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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만년필 느낌 그대로' 몽블랑 헤드폰 MB01 리뷰

기대 이상의 음질과 명품다운 뛰어난 만듦새…전문 오디오 제품 대비 비싼 가격 '걸림돌'

2020.03.31(Tue) 10:08:49

[비즈한국] 몽블랑이 무선헤드폰 MB01을 출시했다. 몽블랑은 만년필로 유명한 회사인데 최근 디지털 기술에 노력을 쏟고 있다. 삼성 갤럭시와 함께 스마트폰 액세서리도 내놓은 적이 있고 스마트워치, 이제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까지 출시했다. 21세기에 잉크가 줄줄 흐르는 만년필만 만들며 버티기에는 힘든 법이다. 

 

몽블랑의 디지털 도전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3대 명품 업체 중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스와치 그룹이 비교적 디지털 기술에 소극적인 반면에 3위인 LVMH 그룹은 루이비통과 태그호이어를 통해 이미 스마트워치에 도전했다. 루이비통은 무선 이어폰까지 내놓기도 했다. 3위 업체인만큼 적극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반전을 노리는 거다. 매출액 기준으로 2위인 리치몬트 그룹은 그동안 유보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몽블랑을 앞세워 서서히 디지털 제품에 도전하고 있다.

 

가죽과 크롬을 잘 다루는 몽블랑답게 디자인은 고급스럽고 만듦새도 좋다. 사진=김정철 제공

 

몽블랑의 첫 헤드폰 MB01은 명품 콜라보 콘셉트에 머무르지 않는다. 명품의 만듦새는 가져오되 실제 쓰임새 역시 고민을 해서 만들었다. 디자인은 몽블랑 만년필의 느낌 그대로다. 금속과 가죽을 잘 조합했고 금속 부분은 크롬으로 마감해 매끈한 만년필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했다. 소홀하기 쉬운 충전 케이블이나 3.5mm 이어폰 잭도 모두 몽블랑 마크를 새기고 매끈한 크롬으로 마감해 아이덴티티를 놓치지 않았다. 

 

몽블랑의 별표 로고가 영롱하게 빛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사진=김정철 제공

 

무게도 비교적 가벼운 편이고 만듦새도 완벽해서 디자인 만족도는 상당히 뛰어나다. 다만 이어컵과 헤드밴드를 연결하는 연결부가 플라스틱이라 내구성이 살짝 걱정되기는 한다. 이어컵도 교체할 수 없는 구조다. 혹시 본사에서 교체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홈페이지에는 해당 내용이 없다. 

 

컨트롤은 모두 오른쪽에 몰려 있는데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보지 않고 조작해도 혼동되지 않도록 버튼의 크기나 형태 등을 달리했다. 몇 분만 만져보면 더 이상 혼동될 가능성이 없다. 머리에 써 보니 착용감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양가죽으로 만든 이어컵은 부드러우면서도 폭신하다. 헤드밴드 역시 양가죽으로 마감해서 머리의 압박이 덜하다. 차음성도 뛰어나다. 귀에 완전히 밀착해 외부 소리를 어느 정도 막아준다. 

 

조작부 설계가 잘 되어 있어 오동작없이 조작하기가 좋다. 다만 지문이 잘 묻는 재질이라서 가끔 닦아줘야 한다. 사진=김정철 제공

 

여기에 노이즈캔슬링 기능도 집어 넣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도입한 브랜드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 소니, 보스, B&O, B&W, JBL, 젠하이저 등 전문 오디오 브랜드 위주다. 몽블랑은 헤드폰에는 첫 도전이지만 그래도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넣어 기능적인 면도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노이즈캔슬링 효과가 아주 강력하지는 않다. 노이즈캔슬링 효과가 강력하면 주변 소음 차단 효과가 강하지만 반면 귀가 먹먹해지고 부자연스러운 음질을 느낄 수가 있다. 몽블랑은 고주파음 위주의 소음만 제거해주는 가벼운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집어 넣어 자연스러운 음질과 편한 느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차음성이 강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외부 소리 듣기 기능도 넣었다. 

 

접을 수 있어 이동시에 편리하다. 패키지에는 융 파우치가 포함돼 제품을 보호할 수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무엇보다 음질이 환상적이다. 깊은 저역은 일반적인 헤드폰보다 한 수 위다. 저역이 너무 강하면 중고역이 흐려지는데 그런 부분도 적다. 맑고 청아한 보컬과 깊은 저역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들인 튜닝이다. 몽블랑은 이번 헤드폰 튜닝을 위해 미국의 유명한 헤드폰 제작자인 ‘알렉스 로슨’을 영입했다. 알렉스 로슨은 수 백만원짜리 고성능 헤드폰을 주로 제작하는 ‘오디지’ 브랜드의 공동 설립자 중에 하나다. 음질만 따진다면 무선 이어폰 중에는 1, 2위를 다툴 환상적인 튜닝이다. 배터리는 20시간 정도로 지속된다. 

 

단점도 있다. 아직까지 별도의 앱을 제공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이 수준의 헤드폰들은 앱을 통해 이퀄라이저 조절이나 노이즈캔슬링 효과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몽블랑 MB01은 5월 이후에 앱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따라서 앱의 완성도와 기능성이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몽블랑이라는 명품 브랜드라는 것을 감안해도 80만원의 가격을 부담스럽다. 경쟁 제품인 B&O와 B&W 역시 오디오 업계에서는 명품으로 불리는데 가격은 20~30% 이상 저렴하다. 음질 역시 몽블랑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제품 자체의 매력은 뛰어나고 완성도 역시 훌륭하지만 노이즈캔슬링 효과는 평범한 수준이고 경쟁 제품들과의 가격 차이가 걸림돌이다. 하지만 몽블랑 지갑이나 만년필 등의 애호가라면 충분히 탐나는 컬렉션이다. 명품 업체의 첫 제품이지만 이름에 기대지 않고 내실을 다진 점은 충분히 칭찬할만 하다.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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