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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그룹 운영 유명 골프장 공시지가 1/4토막 난 사연

군포시 "골프장과 승마단 부지 공시지가 2018년 동일하게 재산정"…삼성 측 "공시지가 업무 수행하는 건 지자체인 군포시"

2020.05.15(Fri) 10:51:14

[비즈한국]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명문 골프장 안양컨트리클럽(구 안양베네스트)의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안양컨트리클럽 내에 국유지와 시유지가 대거 포함된 사실도 드러났다. 비즈한국이 자세한 내용을 취재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공들여 만든 명문 골프장 안양컨트리클럽.  사진=안양컨트리클럽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안양컨트리클럽(18홀, 파72, 6951야드)은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일본 및 서구의 명문 골프장에 견줄 코스를 만들기 위해 일본인 미야자와 초헤이에게 설계를 맡겨 1968년에 개장한 골프장이다. 1996년 세계적인 골프코스설계가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Robert Trent Jones Jr.)가 코스 리뉴얼 공사를, 2012년 제일모직(현 삼성물산)이 클럽하우스를 새로 짓고 코스를 보완하는 대공사를 진행했다. 삼성그룹은 안양컨트리클럽 이외에도 가평베네스트GC, 안성베네스트GC, 동래베네스트GC, 글렌로스GC, 레이크사이드CC을 운영한다.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최고의 명문 골프장으로 인정받은 안양컨트리클럽은 안양시가 아닌 군포시에 위치한다. 부곡동 1번지 외 200개 토지의 면적은 89만 2164㎡(26만 9879.61평)에 달하며,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삼성승마단도 골프장 안에 있다. 

 

# 안양CC 내 삼성승마단, 공시지가 4분의 1로 하락

 

그런데 안양컨트리클럽 내 삼성승마단 부지의 개별공시지가가 2017년 30만~50만 원대에서 2018년 14만 원으로 크게 떨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건설 및 부동산 업계에서는 개별공시지가가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삼성승마단 부지의 2017년 1월 기준 개별공시지가는 당동 477-3번지 외 22개 필지(3만 9687㎡, 1만 2005.32평)가 59만 원, 당정동 780-3번지(5292㎡, 1600.83평)가 38만 2000원, 당정동 781번지(8307㎡, 2512.87평)가 29만 1000원, 당동 622-2번지(109㎡, 32.97평)와 당동 622-3번지(92㎡, 27.83평)가 19만 4700원이었다. 그런데 2018년 1월 기준 개별공시지가 27개 토지 모두 14만 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되면서 합산 공시지가가 무려 2017년 278억 9334만 5700원에서 2018년 74억 8180만 원으로, 204억 516만 5700원이나 떨어졌다. 2019년에는 개별공시지가가 14만 5000원(합산 공시지가 77억 5561만 5000원)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4억여 원에 달하는 공시지가 하락으로 삼성승마단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의 세금이 최소 수천만 원에서 최대 수억 원까지 감소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군포시 관계자는 “안양컨트리클럽과 승마단은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체육시설로, 그동안 개별공시지가가 구분된 채 책정됐다. 이에 삼성그룹이 2017년 군포시에 공시지가 이의신청을 접수했고, 군포시가 이를 받아들여 201개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를 2018년 14만 원으로 동일화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안양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삼성물산 측에서도 동일한 내용으로 답변했다.

 

군포시는 2010년부터 안양컨트리클럽 내 골프장과 승마단 부지를 나눠 개별공시지가를 평가해 왔다. 뒤늦게 골프장과 승마단 부지의 개별공시지가를 동일하게 책정한 점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토지를 소유한 건 삼성물산이지만, 공시지가 업무를 수행하는 건 지자체인 군포시다. 관련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군포시 관계자는 “오래전 일인 데다 당시 담당자가 근무하지 않아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삼성그룹, 국유지에 골프장 만들었다?

 

경기도 군포시에 위치한 안양컨트리클럽 위성지도.  사진=네이버지도

 

한편 안양컨트리클럽 내에 국유지와 시유지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등기부와 토지대장에 따르면 부곡동 1030번지 외 14개 필지(4312㎡, 1304.38평)는 국토교통부가, 당정동 산15번지 외 6필지(6414㎡, 1940.24평)는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국유지다. 또 당정동 776-1번지(172㎡, 52.03평)는 군포시가 소유한 시유지로 확인됐다. 삼성물산이 골프장과 삼성전자가 승마단을 운영하는 곳에 축구장 1.5배 크기인 1만 898㎡(3296.65평)의 국유지와 시유지가 포함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안양컨트리클럽 내 국유지는 골프장 바깥쪽 대로변과 맞닿거나 골프장 안쪽 도로 및 도랑에 해당하는 땅이다. 관리청인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토지 사용료를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면서 “시유지는 승마단과 당정근린공원을 구분하기 위해 펜스를 쳐놓은 삼성물산 소유 땅과 군포시 소유 땅의 경계선 상에 위치한다. 그래서 건축물대장에는 ‘안양컨트리클럽’, 토지대장에는 ‘공원’으로 표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포시가 2014년 시민으로부터 기부체납 받은 당정동 776-1번지에 공원을 조성하지 않고, 삼성물산에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군포시 관계자는 “당정동 776-1번지는 당정근린공원에 포함되지 않으며, 실제로 공원이 조성된 곳도 아니었다. 삼성그룹이 경계선 상에 펜스를 설치했다고 하는데, 현장 점검을 나가보니 실제로는 자연녹지지역인 구분된 당정동 776-1번지 안쪽에 펜스를 설치한 것으로 보였다”면서 “삼성전자가 승마단 건물을 지으면서 건폐율을 맞추기 위해 군포시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당정동 776-1번지를 침범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만간 정확한 측량을 통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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