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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강용석과 도도맘은 어떻게 처음 만났나

'김연아 게시글' 출처 문제로 공방 벌이다 명예훼손 소송…200만 원 배상 판결 '일부 승소'

2020.02.05(Wed) 12:16:09

[비즈한국] 변호사 강용석과 유명블로거 김미나 씨(도도맘)가 폭행사건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016년 김 씨가 한 증권사 고위임원에게 맥주병으로 폭행당한 사건을 두고 강 변호사가 강제추행죄를 덮어씌워 거액의 합의금을 뜯어내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건은 2015년 3월에 발생했지만, 김 씨는 9개월 후인 2015년 12월 경찰에 신고했다.

 

강 변호사와 김 씨의 관계가 처음 세상에서 알려진 것은 2015년 4월 불륜설이 제기되면서다. 김 씨의 남편은 두 사람에게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와 김 씨는 단순한 변호인과 의뢰인 관계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3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2018년 법원은 불륜 사실이 인정된다며 40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증권사 임원 맥주병 폭행사건보다 2년 앞선 2013년에 강 변호사가 김 씨의 사건을 수임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강 변호사와 김 씨가 처음 만난 계기가 된 사건이다.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김연아에 대한 게시물을 두고 벌어진 공방이 발단이 됐다. 이 사건 관계자 A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강용석 변호사와 도도맘 김미나 씨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진=박은숙 기자·연합뉴스

 

익히 알려진 대로 2013년 유명블로거 김미나 씨는 ‘행복한 도도맘’이라는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며 상당한 팬덤을 보유했다. 명품 옷, 가방, 액세서리 등을 찍어 올리고, 고가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각종 럭셔리 브랜드 파티에 초대되는 등 화려한 삶을 블로그에 담았다. 지금처럼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가 널리 퍼지기 전, 네이버 블로그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막강했다. 김 씨는 당시 이른바 ‘럭블(럭셔리 블로거)’로 통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김 씨가 부나 화려한 삶을 과시하는 게시물만 올린 것은 아니었다. 김 씨는 김연아에 대한 게시물을 몇 차례 올렸는데,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상당한 식견과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김연아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다루면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블로그 팔로워들은 김 씨가 남편이 알파인스키 유소년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인 만큼 이러한 내용을 알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열광했다.

 

하지만 블로거 A 씨는 조금 다른 생각을 했다. 김 씨가 올린 김연아 관련 글이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이었기 때문. 평소 안면이 있던 또 다른 블로거 B 씨와 C 씨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2013년 3월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김 씨가 블로그에 올린 해당 게시물에 문제 제기를 했다. 직접 쓴 글이 아니라 퍼온 글이라면 퍼왔다고 설명하라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 씨의 추종자들은 생각이 달랐다. 순식간에 김 씨를 옹호하는 수백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여기까지는 인터넷에서 흔히 벌어지는 ‘키보드 배틀’에 불과했다.

 

문제는 누군가 같은 아이디로 비속어가 담긴 쪽지를  A 씨와 B 씨, C씨에게 수차례 보내면서 불거졌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세 사람은 쪽지의 아이디와 이메일 주소를 조합해 구글링을 통해 구인정보에 나와 있는 사업가 D 씨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B 씨는 곧장 전화를 걸어 왜 그런 쪽지를 보냈는지 물었고, D 씨는 어떻게 연락처를 알았냐며 놀라워하면서도 바로 사과를 했다고 한다. 김 씨와의 관계를 묻자 D 씨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에 불과하다며 관계 일체를 부인했다.

 

당시 사업가 D 씨가 A 씨에게 보낸 쪽지. 사진=A 씨 제공

 

하지만 같은 날 B 씨에게 김 씨가 전화했다고 한다. 사과와 함께 화해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B 씨는 자신보다 상처를 더 많이 받은 C 씨에게도 함께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김 씨는 그러겠다고 했지만 이후 C 씨는 따로 연락받은 것이 없다고 한다.

 

약속을 어겼다고 판단한 B 씨는 쪽지를 보낸 D 씨와 김 씨의 부적절한 관계를 암시하는 글을 ​홧김에 ​블로그에 올렸다. 이는 당시 유명세를 치르던 김 씨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됐다. 김 씨는 ​곧 ​명예훼손 소송을 준비하면서 평소 알던 지내던 또 다른 ‘럭블’로부터 변호사를 소개받는다. 그가 바로 강용석 변호사다.

 

B 씨 역시 소송에 맞서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변호사를 소개받았다. 흥미롭게도 그가 바로 이재정 현 국회의원이다. 당시는 이 의원이 정계 입문하기 전으로, 이 의원은 이후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례후보로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김 씨는 B 씨의 게시물로 인해 명예훼손 피해를 입었다며 1500만 원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2년에 달하는 긴 법적 공방 끝에 2015년 8월 김 씨와 강 변호사는 위자료 2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승소 판결을 받아낸다. 이미 이때는 김 씨와 강 변호사의 불륜설이 불거진 이후다.

 

공판 과정을 지켜본 A 씨는 블로거 간의 ‘키보드 배틀’로 인한 흔한 명예훼손 사건임에도 강 변호사가 열정적으로 김 씨를 변호하던 것이 인상 깊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첫 재판에서 승리한 강 변호사와 김 씨는 4개월 후 두 번째 고소에 들어간다. 그것이 바로 최근 조작 의혹이 불거진 증권사 고위임원 폭행 및 강제추행 사건이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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