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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더 뉴 그랜저를 사고 싶은 이유 셋, 사기 싫은 이유 셋

넓은 실내공간과 스마트한 주행보조기능…파라메트릭 주얼과 베이지 투톤 실내는 사진보다 못해

2019.11.20(Wed) 15:18:27

[비즈한국] 현대자동차는 20일 미디어 대상 시승행사를 시작으로 더 뉴 그랜저 판매를 시작했다. 3년 전 그랜저(IG) 출시 당시 사전예약에서 14일 동안 2만 7000대 계약이 이뤄졌는데,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11일 동안 3만 2179대의 사전계약이 이뤄졌다.

 

국내사업본부를 맡은 정재훈 부사장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기존 모델의 사전 계약을 넘어선 경우는 사상 처음으로 그만큼 더 뉴 그랜저에 관심이 큰 것을 알 수 있다”며 “페이스리프트에서 신차급 변화를 시도한 것도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사전계약 중 ‘3040(30대, 40대)’의 비율이 53%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에 따르면 사전계약자 가운데 3040세대의 비율이 53%나 된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에 따르면 사전계약자 가운데 3040세대의 비율이 53%로, 그랜저의 소비층이 젊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는 ‘성공한 3040’, ‘영 포티’ 등의 콘셉트로 광고영상을 제작했는데, 과거 TG 시절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물음에 그랜저로 답했습니다”라는 광고처럼 ‘그랜저=성공의 아이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더 뉴 그랜저는 사전계약에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사진=우종국 기자

 

#그랜저를 사고 싶은 이유 셋

 

① 확연히 넓어진 실내

 

더 뉴 그랜저는 기존 모델 대비 전장은 60mm, 축거(두 바퀴 중심 사이 거리)는 40mm 늘었다. 축거가 늘어난 만큼 동일한 조건에서 뒷좌석의 무릎 공간이 4cm 추가 확보됐다. 시승 중 뒷좌석에 앉아 보았다. 키 183cm인 기자가 1열 조수석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고 앉은 뒤 시트를 움직이지 않고 바로 2열 좌석에 옮겨 앉았다. 예상보다 공간이 넓었다. 머리 위 공간도 충분했다. 기존 모델에 비해 루프 기울기도 완만한 데다, 천장을 감싼 내장재 부분이 움푹 들어가 머리가 닿을 우려를 차단했다.

 

더 뉴 그랜저는 기존 대비 축거가 40mm 늘었다. 사진=우종국 기자


2열 좌석은 뒷바퀴 바로 위에 위치해 1열에 비해 승차감이 떨어지는데, 그럼에도 준수한 충격 흡수 능력을 보였다. 요철을 지날 때 불쾌감이 들지 않는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더 뉴 그랜저의 지향점은 승차감이므로 서스펜션의 스포츠성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또한 뒷좌석 도어 윈도까지 차음 유리 적용, 뒷유리창의 두께 증가, 하체 보강과 19인치 휠 공명기 등을 사용해 정숙성을 개선했다. 고속 주행할 때도 실내에서 조용히 대화할 수 있다.

 

② 첨단 IT 편의

 

운전석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은 동일하게 12.3인치 대형 화면으로 구성되었고, 두 화면이 이어진 것처럼 연결되어 있다. 물론 베젤의 두께가 상당해 화면이 하나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내비게이션 조작은 기존의 현대·기아차 제품과 마찬가지로 직관적인 터치로 조작할 수 있다.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국내 중소기업이 납품하는 수입차의 내비게이션과 비교하면 우월한 부분이 있다. 

 

더 뉴 그랜저는 ‘프리미엄’ ‘익스클루시브’ ‘캘리그래피’의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는데, 시승차는 최고급 트림인 ‘캘리그래피’에 적용 가능한 모든 옵션을 추가했다. ‘JBL 프리미엄 사운드’는 우퍼의 박진감이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맑고 깨끗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승객 간의 취향 차이로 음악을 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내장된 앰비언트 사운드를 틀어 자연스런 ‘백색 소음’을 재생할 수 있다. 시승 중 ‘카페 소리’를 플레이했는데, 실제 카페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음질이 좋지 않은 오디오에서 튼다면 소리가 거슬릴 수 있다.

 

카카오와 협업한 인공지능 서비스는 창문 개폐, 트렁크 개폐까지 음성인식으로 가능해졌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시승차에선 절차가 번거로워 시도하지 않았다.

 

③ 스마트한 운전 보조 기능

 

최신 차인 만큼 운전 보조 기능도 가장 진화한 상태다. 내비게이션 정보를 이용해 거리 제어 및 차로 유지를 도와주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은 기존의 4767km에 추가로 국도 등이 더해져 40%가 증가한 6623km의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더 뉴 그랜저에는 기존의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에 안전구간(주로 과속 단속 카메라를 뜻함)과 곡선로를 포함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이 스마트 센스에 포함돼 있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은 기존 대비 40% 증가한 6623km의 도로 정보를 담고 있다. 사진=우종국 기자


시승구간의 대부분을 차지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교통량이 많아 가속 성능보다는 주행 보조 기능을 테스트하기에 적당했다. 차선 유지 기능과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을 동시에 켜자 앞차와의 일정한 간격과 차선 중앙을 유지하며 주행했다. 앞차와의 거리가 줄자 서서히 속도를 줄여나가는 알고리즘이 숙련된 운전자에 버금갔다. 다른 차에서는 앞차와의 간격이 줄 때 급제동을 하는 듯한 주행보조장치도 있는데, 이와 비교해보면 더 뉴 그랜저의 시스템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랜저를 사기 싫은 이유 셋

 

① 논란의 파라메트릭 주얼

 

더 뉴 그랜저의 개선된 상품성과 높은 디자인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의 ‘파라메트릭 주얼’ 디자인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제품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별처럼 박힌 형상을 기대했으나, 플라스틱 느낌이 확연한 패널이 상당 면적을 차지하고 간간이 크롬 장식이 붙어 고급스런 느낌을 떨어뜨린다. 플라스틱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차라리 그릴을 모두 ×자 형태의 그물망처럼 뚫은 뒤 간간이 마름모꼴 크롬을 배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다.

 

밝은 곳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 전면부의 플라스틱 재질이 그대로 보여 고급스런 느낌을 해친다. 사진=우종국 기자


② 계기판 대형화면 시도는 좋지만

 

더 뉴 그랜저의 실내 사진이 공개됐을 때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의 12.3인치 스크린 두 개가 하나로 이어진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화제가 됐다. 메르세데스-벤츠 S 클래스처럼 화면이 가로로 길게 이어진 것과 비슷해 보였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을 연결한 시도는 좋았으나, 계기판이 운전자와 가까이 있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우종국 기자


막상 운전석에 앉으니 계기판 화면이 이전까지 타던 자동차들과 달리 운전자와 매우 가깝게 위치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마치 자동차 레이싱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계기판이 가까이 보이는 게 큰 문제는 아니지만, 아날로그 계기판과 디지털 계기판의 묘미를 모두 살리는 타 차종에 비해 무성의해 보인다. 

 

③ 베이지 투톤에 대한 아쉬움

 

더 뉴 그랜저의 최초 공개된 실내 사진은 시트는 베이지색, 대시보드는 카멜색 가죽으로 되어 있어, 검은색 일색인 국산차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디자인이었다. 이 색상은 최고급 트림인 ‘캘리그래피’를 선택해야 가능한 퀼팅 나파가죽 시트 베이지 색상이다. 

 

캘리그래피 트림의 베이지 나파가죽의 실물은 현대자동차가 제공한 사진과 느낌이 다르다. 사진=현대자동차


이 색상이 마음에 들어 캘리그래피 트림을 선택하려는 구매자라면, 매장에서 실제로 이 색상을 눈으로 확인하기 바란다. 막상 타보니 카탈로그 사진과 달랐다. 카탈로그에서 실내가 보이는 사진은 모두 이 색상으로 되어 있다. 크림 베이지의 새하얀 색감을 기대했지만, 사진보다 무거운 톤이었다. 카멜색도 상쾌하다기보다는 한 톤 무거운 감이 든다. 

 

색이 밝으면 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채도를 낮춘 것이겠지만, 그렇다면 카탈로그 색상을 실물에 맞추든지 아니면 사진과 동일한 색을 적용하고 오염 방지를 위한 방법을 찾든지 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이 색상은 눈에 띄게 화려해서 누군가 차를 처음 얻어 타게 된다면 근사한 럭셔리 호텔에 초대된 기분을 느낄 것이다. 또 A·B·C 필러와 루프까지 이어지는 실내는 스웨이드 내장재인데, 토끼털처럼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진다.

 

사전계약에서는 가장 비싼 트림인 캘리그래피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가 높았다. 사진=우종국 기자


베이지 투톤 실내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사전예약 고객 중 25%가 4000만 원이 넘는 최고급 트림인 캘리그래피를 선택했고, 특히 최대 배기량인 3.3 가솔린 엔진을 선택한 고객의 45%가 캘리그래피 트림을 선택했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판매 목표를 연 11만 대로 제시했다. 사진=우종국 기자


현대자동차는 더 뉴 그랜저의 판매 목표량을 연 11만 대로 밝혔는데, 기존 그랜저가 연 15만 대까지 판매되기도 한 만큼 목표를 낮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번엔 기아자동차 K7 프리미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고, 곧 출시될 K5 신모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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