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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이주열 신년사 돌아보니 '일자리도 물가도 한숨'

설비투자, 취업자 줄고 물가상승률 0%대에 디플레 우려 등 악재만 현실화

2019.09.27(Fri) 14:13:29

[비즈한국] 경제의 두 축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각각 이끄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가 시작되던 때에 신년사를 통해 경제 성장의 기반을 닦는 2019년을 만들겠다며 여러 정책적 약속을 내놓았다. 그러나 올해의 4분의 3이 지나간 9월 말 현재 홍 부총리와 이 총재가 내놓은 정책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데 반해 두 수장이 우려했던 악재들은 오히려 현실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2019년을 맞아 ‘2019, 사회적 대타협의 원년이 되도록 합시다’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신년사에서 “올해 경제 정책의 일차적인 역점을 ‘경제의 활력제고’에 두겠다”며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경제 정책의 궁극적인 종착지는 일자리 창출”이라며 “사회적 대타협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올 초 신년사에서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지만, 실제 성과는 좋지 못하다. 지난 8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일본수출규제 대책 민관정 협의회 2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홍 부총리(왼쪽). 사진=박은숙 기자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은 홍 부총리가 밝힌 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멀다. 설비 투자의 경우 올해 들어 역성장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7월 설비투자 지수는 105.7로 1년 전에 비해 4.7% 하락했다. 설비투자 지수 증가율을 지난해 11월 -10.4%를 기록한 뒤 올 7월까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장 가동 상황을 보여주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올해 2월 이후 6개월 연속 1년 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 역시 경제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자리 창출도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다. 지난 8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5만 2000명 증가해 2017년 3월(33만 4000명)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1년 전인 2018년 8월 취업자 수가 3000명 늘어났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 

 

실제 올해(1~8월 월평균) 들어 30대 취업자와 40대 취업자는 경기악화 영향으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6만 9000명, 16만 4000명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60대 이상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5만 5000명이나 늘어났다. 이는 올해 취업자 증가가 정부의 세금이 들어간 고령층 단기 일자리 덕분임을 보여준다. 사회적 대타협은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민주노총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상태다.

 

정책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이 총재도 마찬가지다. 한은 본관 1층 로비 벽에는 ‘물가안정’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을 정도로 한은의 제 1목표는 물가안정이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 올해 신년사에서 “금년부터는 물가안정목표를 2%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물가가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경제가 활력을 잃기 때문에 2%를 적정 수준으로 잡고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정책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로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박은숙 기자

 

그러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0.8%로 떨어진 뒤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월에는 공식 통계상으로 0.0%를 기록했지만 실제 수치는 -0.038%였다.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 전조라는 우려와 함께 한은이 통화정책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총재는 또 경기전망의 정확성을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올해 성장률을 2%대 중후반으로 내다봤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0%까지 떨어졌고 1%대 추락 가능성까지 나온다.

 

신년사에 밝힌 정책은 성과가 저조한 데 반해 홍 부총리와 이 총재가 걱정한 악재들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우려 사항으로 “경제 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되는 것”을 지목했다. 9월 소비자동향 조사에서 6개월 후 경기 기대감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 기준치 100)는 75로 나타났다. 향후경기전망 CSI는 올해 최고치가 4월에 기록한 81에 불과하다. 얼어붙은 경제심리가 좀처럼 녹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 총재는 신년사에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과 미·중 무역 분쟁, 우리 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 성장잠재력 악화 등을 올해 경제의 악재로 지목했다.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금리격차로 외국인 투자자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고, 미·중 무역 분쟁은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8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6% 감소한 442억 달러였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타격을 가하면서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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