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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약 메트포르민 발암물질 논란에 제약업계 조용한 까닭

식약처 "자체 조사" 발표에도 "검출 가능성 낮을 것" 예상…당뇨병학회 "약물 복용 중단은 일러"

2019.12.18(Wed) 16:42:10

[비즈한국] 지난해 8월 고혈압 치료제 성분 발사르탄과 올해 9월과 11월 위장약 라니티딘과 니자티딘에 이어 당뇨약 메트포르민에서도 발암 추정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잇따라 검출됐다. 메트포르민은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당뇨병 치료제로 제2형 당뇨 환자의 80%가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판매 중단’ 조치가 내려지면 손쓸 수 없는 상황. 그러나 무슨 일인지 제약업계는 다소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는 않다.

 

지난 9월 식약처는 위장약 ‘잔탁’ 등 국내 유통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269개 품목에서 NDMA가 검출돼 제조·수입 및 판매를 중지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트포르민을 판매하는 제약사가 신고한 제조원(수입원)으로부터 원료를 받는지 혹은 변경됐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간은 최대 두 달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앞서 4일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은 유통 중인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 46개 중 3개에서 미량의 NDMA가 검출돼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현재로서는 싱가포르에서 회수된 의약품이 국내에 수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식약처 조사 결과는 제약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메트포르민 성분 약은 645개에 달한다. 주요 제품으로는 유한양행 ‘유한메트포르민’, 대웅제약 ‘다이아벡스정’ 등이 있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는 DDP-4(디펩티딜 펩티다아제-4) 억제계열 약물은 메트포르민과 병용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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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약업계는 앞서의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니자티딘 사태만큼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관련된 의약품을 ​식약처에서 ​모두 수거해서 조사하는 단계가 아니다 보니 메트포르민 성분 약에 대해 자체 조사 중이다”며 “사실 이 원료는 싱가포르에서도 검사를 한 적이 있는데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NDMA가 검출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도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팀장은 “싱가포르 의약품 27개 중 3개가 퇴출된 상황인데 싱가포르나 유럽, 미국 모두 ‘아직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국내에 메트포르민 성분 의약품이 매우 많은데 몇 개의 의약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NDMA가 ​얼마나 ​검출될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며 “다만 라니티딘 사태처럼 거의 모든 의약품에 NDMA가 기준치 초과로 나오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269개 제품이 판매 중지된 ​라니티딘은​ H2수용체길항체 등 다른 대체의약품이 많은 반면, 메트포르민은 대체재가 없다는 점에서 우려도 나온다. 이동근 팀장은 “당뇨는 5~6가지 기전으로 치료되는데 메트포르민이 그중 하나다. 당뇨 초기 환자에게 제일 먼저 처방되고, 다른 약물과 가장 많이 병용되는 약물”이라며 “따라서 NDMA가 검출되어도 미량이라면 NDMA를 먹는 것과 치료제를 포기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해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트포르민을 판매하는 제약사가 신고한 제조원(수입원)으로부터 원료를 받는지 혹은 변경되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험실 사진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의약품에서 NDMA가 검출되는 현상을 최소화하려면 의약품 개발과 시판 과정에서 제약사가 지속해서 ​자체 검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팀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어느 나라도 NDMA 문제를 의식하지 못했다. 그때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생산회사가 먼저 자진 신고한 덕분에 알려졌다”며 “의약품에 불순물이 발생하는지를 식약처가 모두 검증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환자는 당뇨병 약을 자의적으로 중단하지 말 것이 요구된다. 지난 13일 대한당뇨병학회는 입장문을 통해 “기준치 이상의 NDMA가 검출된 싱가포르 3개 품목은 작년부터 처방이 시작된 약물이었고 과거부터 사용하던 약물에는 NDMA가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메트포르민 전체 품목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NDMA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공기, 물, 화장품을 통해서도 들어온다. 장기간 고용량을 섭취했을 때 발암 가능성이 있어서 문제인데 약물에서 사용하는 하루 허용량 96ng(나노그램)은 70년간 노출될 때 10만 명 중 한 명에서 나타나는 발암 위험 정도”라며 “오히려 약물 복용 중단 시 고혈당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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