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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로얄층·저층 차이가 하락세? 시세 제대로 읽으려면

같은 단지·면적이라도 '층수·향·타입·동 위치'에 따라 큰 차이…1회성 거래로 판단하지 말아야

2020.04.06(Mon) 17:20:57

[비즈한국] ‘서울 아파트값, 9개월 만에 첫 마이너스…강남 재건축 실거래가 5억 ‘뚝’(2020.4.2. 디지털타임스)’.

 

‘호가 낮춰도 안 팔리는 강남…‘풍선효과’ 주춤한 강북·수도권(2020.3.29. 연합뉴스)’.

 

‘늘어나는 급매물…서울 아파트값 하락세 ‘초읽기’(2020.3.27. 아시아경제)’.

 

 ‘위기의 서울 부동산시장…강남 이어 강북 급매물 증가?(2020.3.20. MTN).

 

지난 3주간 집값 하락에 대한 기사가 경쟁하듯 쏟아졌다. 실제 강남 3개 구의 아파트 시세는 2주 연속 하락했다.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의 주요 아파트 일부도 아직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상승률이 둔화됐다. 진짜 강남발 하락이 시작된 걸까? 물론 하락할 수도 있지만, 아직 하락한 것처럼 통계를 해석해선 안 된다.

 

3월 31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시세가 하락했는지 정확하게 판단을 하려면 똑같은 조건의 세대가 거래된 사례를 두고 비교해야 한다. 조건이 달라지면 전혀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시세 비교 시 꼭 따져봐야 하는 게 있다. 상품 경쟁력의 차이는 없는지, 거래 당사자 간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는지 말이다. 

 

먼저 상품 경쟁력의 차이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층수’다. 그 다음이 ‘향’, ‘타입’, ‘동 위치’다. 4개 조건이 다르면 시장의 상승기, 하락기와 무관하게 수 억 원씩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노원구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지역은 중계동이다. 학원가 사거리 주변의 아파트는 특히 인기가 많다. 그중에서 청구 3차는 대기 수요가 많은 단지 중 한 곳이다. 해당 기사는 ‘지난 1월 9억 9000만 원에 거래된 노원구 중계동 청구 3차 84㎡가 이번 3월에는 9억 2500만 원에 거래됨으로써 6500만 원이나 하락했다’며 시장의 시세 하락을 이야기했다. 기사에는 거래된 해당 층이 생략됐다. 다음은 2020년 중계청구3차 아파트 실거래 내역이다. 

 


지난 1월 9억 9000만 원에 거래된 층은 11층이다. 15층짜리 아파트에서 11층은 ‘최고 로얄층’이다. 3월 9억 2500만 원에 거래된 층은 2층이다. 3층 이하는 저층으로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로얄층 대비 낮은 시세로 거래된다. 심지어 3월에도 12층은 9억 9800만 원에 거래됐다. 오히려 더 높은 실거래가도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층수는 아파트 시세 평가 시 대단히 중요하다. 

 

1억 7000만 원 낮게 거래됐다고 보도된 잠실트리지움 아파트 사례는 ‘타입에 대한 선호도’가 반영된 시세 차이다. 2019년 12월 19억 8000만 원에 거래됐다고 하는 잠실트리지움 84㎡와 2020년 3월 18억 1000만 원에 거래됐다고 하는 동일 규모 세대의 차이는 바로 ‘평면 타입’이다.

 

지난해 12월에 거래된 호실은 판상형 타입에 현관전실, 드레스룸, 맞통풍 구조를 가졌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타입이다. 반면 올해 3월에 거래된 호실은 전형적인 타워형 구조다. 2베이 평면에서 주방 창문이 없는 구조다. 

 

잠실 트리지움 110㎡A​ 평면도. 사진=네이버부동산


잠실트리지움 아파트 110㎡B​ 평면도. 사진=네이버부동산


두 타입의 거래 역시 대부분 부동산 시장 현황과 무관하게 평상시에도 그 정도 차이가 난다. 심지어 현재도 호가만 놓고 보면 22억 원짜리 매물이 있고, 17억 원짜리 매물이 있기 때문에 무려 5억 원의 차이가 난다. 층수, 동 위치, 타입 등의 차이 때문이다.

 

잠실트리지움 아파트 110㎡형의 4월 6일 매매 최고 호가. 사진=네이버부동산

 

잠실트리지움 아파트 110㎡형의 4월 6일 매매 최저 호가. 사진=네이버부동산

 

이 외에도 ‘거래 당사자 간 특별한 관계에 의한 저가 거래’ 사례도 있다. 얼마 전 잠실 최고 인기 단지인 ‘리센츠 84㎡’가 16억 원에 거래됐다는 기사가 이슈화됐다. 부자간 증여 성격의 거래였음이 추후 기사로 밝혀졌다. 더 재밌는 건 다시 19억 500만 원에 거래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급락의 결과가 아니었다. 

 


최근 반포주공1단지가 경매 물건으로 등장했는데, 시세보다 더 낮은 ‘감정가 대비 80%’ 유찰에도 입찰자가 없어 2차 유찰을 앞두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반포주공1단지는 재건축 아파트이다. 아마도 청산 받아야 할 조건의 세대이고, 청약 금액이 감정가 대비 낮기 때문에 유찰된 걸로 분석된다. 

 

아파트 거래 시세를 단순하게 해석하면 안 된다. 아파트는 거래가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 없이 낮게 거래될 수 없다. 거래 때마다 조건이 다르거나 사정이 있다. 그 내용을 공부하는 것도 부동산 공부다. 이 부분이 통계 해석을 위한 전문가가 필요한 곳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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