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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대기업 브랜드 뺀 그램' 주연테크 캐리북 라이트 플라이 리뷰

모양도 성능도 판박이, 가격은 40만 원 저렴…과도한 발열과 거슬리는 소음 아쉬워

2020.03.02(Mon) 14:51:49

[비즈한국] 제품이 작아질수록 완성도가 중요시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경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 가공기계로 제작하고 내부 부품 역시 특주 제품을 사용한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는 수율이 낮다. 하나의 불량 픽셀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같은 메모리라도 스마트폰의 메모리가 훨씬 비싸다. 전력을 덜 사용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내야 하고 발열도 적은 메모리를 특별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제작은 전세계 최고의 제조사인 애플, 삼성전자, 소니, LG전자, 화웨이 등의 독무대에 가깝다. 

 

상판에 브랜드 로고가 없는 노브랜드 노트북 느낌이다. 사진=김정철 제공

 

노트북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PC는 개인이 조립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노트북은 조립 노하우나 정밀한 설계, 부품 선택이 중요하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품질 차이가 어느 정도 존재했다. 그러나 제조 아키텍처가 발달하면서 최근 노트북들은 중소기업 제품과 대기업 제품과의 차이가 확연히 줄었다.  

 

오늘 소개하는 노트북은 주연테크가 출시한 ‘캐리북 라이트 플라이’다. 14인치 디스플레이지만 무게는 1kg 이하고 밀리터리 등급을 통과할 정도의 내구성을 갖췄다. 대신 가격은 비슷한 사양의 대기업 제품보다 40만원 이상 저렴하다. 새해, 신학기를 맞아 가성비 좋은 노트북을 찾는 이들에게 적당한 제품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제품 상판에는 브랜드 로고가 없다. 가끔 브랜드를 알 수 없는 독특한 문양이나 독립된 시리즈 전용 로고를 새겨 넣은 노트북은 있었지만 이렇게 아무런 로고가 없는 노트북은 처음이다. 다만 요즘은 노트북 상판에 여러가지 스티커를 붙여 나름대로 꾸미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환영하는 이도 적잖다.

 

마그네슘 소재의 가벼운 노트북들은 내구성이 의심되기 때문에 밀리터리 테스트를 거치곤 한다. 캐리북은 밀스펙 인증을 받아 내구성에 있어 자신감을 보인다. 사진=김정철 제공

 

재질은 마그네슘이다. 마그네슘은 무게와 내구성의 적절한 타협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선의 재질이다.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플라스틱보다는 단단하다. 무게는 스펙상 967g이지만 저울로 재 보니 982g이 나왔다. 스펙보다 무게가 살짝 더 나간다. 리뷰를 하다 보면 이런 부분이 재미있다. 대기업 제품은 표시 무게보다 실제 무게가 더 가벼운 편이 많고, 중소기업은 실제 무게가 더 무거운 편이 많다. 기술을 과시하고 싶은 중소기업 마인드와 고객 불만을 우려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대기업 마인드의 차이다. 그래도 1Kg 이하라서 불만은 없다. 어댑터 무게도 200g 정도로 어댑터를 휴대해도 1.2kg 이하다. 

 

요즘 노트북은 베젤들이 얇아져서 크기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캐리북 역시 베젤이 얇은 편이다. 사진=김정철 제공

 

베젤이 얇아서 14인치 노트북이지만 13인치 노트북 크기라고 한다. 그러나 13인치 노트북들도 가만히 있을 리는 없다. 최근 13인치 노트북들은 더 작아졌다. 따라서 표준적인 14인치 노트북 크기라고 보면 된다. 키감은 괜찮다. 키패드 높이는 살짝 낮지만 반발력이 좋고 키패드 간격이 넓어 오타 가능성이 적다. 다만 커서 이동키 부분의 키패드 크기가 작은 점이 아쉽다. 다행히 커서 이동키는 오타가 나더라도 문서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옵션을 통해 키보드 백라이트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포트는 넉넉하다. 왼쪽에 HDMI와 USB-A 3.1 Gen2, USB-C(PD) 포트가 있고 오른쪽에는 켄싱턴락과 USB-A 3.0(왼쪽과 오른쪽이 다르다), 헤드폰 잭, 마이크로 SD 슬롯과 전원 버튼이 있다. 이 정도면 넉넉한 포트다. 확장성도 좋다. 8GB의 메모리(삼성전자 DDR4 2666MHz)가 들어 있고, 추가 슬롯이 있어 최대 24GB까지 메모리를 늘릴 수 있다. 저장 공간도 늘릴 수 있다. M.2 삼성전자 NVMe 256GB가 기본으로 들어 있고 M.2 2280 SATA 슬롯이 하나 더 있다. 

 

눈에 피로하지 않으면서 색재현성이 괜찮은 디스플레이다. 시야각도 좋다. 디스플레이 품질도 보통 이상이다. 사진=김정철 제공

 

디스플레이는 NTSC 72%에 340 칸델라의 밝기, 시야각은 178도다. 이 정도 사양의 노트북 중에는 평균적인 사양이다. 중소기업 제품에서 흔히 보이는 빛샘 현상이나 과도한 컨트라스트(명암대비율)도 없다. 눈에 덜 피로하면서도 정확한 색상 표현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다. 화면은 180도 젖혀진다. 여기에 상대방을 배려한 화면 반전 기능도 제공한다. 이 기능을 써 본적은 없지만 누군가에는 유용할 것이다. 

 

성능을 알아보자. 10세대 인텔 코어 i5 10210U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벤치 마크 결과는 PC 마크 8(Home Accelerated)에서 3639점, 긱벤치는 싱글 1049점과 멀티코어 2536점, 시네벤치는 1242cb, 크리스털마크는 읽기와 쓰기 각각 3476와 1359점이 나왔다. 결과값을 보면 하드디스크 성능은 좋고 그래픽 성능은 인텔 HD그래픽 수준의 평범한 성적이 나왔다. 전반적으로 업무용, 학습용 노트북이다. 고용량 3D 게임을 즐기기는 힘들지만 사진편집이나 풀HD 수준의 짧은 영상 편집 등은 가능하다. 

 

하판에 나사구멍이 그대로 보인다. 대기업 제품들은 나사 구멍을 잘 막아 놓는다. 이런 부분 정도의 차이는 아직 존재한다. 사진=김정철 제공

 

배터리는 36와트시(Wh) 용량으로 다소 적은 편이다. 스펙상은 12시간 사용이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 테스트(와이파이 스트리밍으로 영화 감상, 화면밝기 60%, 볼륨 40%)에서 약 7시간 정도의 사용시간을 보였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배터리 용량에 비해서는 꽤 선방했다. 대신 배터리 업그레이드는 가능하다. 72Wh 용량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배터리 시간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다. 다만 고용량 배터리를 추가하면 무게도 1.1kg 정도로 늘어난다.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완전 충전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며 10분 충전에 2시간, 30분이면 6시간을 쓸 수 있다. 실제로도 30분 충전이면 3시간 정도는 사용이 가능하다. 

 

단점이 있다면 소음이다. 열 배출구가 힌지와 디스플레이 사이에 위치하는데 1시간 이상 업무에 사용하니 팬소음이 꽤 올라온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조용한 편도 아니다. 참고로 팬 소음을 조절하는 옵션이 있지만 최대 속도와 오토만 가능하고 팬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옵션은 없다. 

 

합리적 가격에 실용적이면서 가벼운 노트북을 찾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노트북이다. 사진=김정철 제공

   

주연테크 캐리북 라이트 플라이를 리뷰하면서 LG의 ‘그램’이 내내 연상됐다. 비슷한 디자인에 재질, 크기, 두께, 무게까지 거의 흡사한 모델이다. LG 그램 상판에 로고만 가린다면 두 모델을 구분하기 힘든 사람도 많을 것이다. 대신 겉모양만 따라한 것이 아닌 실제 성능이나 내구성, 디스플레이 품질까지 많은 부분에 있어 그램을 따라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티가 역력하다. 대기업의 A/S와 LG라는 브랜드 가치가 40만원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다. 만약 이 가치를 무시한다면 캐리북도 좋은 선택이다.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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