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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분당 대형 아파트' 전고점 돌파 여부는 재건축에 달렸다

2010년대 강남 신축 이후 분당 매력 사라져…2020년 30년차 맞은 분당, 재건축 이슈 불 붙을 듯

2019.12.02(Mon) 14:38:30

[비즈한국] “분당 대형아파트 지금 매수해도 될까요?” 최근 많은 분이 질문한다. 짧지만 의미심장한 질문이다. 아마도 최근 1년 동안 분당의 중소형 평형대 시세가 많이 오르자 대형 아파트의 시세 움직임에 대해 관심이 많아진 듯하다. 분당과 유사한 지역에 관심 있던 사람들도 궁금할 것이다.

 

정답은 없다. 정확한 예측도 어렵다. 분명한 건 오를 곳은 오르고 내릴 곳은 내린다는 것이다. 결국 입지 조건과 단지 조건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일 것이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아파트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분당 신도시 아파트의 시세 추이를 꾸준히 분석하고 최근 분당 수요·공급 현황을 파악하면 분당 신도시 대형아파트 중 2006년 전후 인기가 많던 대형 단지가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 대상임을 알 수 있다. 

 

분당 아파트의 전체 평균 시세를 보면 소형아파트는 대부분 전고점을 회복했고, 대형 아파트의 경우만 대체로 2006~2007년의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시세 움직임에 대한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

 

소형 아파트는 이미 전고점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매일 갱신하고 있으며, 중형 아파트도 대부분 전고점을 돌파했다. 대형아파트를 소유한 사람이나 관심을 가진 사람은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소형 초강세, 중형 강세, 대형 약세’ 추이는 전국적인 현상이며 당연한 결과다. 수요는 소형, 중형, 대형 순이다. 분당 신도시 역시 현시점에서는 중소형 평형대에 대한 수요가 대형 수요보다 월등히 많다.

 

왜 분당 대형에 대한 수요는 2006~2007년에 비해 줄었을까? 분당구 한 단지의 예를 들어 보자.

 

 
이미지=김학렬 더 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제공

 

위 시세는 ‘분당구 서현동 시범 현대아파트 대평 평형’의 지난 20년간 시세 변화다. 2000년부터 급격히 시세가 상승해 2006~2007년 사상 최대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 단기 저점을 찍고 약 5년 동안 보합세(가격이 거의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되는 시세)였다가 2019년 반등했다. 여전히 전고점인 2006~2007년 시세를 회복하지 못했다.

 

분당 시범 현대아파트 입주민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2006년도 ‘분당 서현동 시범 한양 대형 평형’에 거주했던 주민들은 대체로 분당 내에서도 최고 상류층이었을 것이다. 1990년대 초반 서울 강남권에서 이주해 왔던 주민들이 꽤 다수였다.

 

1990년대 이후 서울 아파트 대부분은 낡고 쾌적하지 않은 생활 여건으로 존재했다. 가장 좋다는 강남권조차도 그랬다. 명품 신도시의 최고 입지 대형 아파트로 서울 부유층이 유입된 이유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분당 신도시 아파트의 교통, 교육, 상권 등 모든 환경적 조건이 서울보다 좋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서울 강남권에 신규 대형 아파트가 속속 입주를 시작한다. ‘도곡 렉슬’을 시작으로 해서 ‘잠실 주공 1·2·​3·​4단지 재건축’, ‘래미안 퍼스티지’, ‘반포 자이’ 등 좋은 입지에 최신 대형 아파트들이 입주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서울에 입주할 돈이 없어서 분당에 산 게 아니다. 분당이 서울보다 살기 좋은 데다 서울에 없는 좋은 아파트 상품도 있었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서울에 좋은 아파트들이 입주하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서울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2010년 이후 분당의 대형 아파트는 상품 메리트가 없어지면서 ‘그냥 명품 신도시 내 대형 구축 아파트’가 됐다. 서울 신규 아파트보다 상품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분당 대형은 이제 투자 가치가 없을까? 미래가치가 계속 하락할까? 부동산 가치의 대부분은 입지 가치다. 분당의 입지 가치는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 중 하나다. 서울의 웬만한 입지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다.

 

분당 대형 아파트들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건 상품 경쟁력이다.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대형이기 때문에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 방식이 더 적합할 것이다. 대형 그대로 새 아파트로 변신해도 좋다. 중소형 1+1으로 분할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선택과 대안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분당은 언제 재건축이 될까? 서현시범아파트 단지들의 최초 입주년은 1991년이다. 2020년이면 30년차 아파트가 된다. 향후 재건축 가능 연한이나 조건이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안전진단을 신청할 수 있는 30년차가 됐다. 분당 대형들의 재건축을 준비할 시기가 왔다는 의미다. 분당의 대형 아파트 시세 상승에는 이런 재건축 이슈도 어느 정도 포함됐다.

 

부동산은 결국 입지다. 신축 아파트도 입지가 가장 중요하고, 구축 아파트는 아예 입지만 중요하다. 그래야 재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분당은 재건축이 충분히 가능한 입지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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