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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10배 성장, 리츠 투자 성공하려면?

10월 공모한 롯데리츠 인기로 재주목, 개인 투자자 비중 적어 활성화 한계

2019.10.18(Fri) 17:24:53

[비즈한국] ‘커피 한 잔 값으로 부동산을 살 수 있다’는 말이 직장인들 사이에 돌고 있다. ‘리츠(REITs)’ 얘기다. 저금리 시대 핫한 투자방식 중 하나로 주목받는 리츠는 다수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 부동산 대출 상품 등에 투자하는 간접투자기구​다. 건물주가 월세를 받듯 리츠 투자자는 배당을 받는다. 최근 유가증권시장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롯데리츠의 공모주 개인 청약 경쟁률이 63.28 대 1을​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4곳, 마트 4곳, 아웃렛 2곳 등 10곳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롯데백화점 강남점. 사진=롯데리츠 홈페이지

 

정부도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리츠’를 밀고 있다. 9월 11일 국토교통부는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기존 주택 중심으로 이뤄지던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부 방안은 공공시설의 민간 사업자 선정 시 공모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자를 우대하고, 공모형 리츠에 투자하는 개인과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상장 규정을 개정해 예비심사를 면제하는 등 상장 진행 속도를 높여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한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은 “지난해 말 기준 6조 원인 공모형 시장 규모를 2021년까지 60조 원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급성장하는 리츠 시장, 중요한 건 개인 투자자 유입

 

이러한 분위기를 업고 리츠 시장의 확장세가 빨라지고 있다. 국회 교통위원회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양천갑)이 국토교통부, 한국감정원으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살펴보면 리츠 자산 규모는 2008년 4조 9000억 원에서 2019년 8월 말 기준 46조 5000억 원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리츠 수는 21개에서 230개로 증가했다. 11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상장 추진 기업 수도 늘고 있다. 지난해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 상장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롯데, NH금융지주, 이지스 자산운용 등이 리츠의 신규 상장을 추진 중이다. 롯데리츠는 10월 8~11일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기관 청약 경쟁률 358.06 대 1, 개인 63.28 대 1을 각각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했으며, 청약증거금(신청금액의 절반)으로 4조 7610억 원을 모았다.

 

#정부가 공모형 리츠 활성화하는 이유

 

자료=리츠정보시스템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모형 리츠 활성화에 나서는 배경으로는 ‘부동산 시장 체질 전환’이 꼽힌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부동산 실물시장이 강하기 때문에 간접투자 방식이 활발해지기 어렵다. 아파트 가격이 아직도 천정부지로 오르니 다들 부동산을 산 뒤 시세차익을 보는 직접투자 방식을 선호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정부가 ‘리츠’를 꺼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리츠 시장이 기금·공제회 등 기관 투자자가 투자하는 사모리츠 위주로 운영돼,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리츠 시장 규모는 44조 원으로 절대 작지 않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의 비율이 높고 대부분의 큰 리츠는 연기금에서 갖고 있다. 굳이 공모화 작업을 추진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리츠협회 금융전문지원센터 관계자는 “국내 리츠 도입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주는 것이었는데, 그동안 많이 미흡했다. 이번 정부 지침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리츠에 접근할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규모 커졌지만 IPO 시장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일각에서는 정부 대책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지금보다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부 방침으로 리츠 시장이 커질 전망은 보이지만 IPO 시장이 커질지는 미지수다. 개인의 투자를 끌어오기 위해서는 IPO 시장이 커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물량이 지금보다 많이 나오려면 대기업이 갖고 있는 빌딩이나 오피스를 좀 더 자유롭게 유동화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근 애널리스트는 가장 중요한 키로 ‘부동산펀드와 리츠가 적용받는 법안이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투자자 입장에서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에, 부동산펀드는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부동산펀드가 보통 3~5년 만기의 폐쇄형 상품으로 출시된다면 리츠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경우 사고파는 것이 자유롭다. 김 애널리스트는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 부동산펀드는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는다. 이 규정 때문에 부동산펀드는 리츠가 될 수 없고 마찬가지로 리츠도 부동산펀드로 넘어갈 수 없다. 이처럼 촘촘하게 막고 있는 규제를 풀어야 개인 투자자들이 IPO 시장으로 넘어올 수 있을 판이 깔릴 것이다. 지금은 명목적인 활성화 정도”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의 선택권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권대중 교수는 “해외에는 리조트, 산업용 부동산, 주거용 부동산, 공장 등 리츠의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수익형 부동산 중심이다. 재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임대주택을 리츠로 편입시켜서 자금을 공유하는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활성화되지 못했다. 리츠를 활성화하려면 상품을 다양화해서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당근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개입하는 부분이 많아 상품이 다양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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