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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신발덕후는 '패션 유니콘'을 만들었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

고등학생 때 만든 커뮤니티로 시작해 기업가치 2조 원 패션커머스로 키워

2020.01.17(Fri) 19:09:27

[비즈한국] ‘기업가치 2조 원의 온라인 패션커머스 기업,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로부터 2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한국의 열 번째 유니콘 기업, 2019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

 

화려한 수식어가 무신사의 성장을 말한다. 명실상부 온라인 패션스토어 1위에 오른 무신사는 지난해 12월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더블유컨셉(Wconcept) 인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무신사가 직접 더블유컨셉의 경영권을 보유한 IMM프라이빗웨쿼티(PE)에 인수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 관계자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논의 중인 건 맞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고 전했다.

 

신발 덕후였던 조만호 대표가 운동화 사진 커뮤니티에 커머스를 결합해 지금의 ‘무신사’​를 만들었다. 사진=무신사

 

패션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10·​​20대 남성 고객에게 강한 무신사가 여성 충성고객의 비율이 높은 더블유컨셉을 인수해 다음 목표인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에도 ‘우신사’라는 여성 커뮤니티 쇼핑몰이 있지만 무신사만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염두하고 여성패션 부문 강화 방안 중 하나로 더블유컨셉 인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운동화 커뮤니티로 시작

 

무신사는 2003년 패션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에서 출발했다. ‘신발 덕후’였던 조만호 무신사 대표(37)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1년 인터넷 커뮤니티 ‘프리챌’에 패션 운동화 커뮤니티를 만들어 사진, 정보 등 취미생활을 공유했다. 2002년 단국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에 진학한 그는 2006년 무신사를 웹진 형태로 만들었고, 2009년에 커머스 기능을 도입하면서 지금의 ‘패션 이커머스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무신사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상품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커뮤니티 시절 강점이던 ‘미디어’의 역할을 유지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다양한 스트리트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콘텐츠 커머스 사업 전략’을 펼친 게 드라마틱한 성장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무신사는 이커머스 플랫폼 트렌드인 콘텐츠를 위해 ‘무신사 매거진’과 ‘무신사TV’를 운영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가 실제 구매로 이뤄지는 패션 업계 트렌드를 선두에서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신사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판매 중인 물건을 콘텐츠로 가공한다. 사진=유튜브 채널 ‘무신사TV’ 캡처

 

무신사의 성장은 예측을 앞서고 있다. 2015년 매출액 329억 원에서 2016년 472억 원, 2017년 677억 원, 2018년 1081억 원으로 성장했다. 2018년 영업이익은 2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신장했다.

 

조만호 대표는 2018년에 “2020년에 거래액 1조 원을 달성해 아시아 최대 패션 플랫폼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는데, 이미 지난해 거래액 9000억 원을 기록하며 목표에 가까이 도달했다. 2018년(4400억 원)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급증한 기록이다. 무신사는 최근 2020년 목표를 ‘거래액 1조 5000억 원 돌파’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 유통 분야 첫 번째 ‘유니콘’ 핵심은 ​콘텐츠

 

지난해 11월 무신사는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크래프톤(옛 블루홀) 등에 이어 국내 열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됐다. 패션 분야 유통업체 중에는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무신사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2015년에 출시한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와 2016년 시작한 여성전용 쇼핑몰 ‘우신사’의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 5월에는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인 ‘무신사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시작했으며, 오프라인 공간 ‘무신사 테라스’와 신진 디자이너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도 오픈했다. 사업 다각화 시도의 긍정적인 면이 글로벌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캐피탈’의 2000억 원 규모 투자까지 불러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강세를 보이는 패션전문 온라인플랫폼의 가장 큰 특색은 ‘매거진’이다. 기존 패션전문 유통사이트에서는 볼 수 없는 플랫폼만의 강점이기도 하다. 무신사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개설하는 것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내에서 매거진을 운영하며 실제 구매로 이어지도록 고객을 유인한다.

 

무신사와 함께 대표적인 패션전문 온라인플랫폼으로 통하는 ‘더블유컨셉’​과 ‘​29CM’​도 비슷한 흐름을 갖는다. 무신사에 자체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가 있다면 W컨셉에는 ‘프론트로우’가 있다. 29CM도 올해 초 론칭을 목표로 자체 브랜드를 준비 중이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공간 ‘무신사 테라스’처럼 29CM도 강남역 인근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조만호 대표는 언론을 통해 꾸준히 ‘​사업의 핵심은 브랜드’라고 밝혀왔다. 플랫폼으로써 무신사는 서포터일 뿐 브랜드를 최우선한다는 뜻이다. 조 대표는 ‘​​패션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브랜드가 70, 우리는 30이다. 플랫폼의 최우선 목표는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것. 때문에 우리의 강점은 커뮤니티와 웹진에서 쌓은 ‘콘텐츠 제작’이다”라고 말했다. 

 

앞서의 패션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가진 잠재력은 가늠할 수 없다. 이미 유통의 흐름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기운 상황에서 무신사만큼 1020으로 대표되는 Z세대가 충성하는 플랫폼이 없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업계 2, ​3위를 다투는 더블유컨셉을 인수해 해외 진출의 발판을 닦는다면 패션을 넘어선 대형 종합 유통기업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만 지금보다 플랫폼의 영향력이 더 커진다면 납품업체 입점수수료 상승 등의 현존하는 문제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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