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부동산 인사이트] 강남구 하락률 전국 2위…태풍일까, 미풍일까?

서초구, 송파구도 하락…코로나19 영향 언제까지 가느냐가 관건

2020.03.30(Mon) 11:48:56

[비즈한국] 3월 4주 차 KB 부동산 지수에 이례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지난 몇 개월간 상승률 상위 지역이던 강남구의 순위가 하락했다. 심지어 전국 시군구 단위에서 하락률 2위 지역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대한민국 부동산의 기준인 강남구가 하락했으니 ‘이제 정말 하락 시장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온다. 강남구뿐만 아니라 서초구, 송파구의 순위도 하락했다. 강남 3구의 하락, 어떻게 봐야 할까?​

 

강남 아파트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서울 주택시장의 이정표’​라 평가되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에 급매물이 나왔다는 기사도 등장했다. 2019년 12.16 대책 이후 1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사라진 급매물이 3월 말부터 다시 시장에 나왔다는 내용이다.

 

급매물이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악성 매물로 쌓일 경우 하락 시장으로 반전될 수 있다. 물론 정상적인 시장이 아니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택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이기 때문에 하락으로 반전됐다는 결론을 쉽게 낼 순 없다.

 

 

실제 급매물이 나오는 지역 중개업소를 통해 어떤 종류의 급매물인지 알아봤다. ‘실거래가 대비 급매’가 아니라 ‘호가 대비 급매 가격’으로 나온 매물이었다. 집주인이 무조건 싸게라도 팔기 위한 ‘급매’가 아니라 이사 등 개별적인 목적으로 매물을 내놓은 상황이었다.

 

시장은 여전히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20억 원 전후로 거래되던 잠실 리센트 85㎡가 17억 원에 거래된 일부 급매를 제외하면, 3월 실거래가가 2월과 비교해 몇 천만 원 이상 등락을 보였다. 심지어 강남권 신규 단지들은 여전히 거래될 때마다 신 고가가 기록되고 있다.

 

강남권의 몇몇 급매 거래로 당장 하락장이 시작한다는 결과를 내는 건 성급하다. 코로나19 사태로 단기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 서울 부동산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이 거품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마무리될 것인가. 그리고 언제쯤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냐’다. 무리하게 투자한 다주택자들의 경우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지면 아파트를 급매 가격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게 되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여전히 신규 청약 시장은 활황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지역 불문하고 대부분의 구축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 모두 시세가 오르는 시장이었다. 지금은 구축의 상승이 멈춘 지 오래됐고, 신축 시장만 활황이다. 2016년부터 부동산 시장은 디커플링 되고 있다. 기존 아파트 시장과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의 경기가 지역마다 다르고, 같은 지역 내에서도 기존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의 매매 경기가 다르다.

 

일반인의 선택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디커플링 중인 시장에서도 반드시 아파트 시장은 입지·상품 경쟁력 유무를 따져야 한다. 신규 아파트일 경우에도 입지 경쟁력을 따져야 하지만, 기존 아파트면 더더욱 입지 경쟁력과 상품 경쟁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매수를 해서는 안 된다.

 

동일 지역 내에서도 신규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가 디커플링 될 수 있다. 신규 아파트 입주를 위해 기존 아파트를 매도해야 하는 경우, 기존 아파트의 매수자가 없어 잔금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입주를 하지 못하는 사례도 꽤 많다. 신규 아파트 수요는 있어도 기존 아파트의 수요층이 충분치 않은 지역이다. 이런 지역의 아파트를 매수하는 경우, 반드시 기존 아파트의 수요층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는 기존 아파트 시장뿐 아니라 신규 아파트 시장으로 문제가 확대될 수 있다. 문제가 된 입주 현장은 이후 분양하는 현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신규 아파트 분양을 받고 기존 아파트를 매도해야 한다면 분양받기 전부터 기존 아파트를 매수해 줄 수요층이 충분한지에 대한 최소한의 점검을 해야 한다. 해당 지역의 수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지역 내 중개업소를 통해 파악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신규 아파트에 입주해야 하는데 기존 아파트 매도가 안 된다면, 기존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 중 하나는 포기를 해야 한다. 급매로 매도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이 급매 물량을 매수하는 경우 좋은 매수 타이밍이 될 수도, 반대로 나쁜 매수 타이밍이 될 수도 있다. 수요층이 풍부하지 못한 지방의 경우 나쁜 매수 타이밍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급매라고 무조건 매수하면 안 된다.

 

최근 과거 분양 현장에서 볼 수 없던 특이한 현장도 있다. 분양은 완판됐는데 해당 지역의 실수요층은 무관심한 현장 사례다. 예를 들면 투자 목적으로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러 갔다가 많은 인파를 보고 입지와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따지지 않고 ‘묻지마 청약’을 하는 사례들이다. 청약률은 높기 때문에 대부분 계약까지 이어지게 된다. 

 

신규 아파트 청약이든 기존 아파트 매수이든 디커플링이 심화되는 이 시점에서는 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투자자들끼리 주고 받는 시장인지, 실수요자층이 충분히 존재하는 시장인지 사전 체크를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기준금리가 0%대로 낮은 데다, 정부가 유례없는 무제한 양적 완화 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는 만큼 당장 폭락 수준의 매물 출현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그래도 무리한 ‘묻지마 투자’는 안 된다. 실거주 목적 수요는 적극적으로, 투자 목적 수요는 조금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 가길 기대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알쓸비법] 거래상 분쟁에서 무조건 소송이 답은 아닌 이유
· [현장] '8시간 30분 혈투' 조원태 승리로 끝난 한진칼 주총
· [현장] '노 재팬 직격타' 롯데쇼핑 주총, 백화점·할인점 신규 출점 안 해
· [단독] 100억 원 대 치료비 먹튀 논란 투명치과, 또 '야반도주'?
· 제이에스자산운용에 어른거리는 '라임 김회장'의 그림자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