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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두산건설 퍼붓기 지원' 총수 형제 리스크 부각되는 까닭

박정원 회장이 이끌던 매각해야 할 두산건설에 2조원 직간접 지원이 그룹 전체 부실화 초래

2020.04.17(Fri) 16:57:28

[비즈한국] 두산그룹이 주력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달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두산중공업 채권단이 지난 달 1조 원을 대출 지원하기로 하면서 급한 불을 껐지만 4조 2000억 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가 올해 돌아오면서 살얼음을 걷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 부실 계열사 두산건설에 대해 합리적 경영 판단이나 회수계획없이 2010년부터 직간접적으로 2조 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서울 동대문 인근 두산그룹 본사. 사진=박정훈 기자


이 과정에서 장기간 두산건설 경영을 진두지휘했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그의 친동생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의 총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일찌감치 매각했어야 할 두산건설에 두산중공업의 무리한 지원이 지속되면서 그룹 전체가 동반 부실에 빠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 박두병 창업주의 장손인 박정원 회장은 2005년부터 두산건설 전신인 두산산업개발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2009년 두산건설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 경영을 전면 지휘했다. 박 회장은 2016년 두산그룹 회장을 맡은 후에도 현재까지 두산건설 총괄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두산건설에는 박 회장의 사촌동생인 박태원 부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두산건설은 연결기준 2011년 영업손실 3086억, 2012년 영업손실 4491억 원 등 대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두산그룹의 지원으로 잠시 회복된 후 2015년 영업손실 1278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역시 잠시 회복했으나 2018년에 영업손실 5215억 원을 기록했다. 

 

다른 재벌그룹 계열사들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경영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수년 내 회복했다는 점에서 두산건설의 장기 경영위기에 대해 대표이사였던 박정원 회장으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건설이 대규모 적자에 빠질 때마다 회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두산중공업의 역할이 가장 컸다. 구체적으로 두산중공업은 화학기계,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두산메카텍을 두산건설에 합병시켜 현물출자 방식으로 약 7000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2013년 ‘배열회수보일러’ 사업부분을 두산건설에게 현물출자 방식으로 약 5716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두산중공업은 2011년 6월, 2013년 4월, 2019년 5월 등 세번에 걸쳐 약 8161억 원에 달하는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도 두산건설에게 3000억 원을 대여해 유상증자 포함 총 6000억 원을 지원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말 상장 폐지된 후 두산중공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두산중공업은 화력발전소 등 수주물량 급감과 부실 계열사인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으로 인해 경영 악화에 빠졌다. 두산중공업 매출은 별도기준 2012년 7조 6726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3조 7086억 원으로 감소하는 등 7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877억 원으로 전년 1846억 원에 비해 52.5% 급감했다.

 

박정원 두산그룹두산건설 회장(왼쪽)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형제. 사진=각 사


지난 달 두산중공업 채권단이 긴급자금 지원을 약속하자 두산그룹은 지난 13일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했다.

 

다만 구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밝히진 않았다. 자구안에는 유상증자, 두산그룹의 계열사 지분 매각 방안, 인력감축 등을 망라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그룹은 유동화 할 수 있는 모든 자산에 대해 처분할 계획이다. 

 

두산그룹 측은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마련하고,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박정원 회장이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강조해 오던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을 하는 두산솔루스와 연료전지 회사 두산퓨얼셀 등도 매각 대상에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두산 솔루스 매각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정밀 실사를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게 된다. 

 

참여연대는 지난 9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성 전 두산중공업 회장, 정지택 전 두산중공업 부회장, 한기선 전 두산중공업 운영총괄 사장, 최형희 재무관리부문장 부사장 등 두산중공업 전·현직 사내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업무상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주목된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두산중공업의 두산건설 채무보증 금지와 부당지원행위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회사 간의 채무보증을 금지해 그룹 내 부실위험의 전이를 방지하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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