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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기업엔 엄포…서울시 다산콜센터 재택근무 '공염불' 속살

장애인·임산부도 평소처럼 근무…관계자 "행정 업무라 보안 우려로 재택근무 불가"

2020.03.12(Thu) 14:11:29

[비즈한국] 구로구에 위치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집단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단감염에 대한 국민의 걱정이 한층 높아졌다. 이에 통신3사, 대기업 등에서 운영하는 콜센터가 재택근무를 12일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구로 콜센터 코로나19 대량 집단감염 이후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콜센터는 집단감염에 취약한 사무환경이므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시설 폐쇄 명령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120다산콜센터’는 12일 평소처럼 직원들이 출근해 집단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었다. 또한 박 시장이 사기업 콜센터에 시설 폐쇄 명령 가능성도 비쳤지만, 다산콜센터는 다음주부터 재택근무 대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밀집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다산콜센터는 24시간 운영되며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230명의 콜센터 직원이 근무한다. 야간에는 평균 4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오전 8시 30분경 기자가 직접 신설동역 인근의 120다산콜재단 사옥을 지켜본 결과, 직원들이 출입증을 찍고 출근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산콜센터 직원들은 여전히 전원 출근하고 있었다. ​

 

12일 오전 8시 40분경 120다산콜센터로 출근하는 직원들. 사진=정동민 기자


​집단감염이 발생한 코리아빌딩이 위치한 신도림역처럼 ​신설동역 역시 지하철 1호선·2호선·우이신설선 등 3개 노선의 환승이 가능한 서울 북부의 교통 허브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박원순 시장에 따르면 다산콜센터 직원 절반은 16일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하게 된다. 하지만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재택근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비즈한국은 서울시가 청사 별관에 랜선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다산콜센터 관계자는 “서울시청 별관에 원격 근무지를 마련한 후 사무실을 분리할 예정이다. 근무 환경을 갖추고 16일부터 콜센터 인원 절반을 별관에 배치해 직원 밀집 인구를 떨어뜨리겠다”고 밝혔다.

 

다산콜센터 정문. 사진=정동민 기자


즉 근무지의 이동만 있을 뿐 100명 넘는 인원이 좁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형태는 변하지 않는다. 콜센터 직원들은 여전히 집단감염 노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다산콜센터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실시할 수 있지만 세무·행정 업무를 다루다 보니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며 재택근무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다산콜센터에서 하루 처리하는 전화는 1만 5000여 건, 문자는 평균 3000건이다. 직원은 1인당 하루 평균 80통의 전화를 받는다.

 

다산콜센터 사옥 2~4층에서 콜센터 직원은 층마다 근무하고 있다. 다산콜센터 관계자는 “층마다 근무 인원이 다르지만 평균 80명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산콜센터 직원 모두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고 근무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하지만 사람을 응대하는 직업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하면 발음 문제로 의사소통이 힘들 수도 있고, 하루 평균 80통의 전화를 받다 보니 숨이 차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마스크를 내린 후 전화 통화를 해도 별다른 제재는 없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또한 다산콜센터는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직원 복지를 위한 시각장애인 안마사와 요구르트 배달원은 여전히 출입하고 있었다.

 

시각 장애인 안마사가 타고온 차량. 사진=정동민 기자


12일 출근한 230명 중 임산부 1명과 장애인 5명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산콜센터는 재택근무를 권유했지만, 이들은 회사로 출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신천지가 코로나19 사태의 원흉이라며 집단감염 사태 이후 (구로구 콜센터) 207명의 직원과 신천지 신도 명단을 대조해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다산콜센터 직원들 대상으로는 신천지 신도를 찾지 않았다는 사실도 비즈한국 취재 결과 밝혀졌다.

 

이러한 비즈한국의 지적에 대해 서울시 대변인실은 “상담대화의 음성 품질을 고려해 상담석 근무 중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아닌 근로자 선택사항이다. 마스크 착용이 감염예방의 본질은 아니고, 위생수칙 준수교육과 근무환경 방역이 핵심이다. 다산콜센터는 감염예방을 위해 근로자 의사를 존중해 의사증상 발현 시 출근 안 하도록 여러 차례 안내교육을 하였고, 철저한 방역으로 지금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체근무지 마련에 대해선 “금번 코리아빌딩 사태로 재택근무, 대체근무지 조성 등 한층 더 강화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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