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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경영시대] '니콜라' 투자 대박으로 다시 주목, 한화 삼형제

미국 수소차 업체 투자로 9000억 차익 얻자 승계 다시 거론…한화 "사업적 투자로 봐야"

2020.06.11(Thu) 18:20:54

[비즈한국] 명실상부 3·4세 경영시대다. 건재한 2세대를 뒷배로 두고 이재용, 정의선 등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섰다. 대부분 계열사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하며 승계 수업을 받는 형태다. 경영 전면에 나선 후계자부터 베일에 싸여 있는 후계자까지 구석구석 조명했다. 

 

한화그룹이 지분 투자한 미국 수소차 업체 ‘니콜라’의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한화그룹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에 눈길이 쏠린다. 니콜라는 최근 나스닥 상장 후 주가가 급등했는데, 한화 오너가 3세들이 지분 100%를 소유한 에이치솔루션이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화그룹이 2018년 4월 투자한 니콜라 지분 6.13%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절반씩 소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종합화학의 39.2%는 한화에너지가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그 이익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으로 연결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따라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그룹 3세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뒷받침할 거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2017년 10월 한화S&C에서 에너지, 투자 부문만 떼어 물적분할 한 회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50%, 25%, 2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는 한화그룹 지주사의 지분 약 88%를 매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억 달러(1200억 원)를 투자해 7억 5000만 달러(9000억 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수 있는 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솔루션은 전부터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던 회사다. 에이치솔루션과 한화를 합병하는 방식도 고려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화그룹 측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주가가 상승하고 보유 지분 가치가 상승하다 보니 주목을 받고 있지만, ​경영 승계보다는 사업적 투자 개념으로 봐야 한다. 합병설 또한 전혀 생각지 않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내에서 삼형제 역할 이미 분리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중심에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부사장은 1983년생으로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2010년 한화그룹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태양광 기업인 한화솔라원 기획실장,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한화큐셀 상무 등을 거쳐 올해 1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 겸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동관 부사장이 그룹에서 주력하는 분야는 태양광이다. 올해 초 한화솔루션은 김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면서 “당사의 주요 사업인 태양광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태양광사업 부문의 흑자 전환과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된 올해 1분기 한화솔루션 실적도 나쁘지 않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0.5% 상승한 2조 2484억 원, 영업이익은 61.7% 증가한 1590억 원이다. 특히 태양광 부문 매출이 약진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9057억 원, 영업이익은 200% 이상 늘어난 1009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왼쪽부터). 사진=한화 제공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1985년생으로, 그룹에서 금융 분야를 맡고 있다. 김 상무는 예일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4년 한화L&C에 입사했다. 2015년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 자리로 옮겨 전사혁신실 상무, 디지털혁신실 상무 등을 거쳐 2018년 12월부터 한화생명의 해외사업과 미래혁신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형인 김 부사장에 비해 주목도는 낮지만 그룹 내에서 경영활동 폭을 넓혀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9년생인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2017년 불미스런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독일로 건너가 말 관련 사업과 요식업을 운영하던 김 전 팀장은 최근 승마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업계는 김 전 팀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본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김 전 팀장은 올해 2월 미국 플로리다 웰링턴에서 열린 국제 마장마술 그랑프리 프리스타일에서 2위에 오른 뒤 “10여 년간 해온 승마 선수 활동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투자은행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삼형제의 경영 파트는 일찍부터 분리됐다. 장남인 김동관 부사장은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화학 분야를, 차남 김동원 상무는 핀테크 사업을 중심으로 한 금융 분야를, 삼남 김동선 전 팀장은 건설 분야를 맡아왔다. 재계에서는 이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거라고 전망한다. 

 

한화그룹의 지분은 올해 3월 31일 기준 김승연 회장이 보통주 22.64%, 우선주 6.4%를 소유하고 있으며 장남 김동관 부사장이 보통주 4.44%, 우선주 3.75%를 갖고 있다.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 전 팀장도 각각 보통주 1.67%씩을 갖고 있다. 

 

#공정위, 삼형제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사 중

 

변수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5월 19일 ​​한화그룹의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제재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한화그룹 3세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S&C에 한화 계열사가 일감을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일찍이 “한화S&C의 문제는 단순한 일감 몰아주기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화S&C를 통해 한화그룹을 지배하게 되는 제2의 삼성에버랜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결국 한화S&C를 통해 한화그룹의 지배권을 확대하는 구조개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한화S&C가 직접 한화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한화(또는 분할된 한화)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앞서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 측에서 소명 의지를 밝힌 만큼 공정위가 제기하는 의혹을 해결해야 남은 승계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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