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글로벌

OLED 둘러싼 LG-삼성 '디스플레이 전쟁' 중국이 '변수'

LG는 OLED, 삼성은 QD…뒤처진 중국, 마이크로OLED로 '도약' 노려

2020.01.23(Thu) 13:15:02

[비즈한국]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 설비를 매각하고 있다. 한때 세계적으로 압도적 1·2위를 자랑했지만, 중국 업체들에 추격을 허용하며 사실상 LCD 분야에서 손을 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현재 8세대 생산 공정으로 중국의 10.5세대 공정과는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국내 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시장 전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LCD 8세대 생산 라인을 비우고 여기에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를 생산 중인 LG디스플레이도 기존 LCD 라인을 매각하고 OLED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TV 시장 전체를 OLED로 전환해 새로운 시장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BOE 등 중국 대형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마이크로OLED​ 등 새로운 기술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어,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CES 2020에서 선보인 LG디스플레이의 OLED(왼쪽)과 삼성전자의 QLED 8K TV. 사진=각 사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OLED TV 판매량은 109만 대로 처음으로 분기 100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OLED TV의 가격이 LCD TV보다 3~4배 비싸 아직 시장 규모는 작지만 앞으로 수율 향상과 가격 인하가 성사되면 빠르게 TV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OLED는 자체 발광하게 때문에 백라이트 없이도 화질이 뛰어나다. 디스플레이가 휘기 때문에 일찌감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았다.

 

가격 등 경제성 문제로 대중화되지 못했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TV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가 10.5세대 공정을 도입하는 등 가격 인하 기대감이 높다. 현재 세계적으로 OLED TV를 생산하는 회사는 LG전자·중국 스카이워스·콩카·창홍·하이센스, 일본 소니·도시바·파나소닉, 유럽 필립스·그룬딕·뢰베·메츠·베스텔·뱅앤올룹슨 등 17개다.

 

이에 TV 시장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삼성전자는 QD 디스플레이로 맞불을 놓고 있다. QD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으로 LCD 기술이지만 액정 패널과 백라이트 사이에 퀀텀닷 시트를 끼워 넣어 화질과 블랙 표현을 크게 끌어올렸다. 백라이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화면을 접거나 휠 수는 없지만, 화질은 OLED에 뒤지지 않는다. 삼성디스플레이도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용 소형만을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도 일단 QD​디스플레이에 집중하면서 OLED로 제품 라인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BOE·콩가 등은 OLED보다 한발 더 나아간 미니OLED·마이크로OLED 기술을 지향하고 있다. 미니OLED·마이크로OLED는 대각선 길이기 1인치 미만의 소형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스스로 빛과 화상을 맺을 수 있어 화질이 뛰어나고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 OLED보다 진보한 기술로 중국은 한국에 한발 뒤처진 OLED 시장을 건너뛰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BOE는 이미 마이크로OLED 1라인 공사를 마치고 상용화에 접어들었고, 2라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을 기술 표준 경쟁으로 끌어내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20년 전 LCD와 PDP 경쟁, 40년 전 VHS와 베타테이프 경쟁처럼 기술 표준 경쟁이 벌이겠다는 셈법이다. 실제 이미 독일과 일본도 주요 가전 회사들도 전략적으로 미니OLED·마이크로OLED 개발에 나서는 상태다.

 

한국 기업들이 OLED 전쟁에 천착하다간 PDP에 매몰돼 TV 시장 패권을 잃은 소니·파나소닉 등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마이크로OLED 가격이 워낙 비싸고 양산 체제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대중 모델은 OLED 천하가 될 거란 전망도 팽팽하게 맞선다. 문제는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과 LG의 입장이 갈린다는 점이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마이크로OLED는 비용과 생산성 문제가 있어 당장은 상용화가 어렵다”고 밝힌 데 비해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마이크로OLED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매우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OLED 시장에 시장 주도권을 잡아가는 LG로선 OLED 중심의 시장 질서를, 시장 선점에 실패한 삼성은 마이크로OLED 등 신기술로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샤오미 등 중국 메이저 가전 회사들도 OLED를 건너뛰고 미니LED 쪽으로 시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자칫 LG를 중심으로 한 OLED 동맹과 삼성을 중심으로 한 반OLED 동맹으로 TV 시장이 양분될 가능성도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당장 OLED는 수율 확보까지 기술이 발전해 본격 상용화에 접어든 데 비해 마이크로LED는 아직 양산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며 “실제 제품 생산과는 별개로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상호 견제가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데이터 3법 통과, 최대 수혜 기업은 어디?
· SK텔레콤 직원, 야근하면 고급 스카이라운지 뷔페가 공짜?
· [CES 현장] ③ TV의 진화는 멈추지 않는다
· "이 정도면 견원지간" 삼성·LG 'TV전쟁' 10년사
· LG와 삼성의 '8K TV'는 무엇이 다를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