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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경영시대] 두산중공업 '시험대' 오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핵심계열사 중공업 경영난…3세 '형제의 난' 이후 4세들은 경영·지분 골고루 참여

2020.03.19(Thu) 14:20:50

[비즈한국] 명실상부 3·4세 경영시대다. 건재한 2세대를 뒷배로 두고 이재용, 정의선 등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섰다. 대부분 계열사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하며 승계 수업을 받는 형태다. 경영 전면에 나선 후계자부터 베일에 싸여 있는 후계자까지 구석구석 조명했다. 

 

겹겹이 쌓이는 위기신호 속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책임이 커지고 있다. 재계 15위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현재 2조 원이 넘는 단기차입금을 안고 있다. 당장 5월을 전후로 1조 원 규모의 회사채 청구대금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기상환이 대거 몰릴 경우, 현금자산이 부족한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용리스크에 대한 불안은 두산을 비롯한 두산인프라코어·두산퓨얼셀 등 계열사의 채권 가격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 회장이 풀어나갈 과제는 간단치 않다. 지난해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며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보였지만, 올해가 본격적인 경영 능력을 평가받을 시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2016년 임기를 시작하며 재계 첫 4세 총수 시대를 열었다. 사진=비즈한국DB

 

#두산중공업, 명예퇴직 이어 일부 휴업 검토

 

두산중공업은 최근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한 일부 휴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11일 공시를 통해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 노력으로 일부 휴업을 검토 중이다. 고정비 절감을 위한 추가 방안 차원으로 대상자들을 선별해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하며, 일정 기간 쉬게 하는 방침이다. 명예퇴직, 일부 휴업 등 구조조정 방안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경영정상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두산중공업 노동조합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17일 서울 중구 두산그룹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 철회 촉구 집회를 열어 “일부 휴업은 정리해고로 가는 수순이다.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특별단체교섭이나 임단협을 통해 다 같이 살 수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18일 사내공지를 통해 만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 공지를 내기도 했다. 2014년부터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 부실 속에서 나온 결정으로, 회사 측은 “가스터빈 국산화와 풍력 등으로의 사업 전환을 꾀하고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불가피하게 명예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의 위기 배경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꼽힌다. 석탄화력발전·원자력발전이 주력사업인 두산중공업이 탈석탄·탈원전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 전환 정책에 직격타를 맞은 것. 이를 타개하기 위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주력 사업에서의 시장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극대화 △​신사업의 본격 성장 △​디지털 전환 성과의 사업화를 그룹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국내 기업 최초 4세 경영시대 열어

 

1962년생인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두산가(家) 4세다. 두산그룹은 2016년 4세대 맏형 격인 박정원 회장이 취임하면서, 국내 기업 최초로 4세 경영시대를 맞았다. 

 

박정원 회장은 대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두산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두산 대표이사 부사장, 두산 대표이사 사장, 두산 부회장을 거쳐 2016년 3월 숙부 박용만 회장의 후임으로 두산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박정원 회장은 2019년 두산그룹 신년사에서 “그룹의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키울 것이다. 연료전지사업은 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전지박사업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2019년 10월 두산그룹 지주사 격인 두산의 전지박을 포함한 소재사업을 ‘두산솔루스’로, 연료전지사업을 ‘두산퓨얼셀’로 각각 인적분할했으며, 두타면세점 특허를 반납하고 두산건설을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두산그룹은 지주사 격인 두산이 두산중공업을,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을 자회사로 두고 지배하고 있다. 최근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했지만, 두산중공업이 처한 위기가 그룹 전체의 불안감으로 퍼지는 걸 막을 순 없다는 분위기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박정원 회장의 친동생 박지원 부회장이 맡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야구사랑으로도 유명하다. 2016년 9월 22일 ​두산 베어스가 ​KT를 꺾고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박정원 두산그룹의 회장이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 나이스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의 수주기반 약화, 재무적 여력 감소로 계열사 지원 부담이 두산으로 집중되고 있는 점이 부정적이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유상증자 참여로 재무여력이 줄었으며 등급전망이 어두워 두산건설의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위기 타개의 핵심 키는 ‘신사업 성장’​에 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정원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연료전지, 협동로봇, 전자소재 등 신사업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수소 관련 사업은 각국의 초기 표준경쟁 단계부터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해야 하고, 협동로봇사업은 물류, 서비스업 등으로 활용도를 확대해 시장을 넓혀야 한다”며 신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은 위기 때마다 대대적인 체질개선으로 극복했다. 캐시카우로 기대됐던 두산밥캣, 인프라코어의 실적부진으로 그룹 계열사 내 위기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체질개선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두산가(家) 4세들 계열사 전반에 진출

 

‘형제의 난’을 겪은 3세들의 뒤를 이어 그룹 전반에 진출한 두산가 4세 경영 시대는 박정원 회장을 중심으로 순항 중이다. 현재 박정원 회장 외 두산그룹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는 4세로는 박용곤 명예회장의 차남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겸 두산중공업 대표(1965년생), 장녀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1963년생)이 있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메카텍 부회장(68년생)과 차남 박석원 두산 부사장(1971년생), 박용현 전 회장의 장남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1969년생)과 차남 박형원 부산밥캣 부사장(1970년생), 삼남 박인원 두산중공업 플랜트EPC BG장(1973년생)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이사(1979년생), 차남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1985년생)도 그룹 경영에 진출해 있다. 

 

4세들은 두산그룹 지분도 나눠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월 30일 기준 박정원 회장은 두산 그룹 지분의 7.41%, 박지원 부회장은 4.94%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 2.46%, 박진원 두산메카텍 부회장 3.64%, 박석원 두산 부사장 2.98%,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 2.70%, 박형원 부산밥캣 부사장 1.99%, 박인원 두산중공업 플랜트EPC BG장 1.99%,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이사 1.96%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1.63% 보유하고 있다(관련기사 [단독] 두산그룹 4세 경영인, 선산 담보로 751억 대출 받은 사연).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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