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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사계절 가전의 등장 '다이슨 퓨어 휴미디파이 쿨 크립토믹' 리뷰

필터 거쳐 미세먼지 제거하고, 소독 후 증발로 습도 조절…100만 원 넘는 가격 '부담'

2020.02.24(Mon) 13:36:22

[비즈한국]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집안에 이것저것 전자제품이 늘어난다. 계절 가전도 그렇다. 과거에는 선풍기 하나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에어컨은 기본이고 공기청정기에 가습기까지 모두 구비해야 안전한 집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물건이 늘어나다 보니 집이 좁게 느껴지고 집이 좁게 느껴지니 이사를 가야 하는데 집값은 끝도 없이 오르고 있으니 악순환의 연속이다. 

 

다이슨이 이런 우리들의 고민을 듣고 다양한 기능의 복합기를 내놨다. 제품 하나에 가습, 공기청정, 선풍기 기능이 모두 들어 있다. 따라서 철마다 창고에 집어 넣을 필요도 없다. 그냥 1년 내내 밖에 두면 된다. 여러 기능이 복합된 제품인만큼 이름은 길고 어렵다. 다이슨 퓨어 휴미디파이 쿨 크립토믹 가습 공기청정기(Dyson Pure Humidify+Cool Cryptomic purifying humidifying fan)이라는 복잡한 영어식 이름이다. 이런 이름을 소비자가 어떻게 외울 수 있을지 궁금하지만 그 1인치의 벽을 넘어야 새로운 기기를 맛볼 수 있다.

 

골드 그릴이 바닥마루 색상과 잘 어울린다. 예전 다이슨 제품들이 좀 튀는 색상이었다면 골드 버전은 의외로 한국 주거문화와 잘 어울린다. 사진=김정철 제공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선풍기와 가습기, 그리고 공기 청정기를 합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세 제품 모두 팬이 있으니 팬이 불기 전에 필터를 거쳐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수분을 ‘적당히’ 증발시켜 바람에 실려 보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다이슨은 뭐든 적당한 법이 없는 회사다. 먼지 봉투 없는 청소기를 만들기 위해 5126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헤어 드라이어를 만들기 위해 1625km 길이의 머리카락을 테스트한 회사 아닌가. 다이슨의 연구진들은 다이슨 퓨어 휴미디파이 쿨 크립토믹 가습 공기청정기​를 만들기 위해 5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얼마나 ‘다이슨’스러운 짓을 했는지 리뷰를 통해 알아보자.  

 

전면의 표시창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필터 교체 시기 등을 알 수 있다. 사진 =김정철 제공

 

우선 디자인은 기존 다이슨 퓨어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약 90cm 높이에 하단의 공기흡입부 그릴은 골드색상이다. 기존 제품과 다른 점은 바닥 부분에 물통이 들어 있다는 것 정도다.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미세먼지 농도나 VOC 농도, 이산화질소, 온도 습도를 알려준다. 다이슨 링크 앱을 통해서는 외부 공기 질과 실내 공기 질을 비교해 알려준다. 와이파이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도 제어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물통 세척은 간편한 편이다. 또 증발식 가습기지만 물을 직접 살균하기 때문에 세균이 공기중으로 퍼질 염려는 제로에 가깝다. 사진=김정철 제공

 

물통은 최대 5리터까지 물을 채울 수 있다. 물통 하단에는 바퀴가 달려 있어 물통을 들고 이동하는 게 힘들 때 도움이 된다. 물통 세척도 쉬운 편이다. 가습기로 쓰지 않을 때에는 가습 기능만 끈 상태로, 선풍기나 공기청정기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다이슨 제품은 바람을 위쪽이 아닌 앞쪽으로 불어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겨울에 직바람을 맞으면 춥게 느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바람을 후면으로 분산시키는 옵션을 추가했다. 선풍기로 쓸 때는 바람을 앞쪽으로 보내 시원함을 느낄 수 있고 가습이나 공기청정기로 쓸 때는 바람을 뒷쪽으로 분산시켜 직진 바람을 없앴다. 따라서 사계절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필터의 양쪽 모서리에는 고무패킹이 있어 혹시라도 미세먼지가 침범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지 않았다. 사진=김정철 제공

 

다이슨은 필터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원형 필터의 크기는 다른 공기청정기와 비슷하지만 실제 주름을 다 펴보면 9m에 달한다. 다른 공기청정기들 필터는 대부분 4~6m 수준이다. 주름이 더 많으면 더 빠른 시간에 공기청정이 가능하고 수명도 더 길다. 필터도 3단계 필터다. 처음에는 헤파필터를 통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최대 99.95%가 걸러진다. 이후 활성 탄소 필터를 거치며 공기에 섞여 있는 가스가 걸러진다. 세 번째 필터는 포름알데히드 필터다. 특수한 코팅을 해서 포름알데히드를 파괴한다. 파괴란 단어를 쓴 것은 분자 수준의 포름알데히드가 이 필터를 거치면서 그 특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포름알데히드는 여러 가정용품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인데 미세먼지보다 훨씬 작은 입자라 필터로 거르기는 가장 힘든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꼽힌다.  

 

공기는 이렇게 깨끗하게 걸러지지만 수증기도 안심할 수 없다. 원래 증발식 가습기는 퍼지는 물의 입자가 작아서 세균이 퍼질 염려가 거의 없다. 그러나 다이슨은 역시 대충 하는 법이 없다. 자외선 라이트를 이용해 물을 소독(박테리아의 99.9% 박멸)하고 박테리아의 증식을 막는 은이 함유된 증발기를 거쳐 정화된 공기와 섞는다. 이 정도면 가습기 중에는 가장 완벽한 수준의 세균 대책이다. 

 

이제 합쳐질 차례다. 아마도 가장 깨끗한 공기와 가장 세균 없는 순수한 수증기가 만나 합쳐지고 이 공기가 세상 밖으로 뿌려진다. 쉬울 듯 어려웠던 선풍기+가습기+공기청정기가 완벽히 결합하는 순간이다.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선풍기 대신에 한 대만 둬도 되므로 공간활용적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 사진=김정철 제공

 

다이슨 퓨어 휴미디파이 쿨 크립토믹 가습 공기청정기라는 제품이 나오기까지 왜 이리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대충 이해가 간다. 처음에 다이슨이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들었을 때는 에어홀에 먼지가 끼어 청소가 힘든 단점이 있었다. 그러자 다이슨은 이를 막기 위해 제품 하단에 필터를 달았다. 공기청정기 기능이 추가되며 에어홀의 먼지 문제는 사라졌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 제품을 공기청정기로 쓰면서 추운 바람이 문제가 됐다. 이를 위해 다이슨은 후면에 공기를 확산시키는 구멍을 만들어 직진 바람과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선풍기일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공기청정기로 쓰기에는 애매한 소음이 또 문제가 됐다. 그러자 다이슨은 음향랩(Acoustics Lab)을 만들어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소음을 최소화시키는 연구를 계속했다. 덕분에 다이슨 퓨어 휴미디파이 쿨 크립토믹 가습 공기청정기​의 5단계 바람에서의 소음은 역대 다이슨 선풍기와 공기청정기를 통틀어 가장 조용하다. 

 

가습기 기능이 추가되면서 수증기 추가에 따른 세균 문제와 부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기의 구조와 설계를 다시 개선했다. 이런 결과로 나온 것이 이번 제품이다. 단점이 있다면 단순히 선풍기나 가습기로 쓰더라도 필터를 교체해야 해서 유지비가 소요된다. 그러나 안전한 수증기와 깨끗한 공기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좋은 복합 제품이다.

 

100만원이 넘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기존에도 가습기와 공기청정기가 합쳐진 제품은 꽤 있었다. 그러나 선풍기 기능까지 제공하는 제품은 없었기에 분명히 차별화를 가질 요소는 있다. 무엇보다 방에 이 제품 한 대만 두면 더 이상의 계절가전 제품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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