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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 아들 개인회사 인수 둘러싼 뒷말 무성한 까닭

계열사 물량 의존도 높은 회사 영업권에 117억 평가…오리온 "절차 따라 제값 인수"

2020.02.28(Fri) 11:30:34

[비즈한국] 오리온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2015년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아들 담서원 씨 개인회사를 인수했다. 이 거래로 담 씨는 수십억 원의 양도차익을 얻은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회사가 가진 영업권의 가치를 크게 인정해준 부분이 결정적이었다.

 

일각에서는 계열사 물량 의존도가 절대적인 ​담 씨 개인회사의 영업권을 높게 평가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특히 외부기관의 평가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담 씨 회사를 인수한 정황이 포착돼 그룹이 오너일가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리온그룹 계열사 OFC가 ​2015년 ​담철곤 회장(사진) 아들 담서원 씨의 개인회사를 고가로 인수했다는 논란이 뒤늦게 불거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투자업계에 따르면 담 씨는 홍콩 소재 개인회사 스텔라웨이 리미티드(스텔라웨이) 지분 100%를 2015년 6월 30일 오리온그룹 계열사 오에프씨(Orion Food Co., OFC)에 124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 거래로 스텔라웨이의 100% 자회사 랑방애보유한주식회사(랑방애보)도 OFC에 넘어갔다. 중국에서 포장제조업을 하는 랑방애보는 알짜 회사로 평가된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옛 오리온)는 스텔라웨이를 2013년 5월경 담서원 씨가 본인 자금 22억 원으로 설립한 회사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담 씨가 얻은 양도차익이 85억 원인 점도 확인됐다.

 

담서원 씨는 2013년 6월 스텔라웨이를 통해 아버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피엘아이(PLI)가 보유하던 랑방애보 주식을 2369만 달러(약 288억 원)에 인수했다. 항간에는 스텔라웨이가 랑방애보 지분을 인수한 비용에 비해 스텔라웨이 지분 전체 매각가가 크게 낮아 담 씨가 얻은 매각 차익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당초 담 씨는 스텔라웨이 지분을 OFC에 300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인 결과 이에 훨씬 못 미치는 124억 원이었다.

  

그럼에도 출자 2년 만에 담 씨는 스텔라웨이에 들인 출자금 22억 원과 세금을 제하고도 85억 원을 차익으로 챙겼다. 출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인수자금은 스텔라웨이가 대출받았기 때문이다. 스텔라웨이는 랑방애보 주식을 인수하기로 한 2013년 6월 담서원 씨와 누나 담경선 씨를 지급보증인으로 내세워 2400만 달러를 차입했는데, 이 돈이 인수자금을 쓰인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OFC가 담 씨에게 차익을 몰아준 정황이다. 일각에서는 배임을 의심하기도 한다. OFC는 스텔라웨이의 영업권을 117억 원으로 판단했다. 영업권은 미래 예상되는 수익 가치로, 일종의 부동산 권리금 같은 개념이다.

 

스텔라웨이 자체는 페이퍼컴퍼니로 사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100% 자회사 랑방애보의 가치로 인해 120억 원 가까운 영업권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포장제조 업체인 랑방애보가 오리온 계열사의 내부거래에 의존하는 회사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스텔라웨이의 영업권이 과대 평가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리온 전 임원은 “랑방애보는 오리온 중국 제품을 포장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라면서 “랑방애보가 자립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홀딩스 측은 랑방애보의 내부물량 의존도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A 회계사는 “랑방애보의 내부 일감몰아주기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가정하면 영업권 117억 원을 인정해주는 것은 회사의 이익을 빼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 “해석 기준에 따라 (랑방애보의 영업권을 117억 원으로) 인정할 수는 있지만 통상의 경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홀딩스 측은 스텔라웨이 인수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스텔라웨이 인수와 관련해 외부기관에 의뢰했다”면서 “객관적으로 평가 산출된 가치 항목을 임의로 넣거나 빼서 거래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의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를 모두 고려해 평가 산출되는 ‘영업권’을 포함해, 모든 거래는 외부 평가 기관의 객관적인 가치 평가를 받아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외부기관의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석연찮다. 오리온홀딩스 측이 주장한 외부기관의 스텔라웨이 지분 평가보다 인수 당시 스텔라웨이의 가치를 더 높게 판단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OFC가 스텔라웨이 인수에 참고하기 위해 한영회계법인에 의뢰한 스텔라웨이 지분 가치평가에 따르면 스텔라웨이의 최대주주 최대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얹어 117억 원으로 산정했다. 담 씨의 개인회사로 파악되기 때문에 스텔라웨이 지분 100%의 가치는 117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오리온홀딩스 2015년 12월 기준 사업보고서를 보면 OFC는 스텔라웨이를 124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기재됐다. 영업권을 117억원으로 인정하고 회사 공정가치 6억 원을 더한 것이다. 즉 한영회계법인이 인정한 최대 지분 가치보다 6억 원 더 주고 매입한 셈. 외부기관의 평가에 따라 스텔라웨이 지분을 매입했다는 오리온홀딩스 측의 해명도 설득력을 잃는다.​​

 

오리온홀딩스가 매입가를 124억 원에 맞춰놓고 계정항목과 영업권을 조정한 정황도 드러난다. 오리온홀딩스 2015년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스텔라웨이의 영업권 가치가 146억 원으로 나오는데 연말 보고서에는 117억 원으로 평가가 낮아졌다. 매입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수정이 어려운 매입가 124억 원은 고정해놓고 영업권 가치를 조정했다고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오리온은 담서원 씨 개인회사 고가 인수 논란과 관련해 외부 평가 기관의 가치 평가에 따라 적정 수준에서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오리온홀딩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015년 사업보고서 상의 ‘식별가능순자산의 공정가치’는 표에 나와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유형자산, 무형자산 등을 비롯한 기타부채까지의 합으로, 임의로 ‘얹을 수’ 없다”면서 “외부 평가기관의 PPA보고서(사업결합 원가 배분보고서)를 기초로 외부 감사인(회계법인)이 확정하는 자료”라고 반박했다.

 

2015년 3분기와 연말 보고서의 영업권 평가액이 다른 이유로는 “PPA보고서 작성과 외부 감사인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당시 사업 보고서에 ‘재무제표에 인식한 자산과 부채 금액은 최종 평가가 완료되지 못하여 잠정적으로 결정된 상태로서 동 금액은 차기 중 조정될 수 있습니다’라고 기재했다”면서 “이후 절차 진행에 따라 기업거래 기준에 의거해 감사인이 확정한 결과를 2015년 사업보고서에 수정 기재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오리온그룹 측은 “외부 평가기관의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담서원 씨의 회사를 인수했고, 담 씨에게 차익을 몰아주기 위해 영업권을 과대평가하거나 영원권 가치를 부당하게 조정한 사실이 없다”며 “거래 시점의 차이에 따른 기업가치 변화로 불가피하게 차익이 발생한 것은 이미 2017년도부터 다수의 언론 기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담 씨는 스텔라웨이 매각으로 발생한 차익을 이미 수년 전 공익재단인 오리온재단에 전액 기부키로 결정했고, 현재 공익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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