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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대에 '오디오 플랫폼 전쟁' 시끄러운 까닭

팟빵, 스푼라디오 인기에 네이버, 방송사연합까지 '참전'…멀티태스킹 가능해 꾸준히 성장

2019.10.02(Wed) 17:35:17

[비즈한국] 다시 오디오 전성시대가 올까. 출근길에 이어폰을 꽂는 순간 음악스트리밍서비스, 팟캐스트, 오디오북, 실시간 개인방송 등 무수히 많은 선택지가 주어진다. 정해진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라디오 채널과 달리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원하는 부분만도 들을 수 있다.

 

9월 25일 SBS I&D는 방송사 연합 오디오 플랫폼 ‘티팟’을 출시했다. 주요 TV 프로그램을 ‘영상을 제거한 오디오 형태’로 제공한다. 동영상을 넘어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까지 등장한 시대에 뜬금없는 ‘오디오 서비스’라는 지적도 있지만​, 최근 시장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전자책 분석 사이트 ‘​굿이리더닷컴’​은 2016년 말 기준 세계 오디오북 시장 규모를 35억 달러(약 3조 9000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2013년 20억 달러에서 연평균 20.5%씩 성장한 수치다. 국내 기업들의 오디오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가 늘어나면서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오디오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팟에서는 13개 방송사의 영상 프로그램을 오디오로 가공한 콘텐츠로 제공된다. 티팟에서 서비스되는 SBS 인기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사진=SBS

 

해외 시장의 흐름에 따라 방송 3사와 종합편성채널(종편) 등 전통 미디어들도 영역 확대에 나섰다. 방송사 연합 오디오 플랫폼 ‘티팟’은 SBS I&M이 기술을 담당하고 보도전문채널 YTN과 연합뉴스TV, 종편 4사, 아리랑TV 등 13개 방송사가 콘텐츠를 제공하게 된다. 티팟 사업을 총괄하는 SBS I&M 박종진 실장은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와 YTN 24, JTBC 뉴스룸 등 기존 방송사의 오디오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추후 지역 방송사들의 프로야구 라디오 중계와 경제, 종교, 교육, 라디오 전문 채널 등 오디오 전용 콘텐츠를 폭넓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팟빵부터 스푼라디오까지…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오디오 시장

 

올해 국내 기업들의 오디오 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었다. 네이버는 8월 24시간 라이브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나우’를 출시했고, 아프리카TV는 지난해 10월 ‘팟프리카’를 출시한 뒤 올해 7월 NHN의 ‘팟티’를 인수하며 오디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팟프리카에서는 유명인, 방송인이 아닌 보통 사람도 오디오자키로 데뷔할 수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기본틀은 아프리카TV와 같다. 

 

국내 최초 팟캐스트 플랫폼인 ‘팟빵’을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나는 꼼수다’를 시작으로 뜬 팟빵은 기존 라디오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 7월 기준 팟빵에 등록된 팟캐스트는 2만 개가 넘으며, 2018년 기준 월 방문자 수는 약 300만 명이다. 팟빵은 크리에이터가 팟캐스트를 제작해 팟빵의 호스팅서버를 이용해 올리는 비율(원본 보유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국내 주요 오디오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팟빵 관계자는 “‘유튜브와 오디오의 경쟁’이라는 말도 나온다. 영상이 시간을 내서 집중해야 하는 콘텐츠라면, 오디오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시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오디오 시장 자체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디오북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기존 종이책 출판 시장에서 벗어나 장르문학, 웹소설 분야 시장이 새로 만들어졌듯, 스토리텔링 방식의 오디오북이 급부상하고 있다. 앞서의 팟빵 관계자는 “잘 팔리는 책을 오디오북으로 가공하기보다 오디오북을 만들어 반응을 본 뒤 종이책으로 출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오디오북 대본 공모전이 있을 정도로 시장의 흐름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오디오 플랫폼 ‘스푼라디오’의 성장도 눈에 띈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 800만 건, 월간 이용자 수 130만 명에 달하는 기록을 세우며 10~2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디오계의 유튜브’라고도 불리는 스푼라디오는 디지털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는 Z세대의 외로운 마음을 파고 들어갔다는 평을 받는다. ‘연결되고 싶지만 노출되고 싶진 않은’ Z세대가 목소리만으로 개인방송이 가능한 스푼라디오로 유입됐다.

 

스푼라디오는 전체 이용자 중 70%가 해외 사용자일 정도로, 해외에서 더 잘나간다. 현재 한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9개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지난해 진출한 일본에서는 한국을 뛰어넘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빠르고 쉽게 지식 섭취, 인공지능과 연계…오디오 시장 성장하는 이유

 

김상호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금의 오디오 시장은 과거의 라디오 전성시대와 다르다”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청각사회에서 듣는다는 건 내 욕망이나 취향을 접는 일이었다. 지금 듣는다는 건 내가 원하는 것을 골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일이다. 과거와는 다른 형태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호 교수는 “전체적인 오디오 시장이 확장되는 것도 아니다. 대중은 시놉시스를 요약해서 짧게 정리해주는 걸 원한다. 정보가 과다하게 넘치니 인스턴트식으로 지식을 섭취하고 싶은 욕망이다. 이동하면서 지식을 쉽게 섭취할 수 있다는 편리함에 오디오 시장이 커지는 것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티팟은 방송사들의 오디오 콘텐츠를 다양한 오디오 플랫폼에 서비스한다. 사진=SBS I&M

 

오디오 시장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인공지능과의 연계성’에 주목한다. 9월 25일 방송사 연합 오디오 플랫폼 ‘티팟’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빅스비와 같이 음성 기반의 AI 생태계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다양한 오디오 특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티팟 서비스가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인석 티팟 개발 PM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 팟캐스트 서비스를 적용하는 데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오디오 시장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술을 받아서 기존 플랫폼에 쉽게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향후 다른 플랫폼이 나왔을 때도 최소한의 작업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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