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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전문가 의견보다 중요한 건 나만의 기준

매일의 가격변동 분석은 오히려 '독', 장기적으로 근본 가치 변동 파악해야

2020.06.01(Mon) 10:48:20

[비즈한국] 어떤 경제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 시세가 많이 빠졌다고 분석한다. 어떤 부동산 전문가는 많이 올랐다고 말한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지금까지는 올랐으나 이제부터 빠질 거라고 주장한다. 각기 다른 전망이 쏟아질 때 일반인은 시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할까?

 

시장 전문가는 전체 시장을 평균 수치로 분석하고 설명한다. 하지만 대세 상승장, 대세 하락장이 아니라면 현재 시장을 분석하거나 미래를 전망하기 어렵다. 주식을 예로 들어보자. 뉴스에서는 매일 주식 시세 변동 시황을 중계를 한다. 종합주가지수가 오른 날은 오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지수가 하락한 날은 하락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5월 31일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2000포인트에서 1400포인트로 대폭락했던 지난 3월 주식 시장을 돌이켜 보자. 하락하는 과정에서도 오르고 내리고가 반복됐다. 당시 주식 시황을 설명한 뉴스를 보면 종종 어이없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어떻게 매일 다른 시장으로 바뀔 수 있을까? 같은 종목일지라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게 되면 다른 이유를 들어 설명한다. 하락한 이유와 상승한 이유에 대해 다른 원인이 동시에 존재하기도 한다. 기업의 기반이 바뀌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매일 분석’ 대신 ‘흔들리지 않는 기준’ 찾기

 

내 첫 직장은 롯데백화점이었다. 보직은 매장 판매 주임이었다. 폐점 후 매일 당일 매출 보고를 했다. 매출이 오른 날은 오른 이유에 대해, 내린 날은 내린 이유에 대해 매출 분석 보고서를 작성했다. 솔직히 매일 달라지는 매출 금액 변동의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사후적인 이유를 만들어 매출 분석을 보고했다.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매출만 봐도 보고서가 써졌다. 

 

그 후 리서치기관 연구원으로 일하게 됐고, 통계 분석을 수년간 했다. 개별 시장과 개별 상품은 전체 평균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본격적인 가치투자를 공부해보니 매일 분석하는 게 일반인에게는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것도 알게 됐다. 가치투자는 시황을 보긴 하지만 매일 분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 분석해서 중계할 필요도 없다. 

 

결국 연구원이나 전문가는 일별 시황이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가 변화했는지’만 보면 된다.  시황 통계가 나올 때마다 ‘현재 가치나 미래 가치의 방향성이 바뀌지 않았는가’를 확인하고 분석하면 된다. 그래야 아래와 같은 기사가 매일 쏟아지는 시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잡을 수 있다.

 

#시황 기사는 ‘참고​만 하기

 

‘서울 집값 어디로…“바닥 다지기 vs 추가 하락 불가피”(2020.5.18. 아시아경제)’.

 

서울 아파트 가격, 특히 강남권 아파트 시세가 하락한 건 대세 하락기라서가 아니라 급매물만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적합하다. 강남 아파트의 가치가 빠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위와 같은 단순 시황 기사는 정말 ‘참고’만 해야 한다. 

 

그럼 어떤 기사에 더 주목해야 할까? 아래와 같은 팩트를 보여주는 기사, 특히 시계열로 보여주는 수치를 담은 기사는 방향성을 알 수 있으므로 의미가 있다. 

 

‘광진구에서만 95% 감소…씨 말라가는 6억 이하 아파트[서울 지역별 현황 보니]’(2020.5.19. 서울경제)

 

위 기사를 보면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평균 시세가 올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정부 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분석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분이 여전히 많다. 이 내용은 해당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단순한 사실 나열로는 전망하기 어렵다. 

 

‘6월부터 임대차 신고제 도입…정비사업 처벌규정도 손질(2020.5.20. 뉴스1)’

 

시장은 정부 정책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시장이 반응한 후에, 상당기간 진행됐을 때 정책의 영향력을 판단해야 한다. 정책이 나온다고 무조건 그 의도대로 진행될 거라는 전망은 그래서 위험하다. 전체 시장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대략적인 아웃라인만 잡아도 시장을 이해하고 반응하는데 충분하다. 

 

특히 1997년 IMF와 2008년 금융위기 같이 현찰이 필요했던 경제위기를 지금의 코로나 19 정국과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지금의 경제는 유동성이 풍부하다. 전체 경제는 안 좋아 보이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현찰을 많이 소유하고 있다. 

 

수치로 보이는 통계를 맹신하는 것보다, 전문가가 변명하듯 쏟아내는 전망에 귀 기울이는 것보다 여러분이 희망하는 지역의 희망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부모님들이 경제적 지식 없이 내 집을 마련했던 것처럼 말이다. 거시경제를 몰라도 된다. 그저 희망하는 지역과 집을 위해 열심히 저축하고 투자해, 되도록 빠른 시기에 대출 등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해 매수하면 된다. 

 

때를 기다리라고 하는 전문가 의견을 다 무시하면 좋겠다. 숨겨진 투자 노하우는 없다. 적정 타이밍은 아무도 모른다. 물론 매수한 가격보다 하락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내 집을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자가에 거주하는 사람은 대체로 4~12년 정도를 그 집에서 거주하게 된다. 내가 매수한 가격보다 큰 손실을 본 것만 아니라면 거주 가치로도 충분히 보상받은 셈이다. 이미 여러분이 선호하는 입지는 대부분 그 기간 이후 매수 가격보다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빠질지, 지금이 사야 하는 타이밍인지 질문하는 사람이 많아 칼럼으로 풀어봤다. 필자와 같은 전문가 의견은 그저 참고만 하시라. 모든 의사결정은 여러분이 직접 해야 한다. 그래야 후회가 적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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