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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19로 폐쇄된 병원, 모든 치료 중단 "이래도 되나"

뇌졸중 재활 골든타임 놓칠까봐 환자들 불만…보건당국 "치료 중단 지침 없다"

2020.03.11(Wed) 18:50:19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네 명이 발생해 잠정폐쇄된 대구의 한 병원에서 9일부터 기존 입원환자에 대한 치료가 전면 중단돼 논란이다. 재활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해당 병원에는 뇌졸중 등 중증 환자가 다수 입원해 있다. 병원 측은 “혹시 모를 감염 확산에 대비해 치료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일부 환자들은 치료가 언제 재개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네 명이 발생해 잠정폐쇄된 대구의 한 병원에서 9일부터 기존 입원환자에 대한 치료가 진행되지 않아 환자들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월 17일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된 고대 안암병원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고성준 기자


앞서 6일과 7일 해당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 4명 중 2명이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8일에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물리치료사와 간병인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자 병원은 8일부터 병원을 잠정폐쇄하고 입원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병실에 격리 조치했다. 병원 측은 첫 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밀접접촉자를 격리해 검사를 시행했으며 동선이 겹치는 직원은 자가격리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8일에는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퇴원을 원하는 환자를 퇴원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퇴원하지 않은 입원 환자들 사이에서는 치료가 갑자기 중단돼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잖다. 이 병원에서는 6층과 7층의 중추신경계재활센터를 통해 환자들이 재활 치료를 받는데 7일 이후 이 시설이 폐쇄됐기 때문.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7일 오전에는 치료사들이 병실을 방문해 치료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이마저도 중단됐다. 특히 이 병원에는 재활 치료가 중요한 뇌졸중 환자들도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환자들은 감염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임은 이해하면서도 치료가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 상황을 걱정했다.

 

입원 환자 A 씨는 “같은 방을 쓰는 다른 환자는 뇌졸중이 발병한 지 막 한 달이 된 급성기 상태인데 재활 치료를 못하고 있다. 뇌졸중 환자들은 발병 6개월 이내 재활이 엄청 중요한데 이 시기를 놓치고 있다. 치료를 제때 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더 심해져 불만이 많다”며 “격리 조치는 이해하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격리되니 전부 걱정이 많아 보인다. 환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먹고 싸고 자는 똥 공장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국내 한 의사는 “뇌졸중 환자들이 잠시 재활 치료를 중단한다고 해서 문제가 크게 발생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 건 사실”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확진자가 발생해 확진자가 아닌 사람들도 같이 격리된 경우 병상을 옮기거나 격리 조치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기존 치료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분당서울대병원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에 코로나19 감염 의심환자를 싣고 온 구급차 운용자가 방호복을 벗어 폐기처분하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이종현 기자


그렇다고 당장 퇴원하기도 쉽지 않다. A 씨는 “확진자와 접촉하지 않았다고 해도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라는 낙인이 찍혀서 다른 병원 입원이 쉬울지 모르겠다”며 “집에 어린아이들이 있어서 피해가 갈까 봐 불안해서 퇴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난 6일 펴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지침’에 따르면 의사환자와 접촉자는 퇴원하더라도 환자 최종 접촉일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를 유지해야 해 다른 병원 입원과 외래 진료가 제한된다.

 

다른 병실에 입원한 환자의 이야기도 비슷했다. 오른손을 다쳐 입원 중이라는 B 씨는 “치료사가 병실에 와서 치료해주지 않는다. 지난주 토요일부터 치료가 안 되고 있다. 불편한 점은 크게 없으나 주변에 환자들 불만이 많다”며 “빨리 치료가 다시 시작되는 게 나한테는 훨씬 좋다. 솔직히 지금 집에 가고 싶은데 손을 다치고 말도 어눌해서 불편한 점이 많다”고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병원 측은 6일 극히 일부 환자들을 대상으로만 치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7~8일은 주말이라 토요일 오전을 제외하고는 병원 규정상 치료를 하지 않는다. 9일인 월요일부터는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으니 11일 기준으로 꼬박 4일째 치료가 중단된 셈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확진자가 발생해 확진자가 아닌 사람들도 같이 격리된 경우 병상을 옮기거나 격리 조치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기존 치료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다만 병원 출입을 엄격히 하고 보호장구를 제대로 착용해야 하는 등 위생 규칙이 좀 더 강화된다”며 “물론 환자를 전담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판단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겠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상태 혹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치료를 중단하라고 하는 지침은 없다”고 설명했다.

 

환자 A 씨에 따르면 11일 오후 병원은 환자들에게 “(격리에) 잘 협조를 하면 질본과 협의해 치료를 하겠다”고 방송했다고 한다. 병원 관계자는 11일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격리 상태로 지켜보는 중이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 치료를 아예 안 하고 있는 것은 맞다. 언제 치료가 다시 시작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환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병원 측은 11일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앞으로 병원에서는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되 지금까지 그래왔듯 지침과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선 대응하고 선 조치해 본 사태가 최대한 빨리 종결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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