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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회사채 금리가 민평금리 크게 웃돈 까닭

단기 채무 상환하려 고금리 회사채 발행 금융비용 180억 발생…메리츠증권 "코로나 인한 시장 변동성 반영"

2020.05.29(Fri) 14:52:26

[비즈한국] 메리츠증권이 최근 발행한 회사채 발행금리가 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 금리(민평금리​)를 크게 웃돌아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메리츠증권의 불확실한 재무구조 건전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메리츠증권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자금 조달시장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금리상승 요인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명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의 목적이 단기 부채 상환이라는 점에서 메리츠증권에 최대 180억 원의 추가 금융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이 지난 22일 3000억 원 규모, 만기 3년, 금리 3.05%의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했다. 서울시 강남구 메리츠타워. 사진=박정훈 기자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지난 22일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3년, 연금리는 3.05%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신용평가 결과 이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AA-’로 결정됐으며,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이들 회사채를 1500억 원씩 인수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이 과정에서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이번  회사채 금리는 기존 단기 채무 금리보다 최소 115bp에서 최대 170bp 높다.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3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손바꿈하면서 자금 조달 비용은 3년 만기 기준으로 이전 자금 조달 비용보다 최소 180억 원 이상 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장기 차입금의 금리가 단기에 비해 높지만 단기 사채의 금리가 높은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둘의 격차가 지나치게 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SK브로드밴드의 경우 만기 1년 미만 전자단기사채 만기가 도래해서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해당 회사채의 금리가 전자단기사채 금리 수준을 밑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기 차입금 금리뿐 아니라 민평금리를 크게 상회했다는 점에도 눈길이 쏠렸다. 민평금리란 KIS채권평가, 한국자산평가, 나이스PNI 등 4개 채권평가기관에서 평가한 신용등급별 회사채 금리의 평균을 의미한다. 통상 회사채 수요예측은 발행 1주일 전에 이뤄지는데, 메리츠증권 회사채 발행일 일주일 전인 지난 15~20일 새 AA- 회사채 민평금리가 1.6%대인 점을 감안하면 메리츠증권의 회사채 금리는 민평금리보다 100bp 이상 높다.

 

이 시기 발행된 -AA 등급의 다른 회사채에 견줘도 발행 금리가 높다. LG CNS는 -AA의 신용등급으로 지난 12일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1.5~1.98%의 발행금리가 적용됐다. 메리츠증권 회사채 발행 5일 뒤인 27일 발행된 현대트랜시스 역시 메리츠증권과 같은 등급으로 1.78~1.82% 금리로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들은 메리츠증권의 회사채 금리보다 최대 150bp가량 낮게 발행했다.

 

일각에서는 메리츠증권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투자자들의 투심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신용평가사의 지적을 꾸준히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는 지난 2019년 12월 말 기준 209%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메리츠증권에 대해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집계한 메리츠증권의 우발채무는 8조 4000억 원 규모인데 이 가운데 신용이 우수한 기관을 제외한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는 6조 3000억 원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이 발행한 회사채는 비슷한 시기에 신용등급이 같은 다른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았다. 메리츠증권 측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금리가 급등한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 금리가 높은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사태로 채권 발행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등의 분위기가 반영됨에 따라 민평금리 대비 회사채 발행 금리가 높게 책정됐다”면서 “이후 발행되는 회사채들의 금리가 최대 100bp까지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점을 보면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업계의 채권 분석 전문가는 “최근 한 달 사이에 채권 발행금리가 100bp가량 변동성을 줄 만큼 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채권 발행 금리가 높게 잡힌 것은 채권 수요자가 리스크를 높게 평가한 점이 반영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5월 1~20일 민평 평균금리 추이는 대체로 낮아진 모습을 보이지만 변동구간은 1.71~1.5%로 격차 수준이 20bp여서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변동폭 100bp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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