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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이즈] 마약 밀반입 혐의 '셀프 체포' 이선호 CJ 부장

CJ올리브네트웍스 2대주주로 승계 기반 마련…아내 사별과 마약 사건으로 '고비'

2019.09.05(Thu) 19:51:24

[비즈한국] 변종 대마 밀반입 등의 혐의를 받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29)​이 지난 4일 인천지방검찰청에 스스로 찾아가 긴급 체포됐다. 검찰은 48시간 이내 이 부장의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CJ그룹에 따르면 이선호 부장은 가족을 포함해 주위에 전혀 알리지 않은 채 혼자 인천지검을 찾았다. 본인의 잘못에 책임을 지고 어떠한 처분도 달게 받겠다는 뜻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본부 식품전략기획담당 부장. 사진=CJ 제공


이선호 부장은 “저의 잘못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받는 것이 매우 마음이 아프다.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하루 빨리 구속되기를 바란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그릇된 일로 인해 CJ 임직원들에게 큰 누를 끼치고, 많은 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이선호 부장은 1일 오전 4시 55분경 미국 로스앤젤레스(LA)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과정에서 여행용 가방과 배낭에 각각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를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변종 마약 투약 혐의도 받는데, 이 부장은 간이 소변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CJ 그룹 측은 ‘비즈한국’에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그룹 차원의 징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본부 식품전략기획담당 부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손자이기도 하다.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를 다섯 살 터울 누나로 뒀다.

 

# 24세 입사 “차분하고 조용” 평가 

 

2013년 초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이선호 부장은 같은해 6월, 스물넷의 나이로 CJ그룹 지주회사에 정식 입사했다. 이 부장은 대학시절 방학 때마다 한국에 들어와 CJ제일제당, CJE&M, CJ오쇼핑 등 주요 계열사와 CJ 일본법인 등 해외 법인의 영업·마케팅 부서에서 경영 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입사 1년 전인 2012년 7월 CJ제일제당 인턴 사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CJ가 ‘4세 경영수업’ 신호탄을 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입사 후 인사부 소속인 그룹 미래전략실에 첫 발령을 받은 이선호 부장은 CJ제일제당 영업지점, 바이오사업관리팀 등을 거쳤다. 2015년 대리로, 1년 뒤인 2016년 과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인사교육과, 재무파트과, 바이오사업관리팀 등을 거쳐 올 5월 식품전략기획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 중구 CJ제일제당 건물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젊은 나이로 과장에 오른 이선호 부장은 이후 임원 승진 인사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2017년 3월 CJ그룹 임원인사에서 장녀 이경후 당시 팀장과 남편 정종환 본부장이 나란히 상무대우로 승진했지만 이 과장은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8년 인사개편에서도 이 부장의 임원 승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경후 씨는 이후 2018년 7월 CJ E&M과 CJ오쇼핑의 합병 법인 CJ ENM의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이선호 부장은 회사 내부에서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말수가 적고 차분한 성격이다. 그룹 오너 자녀임에도 티를 내지 않아 내부 직원들도 정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입사 두 달 전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 면제 사유는 아버지와 같은 유전병 때문이다. 병이 일찍 진행됐지만 일상생활엔 지장이 없는것으로 전해졌다.​

 

# CJ올리브네트웍스 ‘4세 경영’ 발판


이선호 부장은 2014년 12월 이재현 CJ 회장으로부터 280억 원어치 주식을 증여받으며 CJ 후계자로 급부상한다. 이 부장은 CJ그룹 IT 서비스 업체인 CJ시스템즈가 CJ올리브영과 합병해 CJ올리브네트웍스가 되기 직전,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CJ시스템즈 지분 14만 9000주(15.91%)를 넘겨받아 CJ(76.07%), 이재현 회장(11.35%)에 이은 CJ올리브네트웍스 3대주주(11.3%)에 올랐다. 당시 이 부장은 지주회사인 CJ는 물론 계열사 지분도 가지고 있지 않아 승계(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거나 지주회사와의 합병을 내다 본 승계 작업을 추진한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1년 뒤 이재현 회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보유 지분 14만 9667주(11.35%) 전량을 이선호 부장, 장녀 이경후 씨와 조카 이소혜, 이호준 씨 등 4명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이 부장은 지분율 15.84%로 CJ(76.07%)에 이은 2대 주주에, 이경후 CJ ENM 상무는 3대 주주(6.91%)가 됐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후 그룹 내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웠다. 2016년 6월 CJ올리브네트웍스가 CJ파워캐스트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이선호 씨 지분은 현재 상태인 17.97%까지 늘어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오는 11월 올리브영과 IT부분으로 인적분할 하게 되면서 이선호 부장은 CJ그룹 지분 2.8%을 획득하며 지주회사에 첫 입성하게 된다. 분할 비율은 IT사업 부문 45%, 올리브영 55%로, IT 부문은 CJ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CJ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주식교환 비율은 1 대 0.54이며 주주 가치를 고려해 신주 대신 자사주를 배분하기로 했다. 올 4월 인적분할 결정 당시 CJ 측은 “이재현 회장 지분이 40%가량으로 그대로인 만큼 아직 후계 구도와 연결 짓기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두 번의 결혼, 한 번의 사별  

 

이선호 부장은 2016년 3월 미국 예일대에 재학 중이던 고 이래나 씨와 결혼했다. 이래나 씨는 88 서울올림픽 주제가를 부른 그룹 ‘코리아나’ 멤버 이용규 씨의 외동딸이자 방송인 클라라의 사촌이다. 이 부장은 컬럼비아대 유학 시절 이래나 씨와 만나 2년간 교제했다. 결혼식은 이재현 회장의 병세가 악화돼 양가 친척만 참석한 가운데 별도의 예식 절차 없이 식사로 대신했다. 이재현 회장은 2013년 7월 신장이식 수술과 유전병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었다. 당시 CJ 측은 이 부장이 결혼 후 신부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혼 7개월 만인 2016년 11월 이래나 씨는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자택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인은 가족 요구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시신은 일주일 뒤 국내로 운구돼 충북 음성 꽃동네 낙원 묘역에 안장됐다. 

 

2년 뒤인 2018년 10월 이선호 부장은 이다희 아나운서(28)와 재혼했다. 두 사람은 2018년 초 지인 소개로 만난 뒤 그해 여름에 결혼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다희 아나운서는 미국 퍼듀대에서 사회학·심리학을 전공한 뒤 2016년 스카이티브이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서울 근교에서 비공개로 열린 결혼식에는 이 회장 부부와 손경식 회장 부부,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 등 직계가족 10여 명과 하객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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