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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이재용 만나 "믿어 달라"고 한 까닭은?

경제성장률 2.4% 전망했지만, 투자·수출 모두 부진하자 기업에 당부

2020.02.14(Fri) 11:41:28

[비즈한국]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지난 2003년 당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수준을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가 사스 당시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사망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기업들의 투자가 급랭하면서 성장률에 타격을 줬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이보다 더 큰 하락세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면서 중국 의존도 높은 우리 기업들의 공장 가동도 멈추고 있어 기업들의 투자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6대 그룹 대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5개 경제단체장을 불러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를 열고 설비투자의 자칠 없는 진행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경기가 살아나는 듯해서 기대가 컸었는데, 뜻밖의 상황을 맞게 됐다.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하여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가 경제를 살리고 혁신 성장의 발판이 됐다. 기업은 정부를 믿고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예정했던 설비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불러 직접 설비투자를 요청한 것은 지난해 4분기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던 설비 투자가 코로나19 발생 여파로 다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중수출 중 95%는 다른 제품 생산을 위한 중간재와 자본재(생산 기계나 원자재)가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내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 길어지면 국내 재고가 쌓이고 이는 설비투자 둔화를 초래하게 된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2.4%로 전망하면서 ‘투자’와 ‘수출’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2가지 동력으로 제시했다. 특히 설비투자가 반등하면서 성장기여도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올해 설비투자가 5.2%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3년 만에 설비투자가 플러스로 반등하리라 내다본 셈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감소하면서 성장률이 부진에 빠지는 악순환을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설비투자는 2018년에 전년 대비 2.4% 줄며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이어 2019년에는 8.1% 감소하며 마이너스 폭을 더욱 키웠다. 이처럼 얼어붙은 설비투자는 성장률에 악영향을 줬다. 2.7%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2018년에 설비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는 -0.2%포인트였다. 성장률이 2.0%에 머물렀던 2019년에는 설비투자의 성장률 기여도가 -0.7%포인트나 됐다. 설비투자 증가율이 플러스만 기록했어도 2018년에는 3%대, 2019년에는 2% 후반대의 경제 성장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처럼 경제 회복을 설비투자 개선에 걸고 있는 상황에 코로나19가 다시 한 번 설비투자 발목을 잡을 확률이 커진 셈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기업인들을 불러 설비투자 진행을 요청하고 나설 정도로 정부의 입장이 절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을 재앙으로 몰아넣었던 2003년을 돌이켜보면 올해도 설비투자 급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2003년 사스 당시 중국인 사망자는 648명이었다. 중국 본토에서 349명, 홍콩에서 299명이 사망했다. 당시 한국인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우리 경제는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기고 성장률이 2001년 4.9%, 2002년 7.7%로 오르는 등 활력을 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사스가 터지고 중국 경제가 얼어붙자 2002년 8.3%였던 설비투자 증가율이 2003년 0.4%로 급락했고 이러한 설비투자 부진에 성장률도 3.1%로 둔화됐다. 현재 코로나19 인명피해는 사스 때를 뛰어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3일 0시 현재 중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1367명, 확진자는 5만 9804명에 달한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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