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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넥슨 '구원투수'로 등판,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위기의 넥슨에 3500억 원 투자받고 외부 고문 취임…진행 중인 프로젝트 전반 재검토 역할

2019.09.10(Tue) 18:07:07

[비즈한국] 넥슨코리아가 야구계에서 ‘너클볼러’로 불리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허민 대표의 ‘이적료’​는 약 35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현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 가운데 최고 연봉자인 콜로라도 로키스 웨이드 데이비스가 받는 1733만 달러(약 207억 원)보다 무려 17배나 많다.

 

이렇게 말하니 허민 대표를 아는 야구팬이라면 ‘허민이 야구선수로 영입됐나’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가 야구팬들이 공인하는 ‘야구광’인 까닭이다. 1990년대 서울대학교 재학 당시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동한 그는 2011년 국내 최초로 독립 야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창단한 구단주였으며, 2013년 미국 독립리그 탠암리그 산하 록랜드 볼더스에서 정식 선수로 입단해 3년 동안 활약했다. 그는 지난해엔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의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넥슨은 9일 “허민 대표가 넥슨의 외부 고문으로 넥슨의 전반적인 게임 개발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사진=이오이미지·원더홀딩스


최근 허 대표는 넥슨에서 게임 개발 관련 ‘외부 고문’을 맡기로 하고 이와 함께 원더홀딩스에 35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넥슨은 “원더홀딩스 산하 게임개발사인 원더피플과 에이스톰의 게임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에 협력하고, 허 대표는 외부 고문으로 넥슨의 전반적인 게임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넥슨이 원더홀딩스에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하며 허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데려온 데는 이유가 있다. 넥슨이 현재 위기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넥슨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23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김정주 NXC 대표는 올해 초 매각을 추진했다.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시장에 내놨다. 그러나 10조 원으로 추산되는 NXC의 몸값이 비싸도 너무 비쌌다. 결국 매각이 무산되고, 무수한 뒷말만 남았다. 

 

게다가 올해 넥슨이 선보인 신작들의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넥슨은 올해 ‘스피릿위시’ ‘고질라 디펜스 포스’ ‘런닝맨 히어로즈’ ‘린: 더 라이트브링어’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트라하’​ 등 다양한 신작을 차례대로 선보였다. 하지만 이 가운데 흥행에 성공한 건 트라하 정도다. 나머지는 유저들로부터 졸작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결국 넥슨은 8월 내부적으로 조직개편에 돌입했다. PC온라인사업본부와 모바일사업본부를 통합하고, 플랫폼별로 구분된 조직들을 통합 사업본부 아래에 9개 실무그룹을 둔 형태로 바뀌었다. 

 

이와 함께 깜짝 등장한 인물이 바로 허민 대표다.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이사는 “원더홀딩스의 자회사들은 게임 및 이커머스 등 다방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며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어 넥슨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며 “특히 게임에 대한 허민 대표의 높은 열정과 통찰력은 앞으로 넥슨의 차별화된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허 대표는 현재 넥슨에서 진행 중인 수십여 개의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직접 일일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미 각 개발팀에서 허 대표에게 보여줄 기획 방향과 개발 진척 상황이 담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 외부 고문 직함을 가진 허 대표에게 인사권은 없지만, 그의 말 한마디에 프로젝트가 갑자기 중단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조직 내부에 팽배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허민 대표의 구원투수 등판이 넥슨과 위메프에 성공을 안겨줄까.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 꾸려진 키움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 투수로 나서 공을 던지는 허민 대표. 사진=연합뉴스


과연 허민 대표가 3500억 원이란 이적료의 가치를 증명하며 넥슨을 위기에서 탈출시킬 확실한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잖다. 허 대표가 ‘던전앤파이터’로 만루홈런을 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초기작인 신야구나 이후 네오플 매각 이후 원더피플, 에이스톰 등에서 개발한 게임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른바 ‘원 히트 원더’​, 타율로 따지면 1할 정도에 불과하다.

 

게임 외 사업을 봐도 마찬가지다. 허 대표가 나무인터넷 설립 투자자로 참여해 설립한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는 창업 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적이 없다. 2015년 이후 연간 영업손실이 줄어든 점이 다소 위안거리지만, 지난해 39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즉, 허 대표의 성공신화는​ 15년 전 개발한 ‘던전앤파이터’​ 하나뿐이다. 네오플 매각 이후 오랫동안 게임업계를 떠났던 그가 과연 넥슨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의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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