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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신약리포트] 3대 혈액암 '다발성 골수종' 신약경쟁 활활, 완치의 꿈 성큼

국내 시장은 외국 제약사가 지배…재발 잦아 유지요법 급여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 나와

2020.05.12(Tue) 18:08:30

[비즈한국] 인류 문명은 수많은 질병을 정복했지만 여전히 각종 희귀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적지 않다. 질병은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 21세기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요 제약사들은 과연 어떤 신약을 준비하고 있을까. 또 반대로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은데도 쉽게 신약이 나오지 않는 배경은 뭘까. 비즈한국은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신약을 소개하고 개발 현주소와 전망을 알아본다.

 

2017년 5월,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치료를 받던 A 씨의 어머니는 갑작스레 안 좋은 소식을 맞닥뜨려야 했다. 폐렴 증상이 반복되고 빈혈 수치가 높아 골수검사를 진행했는데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것. 림프종, 급성백혈병과 함께 발병률이 높은 3대 혈액암 중 하나인 다발성 골수종은 완치가 어려운 질병으로 손꼽힌다. A 씨의 어머니는 이후 1년간 치료를 통해 많이 호전됐지만 휴지 기간 동안 병이 재발했고 결국 지난 3월 초 숨을 거뒀다.

 

다발성 골수종은 고령 환자에게 특히 많이 발병한다. 보건복지부의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다발성 골수종 환자 1629명 중 75~79세 환자가 274명으로 가장 많았고, 65~69세 환자가 270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0~34세 환자는 4명에 불과했다. 다발성 골수종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질병 중 하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5566명이던 환자는 2018년 7742명으로 39% 증가했다.

 

다발성 골수종은 고령화에 취약한 병이다. 재발도 잦아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가 치료제에 관심이 많다. 종합병원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박은숙 기자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다발성 골수종을 치료하는 신약에 관심을 자주 보이고 또 그 효과도 입증되는 터라 치료 상황이 몹시 나쁜 편은 아니다. 그러나 다발성 골수종은 ‘메디컬 푸어’가 많은 질병이다. 재발이 빈번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약이 적고, 급여가 적용된다고 할지라도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은 노령 환자들이 많아서다. 백민환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장이 “약 자체는 많지만 좋은 상황이라 볼 수는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국내 시장은 외국 제약사 신약이 지배

다발성 골수종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악성 형질세포가 증식해 신부전, 빈혈 등의 증상이나 면역기능 저하로 인해 감염이 초래되는 질환이다.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노화와 석유제품 노출 등이 발병률을 높인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다. 빈혈이나 잦은 출혈, 뼈의 통증이나 골절, 전신 쇠약 등이 주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시장은 외국 제약사가 지배하고 있다. 외국 제약사가 신약을 내놓고 국내 제약사가 동일 성분의 제네릭(복제약)을 뒤따라 출시하는 특징을 보인다. 1차 치료제인 미국 얀센의 벨케이드주와 미국 세엘진의 레블리미드캡슐, 2차 치료제인 미국 암젠의 키프롤리스주, 3차 치료제 세엘진의 포말리스트캡슐, 4차 치료제인 얀센의 다잘렉스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보령제약과 종근당, 광동제약, 삼양바이오팜 등이 진출해 있다. 신약과 제네릭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외국 제약사 치료제의 처방률이 높다고 한다.


다발성 골수종을 타깃으로 한 신약은 활발히 나오는 편이다. 재발이 잦은 질병의 특성 탓에 환자의 생존 기간을 더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해달라는 요구가 꾸준히 있기 때문이다. 백민환 회장은 “1차 치료제가 들지 않으면 2차 치료제를, 그다음은 3차 치료제를 쓰는 방식인데 4차 치료제까지 있다는 말은 약이 듣지 않는 사람도 많다는 뜻이다. 환자에 따라 약물에 따른 부작용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환자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길 원한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 종근당도 신약 개발 박차

 

현재 카티(CAR-T) 세포치료제도 다발성 골수종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카티 치료제는 환자의 몸에 있는 T세포가 암세포만 공격하는 기전을 갖는다. 대표적인 약으로는 2018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혈액암 치료제 킴리아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고, 현재 노바티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약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종근당과 JW중외제약 등 국내 몇몇 제약사도 다발성 골수종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종근당 본사. 사진=고성준 기자


국내 몇몇 제약사도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읽고 다발성 골수종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종근당은 2007년 다발성 골수종에 대한 경구제 신약 연구를 시작해 2017년 임상1b상을 허가받아 진행 중이다. 히스톤디아세틸라제6(HDAC6)을 억제해 암세포의 사멸을 일으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JW중외제약도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신약에 대한 임상1b상 연장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신약이 이른 시일 내에 출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종근당 관계자는 “아직 임상1b상이기 때문에 출시 시점을 말하기는 이르다”며 “다발성 골수종 신약이 많은 편이라 하더라도 제약사마다 기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어떤 점을 공략하는지가 중요할 듯하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사업보고서에서 “키프롤리스(암젠의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의 치료비용(주사제 하나당 1658달러)을 참고해볼 때 주요 시장에서 최대 대상 환자의 20%를 확보하면 2027년경 약 15억 달러(1조 8402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발성 골수종​은 여러 제약사가 치료제 경쟁에 뛰어들며 완치가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온다. 다만 약값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발성 골수종은 재발이 빈번한 질환이지만 환자가 치료제를 유지요법으로 사용할 경우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 백민환 회장은 “유지요법으로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재발 후 항암요법으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건강보험 재정 면에서도 경제적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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