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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분양가 상한제 풍선효과' 2기 신도시 살까 말까

미분양 해소되고 프리미엄 상승…묻지마 매수 위험, 실수요층은 기반시설 꼭 확인

2019.09.30(Mon) 09:48:35

[비즈한국] 3기 신도시 발표를 하면서 호재가 없던 1기 신도시와 기반시설이 들어서지 못했던 2기 신도시의 반발이 심했다.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졌고 시세 하락까지 심화됐던 것이 두 달 전까지의 일이다. 

 

최근 2기 신도시 미분양 물량이 급감하고 프리미엄까지 형성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별한 호재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2기 신도시에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일까?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시세가 떨어졌던 2기 신도시에 최근 미분양 물량이 급감하고 프리미엄까지 형성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검단 신도시 건설 당시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풍선효과라는 평가도 있다. 신도시는 서울 수요 분산을 위해 만들어지는 곳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서울 시내 공급이 줄어들 거라는 우려의 결과라는 것이다. 기존 신도시의 경우 교통, 교육, 상권 등 기반시설이 조성되면 아파트 시세가 상승했던 그간의 ‘경험치’도 외부 수요자를 유인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확인해보았다. ‘검단신도시 우미린더퍼스트’ 전용 84㎡ 분양권이 4억4060만 원에 거래됐다. 전용 84㎡ 분양가는 4억 1600만 원이었다. 약 2460만 원 정도의 프리미엄 시세 상승이다. ‘검단 호반베르디움’,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 등 분양 아파트에도 3000만~5000만 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연초 분양된 ‘검단 한신더휴’, ‘검단 센트럴푸르지오’ 등의 1순위 경쟁률은 모두 미달이었다. 검단 신도시가 포함된 인천 서구는 2020년 2월까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악재만 있을 것 같던 분위기는 최근 두 달 만에 반전됐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서울 공급이 줄면 서울, 경기, 인천의 주요 지역 청약 당첨 가점이 상향될 것이라고 판단한 잠재 청약 대상자들이 매수 가능 지역으로 몰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신도시에 분양됐던 시범단지는 실패한 적 없다는 과거 사례에 투자 수요층까지 몰린 영향도 크다.

 

인천 서구 검단과 함께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평택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고덕파라곤’, ‘고덕신도시 자연앤자이’ 등에도 프리미엄이 수천만 원 형성됐다. 고덕신도시 자연앤자이 전용 84㎡는 분양가는 3억 1000만~3억 6000만 원 수준이었다. 최근 실거래가를 보면 3억 5000만~4억 원 정도다. 4000만 원 전후의 프리미엄을 포함한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다. 

 

또 3억 9000만 원 정도에 분양됐던 평택고덕파라곤 전용 84㎡도 최근 4억 6730만 원에 매매됐다. 평택이라는 최근의 침체된 부동산 시장 내에서 8000여 만 원 정도의 프리미엄은 놀라운 시세 상승이다. 

 

한동안 침체됐던 경기도 시흥시의 부동산 시장도 최근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시흥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 역시 1억 원 가까운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분양가 3억 6000만 원 정도였던 시흥은계 우미린레이크 전용 84㎡의 로얄동 로얄층의 경우 프리미엄 시세가 1억 원 정도다.

 

서울 주택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4주째 올랐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새 아파트 공급이 더 부족해질 거라는 우려가 확산하며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수도권 외곽 지역, 특히 미분양 지역이었던 검단 등에까지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워낙 강해서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급격한 미분양 해소 지역 중 한 곳이 파주 운정 신도시다. 올해 6월 동시 분양했던 대우건설, 중흥건설, 대방건설의 3개 단지 전체 2527가구 중 496가구가 미분양이었다. 하지만 7월부터 미분양이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대부분 소진됐다. 중흥S-클래스, 대방노블랜드의 미분양 가구는 분양 완료됐다. 파크푸르지오의 분양 소진률도 70%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2기 신도시 미분양 소진 원인 중 수도권 광역 교통망 개선에 대한 호재도 작용했다. 인천 서구 검단의 경우,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검단·김포를 거쳐 일산까지 연장되는 안을 국토교통부가 공개했다. 국토부는 검단, 김포, 일산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파주∼동탄 구간)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경의·중앙선, 서울 지하철 3호선, 김포도시철도, 공항철도 등 동서 방향 노선들이 남북으로 이어져 수도권 서북부 교통이 개선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검단 신도시에서 공항철도 계양역까지 인천1호선을 연장하는 공사의 입찰이 계획보다 앞당겨 진행됐고, 인천도시철도 2호선 검단 연장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파주 운정은 GTX-A 운정역의 2023년 개통 계획이 확정됐다. 내년에는 서울~문산고속도로도 개통될 예정이라고 한다.

 

결국 2기 신도시로 오가는 교통망이 좋아지고 서울 등 주요 지역 내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감이 커진 데다, 서울 등 주요 지역의 큰 시세 상승으로 인해 가격 메리트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온기는 서울, 과천, 광명, 성남은 물론 외부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서울 강남권발 부동산 시장의 온기 확산은 장기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끝도 없이 상승하는 부동산은 없다. 수요가 많고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들 때까지만이다.

 

시세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판단이 들면 소비자들은 매수세를 멈춘다. 실수요가 적은 곳은 더욱 그렇다. 결국 투자 수요가 얼마나 2기 신도시 시장을 더 이끌 것인가가 2기 신도시를 바라보는 가장 좋은 기준이 될 것이다. 

 

투자 수요층은 시세 상승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바로 멈춘다. 그때 통상적으로 실수요층이 매수를 시작한다. 따라서 실거주 수요층이 아니라고 한다면 아무리 온기가 퍼지는 2기 신도시라 하더라도 ‘묻지마 매수’를 해서는 안 된다. 

 

투자 수요층이야 매수해서 매도할 때까지 시세차익만 나면 되지만, 실수요층은 교통, 교육, 상권 등의 기반시설이 형성되지 않은 신도시에는 거주할 수 없다. 생활 필수 기반시설이 언제쯤 들어설 것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2시 신도시 매수를 보수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 등이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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