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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재벌] '이태원언덕길' 천하의 명당도 공사 잘못 하면 불안해져

우사단길에 단독주택 신축공사 많아 화 입을 수 있어…공사 완료되면 지기 안정 되찾을지도

2020.03.05(Thu) 10:26:17

[비즈한국] 1990년대 초반, 언론과 방송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기이한 사건이 있다. 경남 진주시 대곡면 가정리 중촌마을에는 200여 명이 모여 살았는데, 평화로웠던 이곳에서 2년 동안 28명이나 자연사가 아닌 질병 및 사고로 사망했다. 마을주민들은 원인을 찾아 나섰고, 호랑이가 엎드린 형상(복호형, 伏虎形)의 앞산이 석산 개발로 파헤쳐지자 상처를 입은 호랑이가 놀라서 날뛰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을주민은 공사업체에 공사 중지와 마을회관 앞마당에 호랑이의 기운을 제압할 수 있는 동물인 코끼리석상 한 쌍을 세워달라고 요구했다. 공사업체는 마을주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마을회관 앞에 코끼리석상을 세웠고, 신문과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지금도 여전히 석산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코끼리석상 덕분인지 마을에는 단기간에 여러 명이 사망하는 사건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풍수지리학에서는 이러한 일을 불가파안(不可破顔)이라 표현하며, 호랑이가 엎드린 형상(복호형)의 앞산을 절대로 없애면 안 된다고 판단한다. 

 

경남 진주시 대곡면 가정리 중촌마을회관.  사진=신석우 풍수지리학자

 

얼마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전남 나주시 왕곡면의 선산 맞은편 석산 두 곳을 금호문화재단 자금으로 매입한 후 2013년과 2014년 2년간 능선을 채우고 조경수를 심어 명당을 조성했다. 결국 박 전 회장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직원 6명이 배임 혐의로 지난해 6월 검찰에 송치됐으나, 아직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풍수지리학에서는 입수용맥(入首龍脈, 묘나 집 뒷산이 연결되는 부분)이 끊기거나 상처를 입으면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특히 집 바로 뒷산이 깊이 파이거나 건물이 지어지거나 길이 나면 그 집에 거주하는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 가벼운 경우에는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재산상의 피해를 입지만, 심한 경우에는 크게 다치거나 갑자기 죽을 수 있다. 

 

도시에 산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대표적으로 재개발 열기가 뜨거운 한남동3지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태원언덕길(용산구 이태원·한남동)을 꼽을 수 있다. 수많은 대기업 재벌 총수들이 모여 살아 국내 최대 부촌으로 유명해진 동네다. 

 

지난 칼럼에서 설명했듯 이태원언덕길은 영구음수형의 명당이다(관련기사 [풍수@재벌] 이건희 회장이 집무실로 사용한 승지원). 거북이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 순천향대학병원 인근인데, 최근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서 이태원언덕길 거주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정면이 아닌 데다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아 부정적인 영향이 적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태원언덕길 뒤편 우사단길에 새 집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많은데, 이번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부촌인 이태원언덕길은 영구음수형의 명당이다.  사진=신혁 일러스트

 

최근 5년 사이 이태원언덕길의 한 중심에 새 단독주택 두 채가 완공됐고, 인근에 새 단독주택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런데 풍수지리학으로 판단했을 때 새집이 지어지면서 인근에 거주하던 한 사람이 변고를 당하고, 또 다른 한 사람이 감옥살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조만간 지기(地氣)가 안정되나, 공사가 끝날 때까지는 조심하는 게 좋을 듯하다.

 

앞서 설명한 내용을 미신이나 우연의 일치로 여기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00년의 역사를 가진 풍수지리학에서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으나, 명당 터를 잘못 건드리면 화를 입는 걸 당연한 일로 여긴다. 

 

새 집을 짓거나 기존 집을 수리할 때는 대장군방과 오황살방을 잘 살펴야 한다. 이 방위에 공사가 진행 중이라면 시야를 가리거나 비보염승(裨補厭勝, 풍수적 조치)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또 주변에 큰 건물이 들어서면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으니, 서로 협의하여 터의 기운을 살피고 지기를 안정시키는 게 좋겠다. ​ 

신석우 풍수지리학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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