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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573돌 한글날, 훈민정음과 세종대왕을 찾아서

세종대왕역사문화관서 '천재' 세종의 일생, 국립한글박물관서 한글의 모든 것 볼 수 있어

2019.10.08(Tue) 08:00:00

[비즈한국] 2019년 10월 9일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지 573돌을 맞는 한글날이다. 가을바람 선선한 10월의 공휴일, 우리에게 한글을 남긴 세종대왕을 따라가는 나들이는 어떨까? 수도권 전철이 닿는 경기도 여주의 영릉(세종대왕릉)에서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까지, 한글날 이벤트도 풍성한 장소들을 둘러보자.

 

서울 용산의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한글 창제 과정과 원리를 비롯해 한글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조선 전기 왕릉의 모범답안, 세종대왕 영릉

 

경기 여주 영릉은 조선 제4대 임금인 세종과 왕비 소현왕후가 잠든 곳이다. 신성한 장소를 상징하는 붉은 홍살문을 넘어, 정(丁) 자 모양 지붕의 정자각을 지나면 야트막한 구릉 위에 무인석과 문인석, 석호와 석양이 지키는 봉분이 보인다. 난간석을 두른 하나의 봉분 안에 두 개의 석실을 두어 왕과 왕비를 모신 영릉은 조선 최초의 합장릉이다.

 

조선의 기본을 세운 세종대왕처럼 영릉 또한 조선 전기 왕릉 배치의 전형을 보여준다. 주산인 칭성산을 좌청룡 우백호 삼아 자리 잡은 봉분을 곡장으로 두르고 각종 석물을 질서정연하게 배치했다. 절대권력을 휘둘렀던 아버지 태종의 헌릉과 비교하면 규모도 석물 숫자도 절반에 불과하지만, 단아하고 짜임새 있는 모습이 조선의 문물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세종대왕과 닮은 듯하다.​

 

조선 제4대 임금인 세종과 왕비 소현왕후가 잠든 경기 여주 영릉은 조선 최초의 합장릉이다. 사진=세종대왕유적관리소 제공

 

하지만 아쉽게도 2020년 말까지 시설 개선 공사로 인해 영릉 안을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실망하긴 이르다. 세종대왕 영릉(英陵) 옆에는 효종대왕 영릉(寧陵)이 있고, 둘 사이에는 세종의 일생과 한글 창제 등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는 세종대왕역사문화관이 있기 때문이다. 

 

#‘만능 천재’ 세종의 일생과 업적, 세종대왕역사문화관

 

세종대왕은 조선 27명의 국왕 중 자타공인 최대 업적을 이룬 임금이다. “영민하고 총명했으며 강인하고 과감했다(英明剛果)”는 ‘조선왕조실록’의 평가는 결코 과찬이 아니었다. 타고난 총명함에 아파도 책을 놓지 않았던 노력을 더하고, 혁신적 아이디어에다 과감한 추진력으로 세종은 제위 32년 동안 차고 넘치는 업적을 이루었다.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는 훈민정음 창제뿐 아니라 과학 기술의 발달, 북방 개척과 아악의 발전에 이르는 세종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에서는 훈민정음 창제뿐 아니라 과학 기술의 발달, 북방 개척과 아악의 발전에 이르는 세종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다. 젊은 과학자들을 양성해 각종 천문관측기구를 만들어 우리 실정에 맞는 달력을 제작한 것도 세종의 업적이다. 덕분에 우리 풍토에 맞는 농사짓기가 가능해졌다.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세종은 박연을 시켜 궁중음악인 아악을 정리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정간보’라는 악보를 만들기도 했다. 과학과 문화예술, 국방을 넘나드는 세종의 업적은 영상실에서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놀면서 배우는 한글의 모든 것,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날 세종대왕을 따라가는 나들이의 마지막은 서울 용산의 국립한글박물관이다. 이곳에선 세종대왕이 만든 후 우리 겨레의 문자가 된 한글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첫 전시실인 ‘한글이 걸어온 길’에서는 한글 창제 과정과 원리를 전시 중이다. ‘천·지·인’의 철학적 기반과 ‘초성·중성·종성’의 과학적 제자 원리를 갖춘 한글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문자다. 여기에는 ‘백성이 쉽게 익혀 쓸 수 있기’를 바란 세종의 애민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유학자들의 천대와 일제의 말살에 맞서 한글을 지켜온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전시실 ‘한글놀이터’는 아이들도 놀면서 쉽게 한글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소리를 닮은 자음과 우주를 담은 모음을 몸으로 익히고 한글을 이용한 그림과 음악 등 재미난 놀이가 가능하다. 국립한글박물관에는 한글이 익숙지 않은 외국인을 위한 체험학습공간인 ‘한글배움터’도 있다. 한글의 구성원리를 통해 쉽게 한글을 익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글에 담긴 한국문화도 알아볼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에는 아이들과 외국인이 한글의 원리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573주년 한글날을 맞이해 ‘2019 한글가족축제’도 펼쳐질 예정이다. 10월 5일 토요일부터 9일 수요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곳곳에서 마술과 연극, 숨은 보물 찾기 등 신나는 행사를 통해 한글의 멋과 맛을 즐길 수 있다. 

 

<여행정보>


영릉(세종대왕릉), 세종대왕역사관

△위치: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영릉로 269-10

△문의: 031-885-3123~4

△관람 시간: 9시~18시(2~5월, 9~10월), 9시~18시 30분(6~8월), 9시~17시 30분(11~1월), 월요일 휴관

 

국립한글박물관

△위치: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 

△문의: 02-2124-6200

△관람 시간: 10시~18시(평일, 공휴일), 10시~21시(토요일, 매달 마지막 수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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