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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망중립성 논란 3] 해법은 인터넷의 원칙에 있다

초창기 요금 설계 단계에서 기업이 낸 망이용료로 성장…섣부른 규제는 콘텐츠 기업 위축 '가능성'

2020.05.15(Fri) 11:14:01

 [비즈한국] 인터넷은 국경을 허물고 전 세계를 거대한 단일 시장으로 만든 지 오래다. 하지만 나라마다 법이 다르고 저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많은 갈등이 일어난다. 특히 이런 갈등은 IT 인프라가 가장 빨리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먼저 불거지는 경우가 적잖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망중립성’ 논쟁이다. 비즈한국은 최근 다시 뜨거워진 ‘망중립성’ 논쟁을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대안과 해법이 가능할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단편적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안정을 찾는다는 것도 많은 이해 당사자가 오랜 시간동안 갈등과 합의가 오가면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 잔잔함을 찾은 물에 던져진 돌 하나가 다시 큰 물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망 이용료를 둔 갈등도 그 중 하나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이 문제를 인터넷이라는 원칙, 그리고 요금을 내고 쓰는 상품이라는 측면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좁혀지기 가장 어려운 관점이기도 합니다.

 

# 모호함 남긴 ‘서비스 품질을 위한 규제’

 

해외 사업자와 관련된 이슈에 늘 따라붙는 수식어로 ‘한국만 호구’가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영향력이 높아지는 제품과 서비스에는 꼭 따라붙곤 합니다. 당연한 견제이긴 합니다. IT 제품과 서비스는 전 세계 어디서나 기본적인 규제의 틀 안에서 똑같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만 차별을 받고 있다면 당연히 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가결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전기통신망법 일부 개정안의 핵심은 ‘해외 사업자들이 국내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는 반면 서비스 품질에 대해서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시작됩니다. 서비스 품질을 고르게 유지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규제를 법으로 세우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서비스 품질에 대한 규제’라는 측면은 아주 광범위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메뉴 구성 등 화면 UI를 비롯해 이용자 기기 성능에서 시작되는 품질 차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이 개정안의 흐름상 ‘트래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은 읽어내기 어렵지 않습니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겸 오픈넷 이사. 사진=연합뉴스 제공

 

“인터넷은 클라이언트-서버 모델로 움직이기 때문에 콘텐츠 사업자가 인터넷에서 서비스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서버가 충분한 네트워크 접속 환경을 갖추는 것입니다. 송출 지점에서 접속자들에게 인터넷으로 패킷을 내보낼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픈넷 이사인 고려대학교 박경신 교수는 인터넷의 기본 원리가 이용자 스스로 본인의 비용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서버에 담긴 데이터의 사본을 네트워크로 복사해 오는 것이라는 클라이언트-서버 모델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콘텐츠 사업자는 어느 지점에서든 서버가 자리한 해당 지역의 인터넷을 통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무가 있을뿐 전송 과정에 대해서는 관여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사업자가 인프라 확장을 게을리해서 접속자가 쏠렸을 때 제대로 콘텐츠를 공급하지 못하고 이용자들에게 요금만 걷어간다면 규제를 해야 할 일이지요.

 

“데이터 전송 구간 관점으로 살펴보면 망 이용료를 요구하는 통신사의 입장은 데이터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마지막 단, 즉 ‘라스트마일(Last Mile)’의 부담을 멀리 떨어져 있는 콘텐츠 제공자에게 책임지라는 것입니다.”

 

박경신 교수는 애초 인터넷 접속료는 각 지역의 망 사업자에게 내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서비스가 이뤄지는 지역에서 다시 과금을 할 근거가 없다고 말합니다. 최종단의 망 혼잡 역시 망 사업자가 관리해야 하는 일일 셈입니다.

 

# 통신사, 가입자와 콘텐츠 공급자 양쪽 고려한 요금 설계에서 출발

 

하지만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통신사들의 입장은 ‘데이터가 우리 회선을 타고 이동하니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상 망중립성을 떠나 이용료를 받아 수익을 높여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 통신사의 입장이고, 이 법 개정안이 검토되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망 이용료를 요구할 수 있나’를 따져야 할 겁니다.

 

통신 업계의 전문가를 통해 통신사들이 왜 망 이용료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요금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공식 코멘트가 아니기 때문에 익명으로 다른 관점에서 전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합니다.

 

이 전문가의 설명은 우리나라의 인터넷 요금제 설계가 쌍방향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애초 네이버와 다음, 벅스뮤직, 싸이월드 등 우리나라의 초기 인터넷 서비스의 급격한 성장은 해외 사업자보다 국내에 쏠려 있었고, 이들의 서버는 모두 국내 네트워크에 물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자연스럽게 이 기업들에게 망 접속료를 받아왔지요. 네이버는 연 700억 원, 다음은 30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주 비싼 요금 체계를 이용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파리에 비해 8배, 뉴욕에 비해 4배나 높은 비용이라고 하네요.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현재까지 누적조회수 36억회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 조회수 당 평균 3메가바이트(MB)의 트래픽이 발생했다고 가정했을때 10페타바이트(PB)가 넘는 트래픽이 유발됐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통신사들은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둬왔고,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환경을 꾸릴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가 내는 요금만으로는 유지가 어려운 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날 유튜브와 넷플릭스, 그리고 페이스북 등 큰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우리 서비스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이 기업들이 국내에 서버를 두어야 네이버, 다음에 준하는 네트워크 접속 비용을 받을 수 있는데 현재의 인터넷 구조에서는 청구서를 보낼 대상도, 명분도 흐릿한 셈이지요. 법을 통해 그 근거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번 법 개정안의 의도일 겁니다.

 

결국 인터넷으로 데이터가 옮겨지는 과정에서 이용자가 내야 하는 요금은 어디까지이고,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 사업자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은 어디인가에 대한 논의인 셈입니다. 특히 우리가 넷플릭스에 내는 요금 중에서 일부는 네트워크 요금과 투자비용으로 쓰일텐데 이것이 특정 통신사업자에만 집중되고 우리가 쓰는 네트워크에는 투자되지 않는 것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영상을 보는 이용자들이 결국 이 대형 기업들이 물어야 하는 비용까지 내야 하는 상황으로 해석되는 것이지요. 우리의 비용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네트워크 환경에 넷플릭스가 올라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겁니다.

 

# 콘텐츠 업계가 말하는 ‘역차별’의 의미

 

이번 논란에서 가장 갸우뚱하게 될 부분은 아마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캐시 서버를 제안했고, SK브로드밴드가 이를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애초 이 갈등의 시작은 해외 망 접속량 증가에 따른 서비스 품질 하락과 그에 따른 망 접속 비용, 추가 투자 부담 등이었습니다. 그래서 해외 접속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국내에, SK브로드밴드 네트워크 아래에 캐시 서버를 두자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넷플릭스에 접속하는 일본 서버 역시 캐시 서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캐시 서버를 아예 내부에 두면 해외망과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될 겁니다. LG유플러스와 딜라이브가 이미 이 방식으로 넷플릭스 서비스에서 큰 효과를 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안이 왜 SK브로드밴드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걸까요?

 

물론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게 망 접속료를 받지 못해도 망 이용료는 받아야 한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게 어떻게 보면 네이버나 다음 같은 국내 기업들과 공평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본 듯합니다. ‘역차별 해소의 방법’이라는 말까지 하는 걸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국내 콘텐츠 기업들도 이번에는 해외 경쟁사에 대한 비난 대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망 이용 비용 문제와 연결됩니다. SK브로드밴드의 말처럼 넷플릭스에게 이용료를 받는 것이 역차별 해소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우리도 망 접속료 외에 명분 없는 망 이용료 낼 필요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 아닐까요? SK브로드밴드의 주장이 힘을 받지 못하고 법 개정안도 통과되지 않는다면 망 이용료를 다시 원점에서 검토, 합의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 말이지요. 반대로 통신사로서도 이제까지 국내 기업들에게라도 망 이용료를 받고 있는 구조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전쟁(?)을 쉽게 양보할 수 없습니다.

 

국내 콘텐츠 기업도 좋아서 망이용료를 내는 건 아니다. 만약 망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면 콘텐츠의 질이 올라갈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콘텐츠 업계로서도 이는 예민한 문제가 됩니다. 박경신 교수는 장기적으로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비롯해 네이버, 다음 등의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들이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점차 콘텐츠는 사업자가 아니라 이용자나 외부 기업이 만들어 플랫폼에 태우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망 부담이 늘어나게 되면 플랫폼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어떤 플랫폼은 늘어나는 트래픽에 대해 킬러콘텐츠 노출을 망설이게 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콘텐츠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터넷의 역할인데, 그 근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10억 번 넘게 재생되는 콘텐츠는 그만큼 트래픽을 많이 만들어낼테고, 그에 따라 적절한 광고 수익과 네트워크 비용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결국에는 콘텐츠의 길이를 제한하거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노출에 제한을 두거나 유료화하고, 검색이나 추천의 우선 순위에도 조정이 생기는 등 방문자 수를 조정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콘텐츠 사업자로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올해 초 왓챠가 이 문제를 두고 해외보다 15배 가량 비싼 망 이용료 때문에 4K나 VR 콘텐츠는 엄두도 낼 수 없다는 것처럼 국내 기업이 느끼는 역차별은 사실 넷플릭스가 돈을 내지 않는 것보다 당장 내 주머니에서 쓸 수 있는 돈에 대한 걱정이 더 큽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네이버가 700억 원 대 망 이용료를 낸다는 이야기에 ‘넷플릭스한테는 1000억원 쯤 받을 수 있겠네?’라고 되묻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마침 박경신 교수와 이야기 중에 캐시 서버의 커버리지가 언급되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이 통신사에 내는 망 접속료, 망 이용료는 전 세계의 인터넷이 닿는 모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입하는 대가이고, 국내에 놓는 해외 사업자의 캐시 서버는 국내, 혹은 해당 통신망 가입자로 제한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서비스로 봐야 한다는 것이 박경신 교수의 설명입니다. 이것도 인터넷의 원리와 맞춰보면 흥미롭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 우리가 인터넷을 쓰는 이유

 

인터넷은 한 국가 내에서 모든 통신사가 똑같은 품질로 서비스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더 나아가 전 세계가 똑같은 품질의 인터넷으로 정보 격차를 줄이는 것이 많은 국가와 기업들의 목표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엄격한 기준에 따라 사업자를 선발하고 이렇게 자격을 검증받은 통신사업자에 대해 여러 권한과 혜택, 그리고 의무를 부여합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라는 명예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도 서비스이고, 트래픽과 복잡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기업 간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통신사마다 특정 서비스에 유, 불리가 구분되는 서비스 커버리지가 생기는 상황이 닥친 셈입니다. 응답속도가 중요한 게임에 유리한 인터넷 사업자, 클라우드에 최적화되어 있는 사업자, 영상 콘텐츠를 보기에 쾌적한 사업자 등으로 구분이 생기는 것이지요.

 

물론 이 간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터넷은 이제 공공재의 틀 안에 들어가 있고, 기간사업자인 KT를 제외하더라도 어떤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더라도 똑같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나라 통신 서비스의 기본 정책 방향성입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 요금제를 낮춰왔고, 같은 요금으로 더 여유롭게 인터넷 패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번 논란은 이제까지 국내 트래픽에 집중되면서 없던 일이 해외 서비스들의 성장으로 새로운 형태의 고민을 우리 인터넷 시장에 던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애초 인터넷은 우리나라만의 내부 인트라넷이 아니라 전 세계를 연결하는 서비스였으니까 말이지요. 그리고 앞으로도 비슷한, 아니 어쩌면 이제까지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 유튜브 등으로 이제까지 암묵적으로 지켜져 왔던 ‘인터넷 속도의 비슷한 품질’도 통신 사업자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이용자들이 알았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성장이 멈추고 성숙도에 접어든 것이 국내 네트워크 시장인데, 그 속사정을 조금 알게 된 이용자들이 품질을 기준으로 다시 인터넷 사업자를 선택하고, 이게 다시 LTE, 5G 등 무선통신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보입니다. 소비자, 이용자들은 스스로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고, 때로는 그 사정을 기다려주지도 않습니다.

 

인터넷의 본질은 개방성이고 모든 이용자에게 똑같은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모든 인터넷 패킷은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어야 한다.

 

긴 이야기를 끌어왔는데 인터넷과 서비스 이용자 입장에서 제 생각도 조심스럽게 꺼내볼까 합니다. 저는 인터넷이 산업적인 성장, 그리고 사회적인 의미를 갖게 된 계기가 개방성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기본적인 윤리 기준 안에서 모든 이용자에게 똑같이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모든 패킷은 인터넷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통신사에 가입하는 이유는 국내 인터넷만을 쓰기 위한 것도 아니고, 동시에 넷플릭스만 보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각자가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일 뿐이라는 다소 사업자들과 동떨어진 원칙적인 요구사항만 있을 뿐입니다.

 

블로그나 영상을 통한 개인 창작자, 소규모 개발사, 콘텐츠 스타트업 등 인터넷은 기존의 전파와 종이 위주의 틀을 깨면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도, 네이버도, 카카오도 처음부터 대기업으로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큰 기업이라고 해서 패킷이 차별받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순진한 기준일 수 있지만 그 원칙이 지켜져야 인터넷이 성장하고, 또 그 안에서 새로운 사업자와 콘텐츠 제작자가 성장하면서 트래픽을 일으켜 통신사들도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5G 시대에 통신사들이 가장 목마른 것이 빠른 네트워크 속도와 넓은 대역폭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 킬러 콘텐츠이기도 하니까요.

 

또 하나, 규제는 꼭 필요하지만 결국 빠르게 국내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해외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장치들이라는 느낌을 만들어낼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제품, 인프라, 서비스 등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적어도 해외 기업을 규제로 견제해야 비슷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열등감도 기업들 사이에서 사라져야 할 겁니다. 정부의 규제나 국회의 법 개정도 국내 사업자 보호 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이익에도 초점이 맞춰진다는 인상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용자들은 꽤 많은 것들을 알고 있으니까 말이지요.​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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