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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수천억 손실 우려에도 상여금만 17억

향후 손실 발생해도 상여금 회수 못해…하나 "투자금 회수 가능, 손실 확정 아니다"

2019.08.28(Wed) 16:50:28

[비즈한국]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상반기 보수로 약 21억 원을 챙겨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장단기 평가 부문에서 공로가 인정돼 상여금 명목으로 17억 원 가까이 챙긴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장기 경영성과 평가 대상이 되는 시기 대규모 손실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중국민성투자 출자에 대한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나은행이 약 3600억 원을 투자한 중국민성투자그룹(中国民生投资集团·CMIG)은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 경영자 중 가장 많은 17억 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KB금융,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상반기 사업보고서가 차례대로 발표됐다. 회계 기준에 따라 지급 보수 5억 원이 넘는 회장 등 임직원 명단도 함께 공개됐다. 눈길을 끄는 인물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지난 21일 공개된 반기보고서를 보면 김정태 회장은 보수로 총 20억 9500만 원을 받았다. 전년 17억 5300만 원보다 3억 원 이상을 더 받았다.

 

이는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높은 액수다. 다른 지주사 회장 중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8억 5900만 원을 총 보수로 받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5억 7800만 원이 상반기 보수로 지급됐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급 총액이 5억 원 미만으로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보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회장의 보수는 본봉 개념인 급여와, 회사의 기여에 따라 지급되는 상여금으로 구성됐다. 김 회장의 상반기 급여는 4억 원이었다. 나머지 4대 금융지주 회장의 급여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김 회장의 보수 총액이 오른 것은 상여금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는 김 회장에게 상반기 상여금 명목으로 16억 9500만 원을 지급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최준필 기자

 

하나금융지주는 상여금을 단기성과와 장기성과로 나눠 평가해 지급했다. 김 회장의 단기성과급은 지난해 경영 실적을 평가해 4억 5000만 원으로 책정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연결기준 2조 275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결정적인 요인은 장기성과급이다. 장기성과에 대한 평가로 12억 4500만 원이 책정되면서 김 회장의 전체 보수 총액이 크게 늘었다. 장기성과급은 지난 2015년 부여된 성과연동주식으로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서 결의한 성과연동주식부여(안)에 의거해 2015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3개년에 걸친 장기적인 성과를 평가한 후 1년간 유보한 뒤 지난 2분기에 지급됐다.

 

하지만 김 회장의 장기성과 평가 기간인 2015~2017년 사이 결정한 중국민성투자 건이 대규모 손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하나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9월 투자를 목적으로 7억 5000만 위안(약 1270억 원)을 출자해 중민국제융자리스 주식회사 지분 25%를 확보했다. 이외에도 재보험사인 중민국제에 2285억 원의 지분을 투자했다. 총 3600억 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중국민성투자법인에 투입됐다.

 

이 회사들의 모회사 중국민성투자그룹은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재무제표에는 이 내용이 빠져 있다. 자연스럽게 김 회장의 장기 성과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향후 투자금의 일부 또는 전액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규정상 ​한 번 지급된 상여금은 반환받을 수 없다. 항간에서 이른바 ‘먹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평가 방식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통상 장기성과에 대한 상여금을 평가한 후 1년간 지급을 유보하는 것은 투자한 채권에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하나금융지주가 컨트롤하는 하나은행이 투자한 내용에서 상당 부분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김 회장의 성과급 평가 기준에서 상당한 문제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중국민성투자그룹은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하는 상황. 지난 1월에는 일시적 디폴트에 빠지기도 했다. 중국민성투자법인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하나은행의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이러한 사실이 우리나라에 알려진 시기는 지난 3월이다.

  

이후 중국민성투자그룹이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리스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중국민성투자그룹이 발행한 5억 달러(약 6069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 만기일은 지난 2일이었는데 당시에도 다수의 외신들은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점쳤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당 채권의 원리금을 상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중국민성투자그룹이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행히 채권단이 만기 연장에 합의하면서 간신히 위기를 넘겼지만 채권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리스크는 재차 부각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중국 정부 주도 아래 채권 재조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손실 실현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2일 만기 도래 채권의 만기 연장이 채권단 사이에서 합의되면서 리스크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정부 주도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만큼 우려하는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의 장기 성과급과 관련 “중국민성투자에 대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김 회장의 평가 기준에 손실 가능성을 넣지 않았다”면서 “​평가 기준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월 KEB하나은행 은행장에서 물러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하나은행으로부터 김 회장과 같은 기준의 장기성과(2015~2017년) 평가로 5억 9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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