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배당한 금액은 전체 피해액의 30%에 그친다는 점에서 영각사재단 헐값 매각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영각사재단 회생절차와 매각 과정에서 현행법 위반 논란도 일고 있다. 예보는 2018년 6월 수원지방법원에 영각사재단 회생을 신청하고 그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담보채권을 보유한 채권자에게 균등하게 대금이 지급되지 않고 차등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영각사재단과 관련해 예보는 120억 원 규모의 담보채권을 가지고 있었고 개인 A 씨는 20억 원 규모의 담보채권을 보유했다. 예보는 영각사재단을 100억 원에 매각하면서 76억 8000만여 원 규모의 담보채권 대금을 회수해 회수율이 64%에 달했다. 그러나 A 씨는 단 한 푼도 대금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 영각사재단 일반 채권자들의 채권 회수율도 불과 0.5% 미만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보는 이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회생 방식도 문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영각사재단은 부채가 많아 재단법인으로 요건을 갖추지 못해 법률상으로는 개인이다. 다만 영각사재단은 납세 등과 관련해선 의제(법률상 동일한 것으로 처리)법인으로 간주됐다. 

 

따라서 개인회생으로 진행해야 함에도 예보는 법원에 의뢰해 비법인 회생절차란 특수한 형태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예보의 배임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영각사재단은 예보에게 2017년 봉안당 설치·관리권 인수를 위해 120억 원을 지불하겠다는 뜻을 공식 전달했다. 당시 제안에 대해 예보는 매각과 관련한 공식 절차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는 회생절차 기간 중 영각사재단 매각 입찰을 모두 세 차례 실시했다. 첫 번째 입찰과 두 번째 입찰에서 각각 117억 원과 120억 원을 적어낸 곳들이 낙찰됐지만 두 곳 모두 대금 지급을 포기하면서 유찰됐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입찰에서 100억 원을 적어낸 곳이 최종 낙찰자가 됐고 올 들어 대금지급을 완료한 상태다. 

 

100억 원은 영각사재단이 예보에 제시한 금액보다 20억 원이나 적은 금액이다. 이에 일부 채권자 측에선 위성백 예보 사장과 실무자를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고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낙찰자 선정 후 예보의 영각사재단 매각은 지난해 11월 수원지법에서 열린 ‘관계인집회’를 통해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영각사재단과 수십억 원대 일부 채권자들은 같은 달 수원지법의 회생절차 결정은 무효라며 수원고등법원에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다. 현재 수원고법에서 절차가 진행 중이며 6월 현재 아직 본격적인 재판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봉안당 설치·권리권자가 영각사재단임을 확정한 수원지방법원 증명원. 사진=비즈한국DB


예보는 봉안당 허가권자인 시흥시가 직권 취소 입장을 보였고, 봉안당 사업에 적합하지 않아 적정한 가격에 매각했다는 입장이다.

 

부산저축은행이 2011년 영업정지에 이어 2012년 파산하면서 영각사재단 봉안당 사업은 정지됐고 재단 역시 부도를 맞자 예보가 영각사재단 최대 채권자가 됐다. 

 

예보 관계자는 “영각사재단이 2010년 삼일회계법인에 평가의뢰해서 1기당 8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기관에서 2012년 같은 회계법인에 평가의뢰한 결과 1기당 250만 원, 2만 기의 가치가 500억 원으로 평가됐다”며 “각종 매각 비용을 차감해 가치를 산출한 결과 60억 원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회생절차를 재연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 기관은 최대한 노력해 영각사재단을 매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흥시에서 영각사재단 봉안당 사업을 막았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영각사재단 봉안당 주요 재산인 토지와 건물이 대출 담보로 제공됐다”며 “보건복지부 유권해석 등을 통해 영각사재단이 납골당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시흥시는 1996년 6월 영각사재단에 사설 봉안당 설치·관리를 허가했다. 이후 시흥시는 봉안당 사업에 대한 각종 허가를 해주다가도 재단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직권 취소 추진이라는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여 왔다. 그리고 시흥시는 지난해 영각사재단과의 소송에서 패소한 뒤 직권 취소를 무기한 연기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향후 직권 취소 추진 가능성도 희박해졌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영각사재단의 재단법인 요건 논란이 불거진 것은 관련 법에 규정이 신설되면서부터다. 2000년 1월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이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로 전문 개정됐다. 장사법은 시행령에서 유골 500구 이상을 안치하는 사설 봉안당 시설의 경우 재단법인을 설립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재단법인 요건 미비를 이유로 시흥시는 영각사재단 봉안당 분양 금지는 물론 나아가 봉안당 설치·관리 허가에 대해 직권 취소를 추진했다. 그러나 장사법 시행 이전인 1996년 허가를 받은 영각사재단은 재단법인을 설립해야 할 의무가 없음에도 논쟁은 장기간 지속됐다. 

 

이런 가운데 시흥시는 봉안당의 설치 관리자 명의를 2006년 5월 영각사재단 손 아무개 대표로 변경했다가 한 달 후 영각사재단으로 재차 변경허가까지 해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 실수 여부를 떠나 시흥시가 재단 명의로 영각사재단을 허가한 것이다.  

 

더욱이 같은 달 시흥시 기획감사담당관실 발신 공문에는 종교단체가 아닌 기존 사원 역내에 설치한 (영각사재단) 사설납골당의 경우 폭 5m 진입도로 건설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시흥시와의 분쟁에 영각사재단은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2월 수원지법으로부터 영각사 역내에 있는 2만 5004구 봉안당 설치·관리권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패소한 시흥시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재단과 봉안당에 대한 가치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게 영각사재단의 입장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영각사재단은 부채가 많고 재단법인으로서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직권 취소를 추진했다”며 “그러나 그간 내용을 점검한 결과 한번 허가한 것에 대한 직권 취소는 행정상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향후 봉안당 사업을 위해선 주차장, 진입도로 등 요건을 갖춰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각사재단 측은 법원이 영각사재단을 봉안당 설치, 운영권자로 인정했음에도 채권자인 예보가 헐값 매각을 했다고 질타했다. 

 

영각사재단 관계자는 “예보가 법원에 회생개시결정 신청을 하면서 제출한 단순한 부동산 평가액만 130억 원을 상회한다. 회생기간에 봉안당 설치, 운영 지위 확인의 소의 승소를 감안한다면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동의를 예보가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예보는 봉안당 회원권 평가액은 없다고 했다. 수도권에 봉안당 허가를 받기 어려워진 가운데 안치구 1기당 평균 400만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어처구니없다. 더구나 봉안당은 시내 중심에 있어 접근성도 뛰어난 곳이다. 예보가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이렇듯 소홀히 처리한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며 “수년간 예보는 영각사재단과 봉안당 가치를 제고하는데 노력하지 않았다. 가치를 높여 제값에 매각했다면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도 늘어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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