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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벗어나자마자 신종 코로나, 여행업계 한숨만 푹푹

사후면세점은 개점휴업, 호텔업계도 예약취소로 텅텅…다시 사드 직후 상황으로

2020.01.30(Thu) 17:54:33

[비즈한국]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외 여행업계가 직접 타격을 받고 있다. 해외로 나가는 여행 수요도 확연히 줄었지만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인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여행) 업계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행 업계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30일 오후 ​중국 단체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사진=임준선 기자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7일부터 중국 당국에서 단체 여행 상품 환불과 판매중지로 해외 단체 출국을 금지했다. 개별 여행객 입국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중국 단체 여행객(유커)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주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면세점과 쇼핑몰, 호텔, 버스회사 등이다. 서울 명동 거리나 제주 바우젠 거리 같은 곳도 타격을 크게 받는다. 국내 관광 산업 전반은 물론 내수 시장에도 영향이 있다.  

 

#사드 여파에서 겨우 회복하고 있었는데…​

 

특히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제주의 경우는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중국인이 많이 드나들던 매장들의 피해는 사드급이 될 것”이라며 “상황이 장기화되면 다시 문 닫는 가게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인바운드 여행 업계가 또 다시 침체로 접어들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사드 보복조치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한 해 800만 명에 이르던 방한 중국인 여행객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을 상대로 하던 쇼핑센터와 시내 로드숍 등이 줄줄이 문을 닫고 여행사가 폐업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그러다 2018~2019년 중국 단체 비자가 아직 풀리지는 않았지만 개별 여행객 숫자가 늘면서 중국인 관광객은 600만 명 수준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수는 사드 때처럼 다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600만 명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 수는 다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국내 외국인전용 사후면세점 관계자는 “이 상태라면 전체적인 사후면세점 매출이 한두 달만 지나도 최소 몇천억 원이 사라진다. 사후면세점의 주 고객이 중국인이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2019년 11~12월에 10억 원 정도 나오던 매장의 매출이 중국 단체여행 비수기인 1월에 6억~7억 원 정도 나오고 있는데 이제 그마저도 더 떨어져 매출이 거의 없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사후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단체 비자를 풀어줄 것이라는 신빙성 있는 정보가 돌았다. 3월부터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2~3배 늘고 매출도 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돼 새로 문 여는 매장들이 많았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닫게 생겼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관계자는 “매장 하나 오픈 하는 데 10억 정도 든다. 섣불리 시작할 수 없는 규모다. 사후면세점이 수익을 내려면 매장 매출이 최소 한 달 5억 원 이상 나와야 하고 관광객도 최소 5000~7000명 정도 들어와야 한다. 이 상태라면 문 열자마자 개점휴업”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따르면 사드 보복 이전 사후면세점의 평균 매출 수준은 한 달 10억 원 정도. 큰 매장의 경우는 200억 원 가까이 됐다. 작년 11월에는  매출이 사드 이전의 절반 정도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장으로 다시 사드 직후 상황으로 돌아간 셈이다. 

 

인바운드 업계 관계자들은 메르스 여파가 2개월 정도 갔던 것과 비교해 이번 코로나 여파도 최소 2개월, 길면 6개월까지 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백신 개발이 늦어지면 여파는 더 길어질 수 있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춘절 전에 여행객이 몰리고 춘절을 기점으로 여행객 수가 약간 꺾이는 시기다.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매출 감소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인의 매출 비중이 큰 대기업 면세점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과 사후면세점의 연 매출액이 조 단위에 이르는 만큼 내수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성수기 3월에 예약 전무, 2월 점유율도 30% 이하

 

중국, 일본, 동남아 여행객에 의해 본격 성수기가 시작되는 3~4월에도 호텔 객실 점유율이 형편없을 거라는 예상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의 항공편 전광판. 사진=임준선 기자


호텔업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국가여유국에서 1월 22일부터 2월 8일까지 자국민에게 해외여행금지를 권고한 상태이며, 이 기간에는 호텔들도 단체는 물론 개별 여행객에게도 모든 상품을 무료로 취소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인 예약 비중이 50% 이상인 동대문권과 인천·경기 지역의 호텔들도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앞의 호텔업 관계자는 “보통 1~2월은 여행 비수기였지만 올해만큼은 비수기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인바운드 여행 경기가 좋아 객실 점유율이 90%에 달했다. 하지만 2월 8일까지 중국인 예약이 전부 취소된 상태이며 8일 이후도 예약 건이 전무해 호텔의 규모를 막론하고 2월 객실 점유율은 30% 이하”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2월 이후다. 중국, 일본, 동남아 여행객에 의해 본격 성수기가 시작되는 3~4월 객실 점유율이 형편없을 거라는 예상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본과 동남아로 확산될 경우 각국에서 여행금지나 주의 조치가 내려진다면 국적을 불문하고 방한 여행객 자체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전염병에는 대책이 없다. 갑작스런 대량 예약 취소는 그대로 운영 적자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스 때는 그 영향이 9개월을 갔다. 중국에서 시작된 사스가 동남아로 확산되면서 방한 여행객이 줄었고 호텔들이 운영상 많은 어려움을 겪어 넘어지는 곳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중국인 여행객 비중이 높은 국내 인바운드 여행산업의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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