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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지금까지 없던 '다크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

파격적 비트·가사·영상으로 인터넷 시대 '너드' 대변…2000년대 가수 중 최연소 빌보드 1위

2019.09.02(Mon) 15:18:08

[비즈한국] 요즘 음악, 특히 아이돌 음악을 비판할 때 흔히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음악의 본질인 ‘청각’보다 비주얼이나 사람의 매력에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거지요. 가창력 좋은 ‘오디오형 가수’를 찾기 어렵다는 아쉬움과 함께 말입니다.

 

대중음악은 재즈, 록, 힙합에 이어 전자음악의 발명으로 급격히 완성됐습니다. 이후 팝 음악에서도 독특한 캐릭터, 강렬한 비주얼이 점차 중요하게 됐지요. 2000년대를 달구었던 슈퍼스타 레이디 가가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오늘은 또 한 명의 ‘캐릭터 팝스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강력한 뮤직비디오, 시대 트렌드에 맞는 캐릭터, 이와 어울리는 화려한 음악으로 무장한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입니다.

 

강력한 뮤직비디오, 시대 트렌드에 맞는 캐릭터, 그리고 이와 어울리는 화려한 음악으로 무장한 ‘빌리 아일리시’​. 사진=빌리 아일리시 인스타그램

 

빌리 아일리시는 2001년생입니다. 만 17세로 아직 미성년자이지요. 연예계에 종사하는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빌리 아일리시는 일찍이 8살부터 로스앤젤레스 어린이 합창단(Los Angeles Children’​​s Chorus)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11살부터는 밴드에서 활동하는 오빠 피네아스 오코넬(Finneas O’​​Connell)을 따라 곡을 쓰기 시작했지요.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워오던 2015년, 오빠가 써준 곡 ‘​오션 아이즈(Ocean Eyes)’​​로 단숨에 빌보드 84위까지 오르며 ‘뜨거운 감자’​로 부상합니다.

 

빌리 아일리시 ‘오션 아이즈(Ocean Eyes)’

 

어둡고 독특한 음악. 강렬한 비주얼의 뮤직비디오. 10대의 불안함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가사. 빌리 아일리시의 모든 매력이 초기작 ‘오션 아이즈’에서 발휘됐습니다. 천재가 드문 팝 시장에서 유례 없이 빠르게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셈입니다.

 

빌리 아일리시는 2017년 EP 앨범 ‘돈 스마일 앳 미(Don’​t Smile at Me)’​를 발표했습니다. 또 10대의 우울함과 방황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13 리즌즈 와이(13 Reasons Why)’​의 사운드 트랙을 발표했지요. 드레이크의 히트곡을 커버하는가 하면 알앤비(R&B) 샛별 칼리드​ 등 흑인음악 가수와의 협업도 계속했습니다.

 

빌리 아일리시와 칼리드의 ‘러블리(Lovely)’

 

2019년 빌리 아일리시는 첫 정규 앨범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를 냅니다. 뮤직비디오가 본인이 좋아하는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베리 어 프렌드(Bury a Friend)’​, ‘위시 유 워 게이(wish you were gay·네가 동성애자였으면 좋겠어)’라는 강력한 제목의 팝​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 중 압권은 빌보드 1위를 차지한 최고 히트곡 ‘​배드 가이(bad guy)’​가 아닐까 합니다. 팝과 트랩이 섞인 몽롱하고 어두운 댄스 비트, 증오 섞인 10대의 사랑을 표현한 강렬한 가사, 엑소시스트처럼 걷거나 조커처럼 피를 묻히기까지 한 강렬한 연출의 뮤직비디오까지. 모든 부분이 범상치 않습니다.

 

빌리 아일리시 ‘배드 가이(Bad guy)’

 

애니메이션 코스프레에서 볼 법한 파란 염색. 화려한 색감이지만 전혀 ‘예쁜 척’​하지 않는, 매우 큰 사이즈의 배기 의상. 공포 영화와 고딕 테마를 떠오르게 하는 어두운 분위기. 빌리 아일리시는 이전에 전혀 발견한 적 없던 새로운 유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사람들을 대변합니다. 혼란, 분노 등 어두운 감정을 감춘 채 섹시나 청순으로 남성에게 자신을 어필하려 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당당하고 어딘가 이상한 느낌의 캐릭터 말이죠.

 

비욘세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당당하고 주체적인 흑인 여성’​을 대표하고, 초기 레이디 가가가 ‘섹시하고 화려하게 자신을 표출하는 파티 러버(party lover)’​를 대표했다면, 빌리 아일리시는 인터넷 시대에 또 하나의 너드(nerd·샌님) 유형을 대변하는 존재가 됐습니다. 빌리 아일리시는 2000년대 가수 중 최연소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한 가수이기도 하지요. 지금까지 없던, 새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로 자리매김한 셈입니다.

 

힙합과 인디 팝을 뒤섞은 어두운 느낌도 중요하지만, 그녀의 음악은 뮤직비디오로 완성됩니다. 자신의 강력한 이미지와 취향이 적극 발휘된 의상. 헤어스타일. 안무. 색감 등을 함께 ‘체험’​해야 진짜 빌리 아일리시의 음악을 느꼈다고 할 수 있지요.

 

이제 음악을 듣는다기보다는 유튜브로 ‘보는’ 게 더 가까운 시대가 왔는지 모릅니다. 음악은 모든 걸 소리만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또한 고정관념에 불과할 수 있겠지요. 음악으로 다 담을 수 없는 매력의 팝스타. 빌리 아이리시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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